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큰 일 닥치면 무기력해지는 남편...진짜 펑펑 울고 싶어요...

... 조회수 : 3,415
작성일 : 2013-09-13 20:30:10

다른 사람에게 말해 봤자 내 얼굴에 침 뱉기라서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이 곳에 글 올려요.

아까 낮에 비 쏟아지는 풍경 바라보면서 저도 정말 펑펑 울고 싶었어요.

나까지 약해지면 안 된다고 마음 다잡으면서 겨우 참았어요.

한 번 울기 시작하면 끝없이 통곡하게 될 것 같아서 울지도 못하겠어요.

 

밖에서 보는 남들은 착하고 사람 좋다고 하는 남편....

제 속이 어떻게 타들어가는지 아무도 모를 거에요.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생기면

남편은 그냥 미뤄둡니다.

그 문제를 정말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안 되는 상황에 이르면.....

그래도 미뤄둡니다.

결국 제가 나서서 해결하곤 했어요.

 

 그렇게 해결하고 한 고비 넘기고 나면 남편은 도리어 저를 원망해요.

그 때 니가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서 이렇게 된 거다....

니가 그렇게 안 했으면 더 나았을 거다....이러면서요.

 

예를 들면, 이사를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사 가야 할 지역을 정하고 실제로 둘러보고 부동산들에 연락해서 매물 보러 다니는 것....

이사갈 집을 결정하는 것...모자라는 돈을 어디서 융통해 와서 메꾸는 것...전부 저 혼자 해야 해요.

제가 혼자서 할 수도 있는 일이긴 한데,

그런 일을 저는 남편과 서로 상의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의논을 못해요.

의논하다 보면 꼭 남편이 짜증을 내고 그래서 싸우는 일이 되풀이 됩니다.

 

얘기하다 보면, 남편은 만사를 찮아하고 결국엔 "이사를 꼭 가야 해?"이런 소리나 하고 있어요.

심지어 집주인이 만기일이 되었으니 집을 비워 달라는 통보를 해 와서

이사 갈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요.

 

결국 어떻게 어떻게 해서든 이사를 마치고 나면

여러 가지 수속 밟는 게 귀찮다며 짜증 내고,

예전 집이 살기 좋았는데 괜히 이사 왔다는 둥...왜 이런 집을 골랐냐는 둥...이런 소리나 며칠씩 해요.

 

이번에도 정말 큰 일이 닥쳤어요.

다른 분의 보증 문제까지 겹친 일이라서 행여나 일이 잘못 될까 봐 매일 속이 쓰라려요.

 

워낙 큰 액수를 추석 전에 한꺼번에 마련해야 해서 정말 미칠 것 같은데,

남편은 또 무기력하게 넋 놓고 있어요.

더구나 이번 일은 남편이 간절히 원해서 시작된 일인데도요.

 

제가 잠 못 자고 이리 궁리해서 이렇게 이렇게 해결하자...라고 결정하면

그것과 관계된 일들을 처리하러 남편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오가기는 해요.

그런데, 그건 서류상 올라가 있는 이름이 남편이니까 본인이 직접 갈 수밖에 없는 일인데,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데...

 은행 오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다네요.

은행에 서류 내러 가야 하고

추가로 문제 발생한 것 때문에 전화 좀 하라고 하면

내일 가면 안 돼? ...나중에 전화하지 뭐...이럽니다.

저더러 너는 집에 편하게 퍼져 있으면서 왜 자기를 닥달하냐고 해요.

 

중요하고 힘든 순간마다 싸우지 않은 적이 없어요.

앞으로 힘든 일들이 많을 텐데

이 사람과 함께 무슨 의논을 하며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지...생각만 해도 괴롭습니다.

 

 

 

IP : 175.194.xxx.11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13.9.13 8:44 PM (121.169.xxx.20)

    죄송한데 한대 쥐어박고 싶네요. 그 마음 저도 잘 알아요.
    살면서 점점 그 게으름과 의욕없음에 지치고 치를 떨어요.
    저도 항상 제가 다 합니다. 저보고 알아보라고 하죠.
    나중에 한다는 소리는 내 맘대로 했다고 자기 의견은 없다고 해요.
    뭐 그 밖에 힘든 부분도 많아 정리중이에요.
    힘들때 내가 기대고 상의 할 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힘든데요.
    결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건 확실해요.

