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북부 어느 동네에서 독일말 배운다고 방황하고 있는 처자입니다^^
저 2킬로 늘었어요……ㅠㅠ
기숙사 이탈리아 여자애가 체중계를 갖고 있길래 재봤더니……ㅠㅠㅠㅠㅠ
언제부턴가 팬티 고무줄선이 빡빡하다고 느꼈던ㅠㅠㅠㅠㅠㅠㅠ
틀림없이 감자튀김과 카레맛 소세지 탓이야 ㅠㅠㅠㅠㅠㅠ
시장에 가면 이 두 가지를 네모난 종이접시에 담아 주거든요…….
무지무지 짭짤한데 묘하게 끌리는 불량식품 같다고나 할까…….
……사실은 나갈 때마다 사먹었어요………..ㅠㅠㅠㅠㅠㅠ
호기롭게 맥주까지.................그러고 있으니 내가 꽤 독일물 먹은 거 같은 느낌도 들고 ㅋㅋㅋ
역시 허세는 만병의 근원.......ㅠㅠㅠㅠㅠㅠㅠ
기숙사에서 토요일 점심 때 먹은 괴상한 죽….. 이건 대체 뭐죠……?
쌀죽인지 뭔지 아무튼 곡물죽인데 파도 들어있고 갈은 고기도 들어있어서
되직한 고기죽이라고 해야할 것 같긴 한데.
이거 먹고 끝.
뭐야 이거…….? 다른 거 없어?
그랬는데 이거랑 빵이랑 나오고 진짜 끝.
이렇게 한 가지만 나오는 일품요리도 있나봐요.
기숙사라 그런지 패턴이 맨날 똑같아요.
샐러드 두 종류 가량이 기본으로 나오고
고기와 감자와 야채가 각각 조금씩 변형된 형태로 나오든지
아니면 어떤 때는 라자냐
아니면 피자나 파스타 등이 한 종류 나오기도 하고
팬케이크 같은 거.
크림소스 파스타를 토마토소스 파스타보다 더 즐겨먹나봐요.
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걸쭉한 소스가 따로 나와요.
두 종류 이상 먹는 경우는 잘 없나봐요.
그리고 마지막에 디저트로 단 거. 크림이나 요구르트나 뭐 그런 거.
생선을 지금까지 딱 두 번 먹었는데
정체모를 흰살 생선 토막에 튀김옷을 입혀서 튀겨 나왔어요.
저는 먹기는 잘 먹는데 이름을 잘 몰라요……. 명태는 아니었던 거 같고.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북해 쪽에 가면 생선이 많을라나……
갑각류는 구경도 못하네요. 비싼가벼…….
졸업하면 신학교 간다고 소문난, 고기와 피자킬러 남자애는
생선을 보자마자 새침한 표정으로
빵 상자 있는 곳에 가서 빵이랑 누텔라 들고 와서 그거 꾸역꾸역 먹고
디저트 크림만 산더미처럼 먹고 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식의 끝판왕을 목격중ㅋㅋㅋㅋㅋ
샐러드나 과일같이 식물성 날 것은 절대 안 먹어요.
심지어는 과일로 만든 차도 안 마셔요.
저렇게 트랜스지방 만땅 메뉴를 고수하는데도
어째 살결은 춘향이 뺨치게 형산의 백옥덩이란 말이냐………..어우 부럽…...
제가 비싼 레스토랑엘 안 가봐서 그런지 몰라도
기숙사에서 주는 메뉴 보니까
참 간단하게 먹는 거 같아요.
로마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퓨전 아시아 레스토랑이 있어요.
그러니까 한식당, 중국집, 일식집 외에
아시아 어쩌고 하면서 극동아시아에서부터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메뉴를 취급하는
퓨전 레스토랑 말이에요.
스시, 김밥, 일본식 철판국수와 가츠동을 비롯
광동볶음밥과 탕수육, 베트남 쌀국수, 똠양꿍과 타이 볶음 국수까지
그냥 전부 아시아의 깃발 아래 모아 놨어요.
근데 아직 한식은 특유의 강한 맛으로 좀 매니악한 음식인 거 같아요.
아시아 퓨전 식당 메뉴에는 아직 진출을 못했어요.
그래도 이탈리아 남자사람 친구 한 명은
매운 오징어 볶음이랑 닭강정, 짬뽕, 돌솥비빔밥 팬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돌솥비빔밥은 고추장 맛으로 ㅋㅋㅋㅋㅋㅋ
맛이 강렬해서 좋대요.
만일 오징어를 먹을 줄 알고 좋아한다면
이탈리아 남부나 섬 사람일 확률이 아주 높아요.
이 친구 역시 머리카락, 눈썹, 눈 전부 새까만 시칠리아노.
루마니아 남자사람 친구 하나가 같은 과에 있는데
이 친구는 육개장이 자기네 나라 음식과 비슷하다고 잘 먹어요.
독일 사람들 중에도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뭘 좋아하나? 궁금해져요.
여기서는 큰 슈퍼마켓에 가면 각종 양념 코너에
일본 간장, 중국이나 태국 칠리소스, 데리야끼 소스,
베트남 무슨 소스, 무슨 소스…..등등 아시아 양념을 팔아요.
태국 라면이나 일본식 컵라면 같은 것도 있고.
왜 한국 컵라면이 이런 곳에 진출을 못했을까? 궁금해졌어요.
이탈리아, 특히 남부는
아직 먹는 것에 관해서는 많이 보수적이라는 생각을 이번에 했어요.
로마의 커다란 슈퍼마켓에 가도
이정도로 아시아 식재료를 갖다 놓지는 않거든요.
지금까지 발견했던 게
스시용 일본쌀, 일본 간장, 와사비, 김부스러기, 데리야끼 소스,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투명한 필리핀 잡채국수, 중국산 새콤달콤한 칠리소스에요.
박리다매 전략의 중국집은 어딜 가나 있지만
이 도시에 있는 각종 외국 음식점들을 보면
로마는 그 크기에 비하면 외국 음식점들이 아주 많이는 없는 편이에요.
케밥 이런 것도 결코 보편적이지 않고
중국집 외에는 비싼 컨셉의 일식집,
인도 음식점, 가끔 멕시코나 스페인 향토요리 음식점을 볼 수 있어요.
다시 커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ㅋㅋ
구질구질한 날씨 덕에 컴컴하기도 하고
에라이 큰맘 먹고 카페에 가서
커피 '큰' 사이즈를 주문해봤어요. 테이크아웃 말고.
무려 3유로.
얼마나 큰 게 나오나 호기심 천국 ㅋㅋㅋㅋㅋ
약간 뻥 보태서
엄마가 쌀씻을 때 쓰는 바가지만한 흰 도자기 