  • 2. wha
    '13.9.13 8:50 PM (118.37.xxx.32)

    진짜 공감가서 추천 누르고 싶은 마음
    자기가 안할거면 후에 그냥 입다물고 조용히나 있지 나중에 잔소리 작렬..
    여기 이사올때도 입이 댓발은 나오고.. 지금도 그전집에 다시 가자고 이집은 뭐가 싫고 머가 싫고..
    속에서 열불..납니다

  • 3. 제..
    '13.9.13 9:12 PM (1.11.xxx.165)

    전남편놈이 그랬어요.
    집안에 모든일은 제 처리.
    세입자가 집을 빼는 문제로 힘들었을때 세입자가 전화를 하면 항상 저를 주더군요,
    그 모든 욕설과 질타 제가 다 받았구요.
    모든 힘든 상황에 저를 방패막이로 내몰았어요.
    거기에 뒤로는 바람..
    이혼하고 나서도 그런 개새끼와 왜 엮었었나 오래 오래 후회했어요.

  • 4. ...
    '13.9.13 9:17 PM (175.194.xxx.113)

    답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세상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거라지만,
    힘든 순간에 서로 힘을 합쳐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는 일들이 쌓아면서
    이렇게 매번 혼자 동동거리면서 살아야 한다면 도대체 왜 결혼을 했는지 괴로워요.
    결국 이혼이 답인 건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5313 ((팝송))Bad Boys Blue의 'You're a woma.. 추억의팝송 .. 2013/11/01 693
315312 82님들 저두 노래좀 찾아주세요~~ㅜ 8 ^^ 2013/11/01 639
315311 제가 집착이 심한 걸까요? 17 집착? 2013/11/01 5,611
315310 키이스 트렌치 ㅠㅠ 5 어깨 빠져 2013/11/01 4,139
315309 수시 합격자발표... 12 힘들어 2013/11/01 3,742
315308 칡즙이 맛이 맵싸한 맛이 나는 건지요? 1 .. 2013/11/01 647
315307 밤깎는 칼 쓸만한가요? 9 ,,,, 2013/11/01 1,745
315306 남자들의 첫사랑 6 추억 2013/11/01 2,823
315305 비밀에서 지성 말이에요... 8 ㅇㅇ 2013/11/01 3,999
315304 수능 당일 도시락 싸가야 하나요? 메뉴는 어떤 것이 좋을까요? 20 질문 2013/11/01 4,385
315303 영어고수님들 이것좀 봐주세요! 4 .... 2013/11/01 602
315302 3d에서 영화 보는 거 vaba 2013/11/01 302
315301 아기스포츠단이냐 유치원이냐 너무 고민되네요.. 17 애둘맘 2013/11/01 2,897
315300 부정선거 8 공안정국 2013/10/31 746
315299 김구라 요즘 왜 그런거죠? 28 ... 2013/10/31 12,448
315298 김은숙이 성공했네요 31 ..... 2013/10/31 16,608
315297 20평대 사는 사람들 싸구려 가구 쓰다 버리고 40평대 사는 사.. 37 ... 2013/10/31 18,757
315296 2012년 대통령부정선거 간단정리 2 e0000 2013/10/31 585
315295 제품 추천 좀 해주세요. 입술이 트지는 않는데 너무 건조해요 6 뽀뽀 2013/10/31 729
315294 비밀의 강유정처럼 상처가 많아도 4 인생 2013/10/31 1,919
315293 영어말하기 원고좀 봐주세요~ 6 급한 맘 2013/10/31 711
315292 식욕을 떨어뜨리게 하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7 식욕감퇴 2013/10/31 1,991
315291 켄즈스테이크하우스 라즈베리 구하려는데 한국에서 파나요? 2013/10/31 384
315290 비밀을 두고 어찌 상속자들을 보나요? 30 ... 2013/10/31 4,970
315289 정신병동 환자들..30~50에 사고 팔아 1 손전등 2013/10/31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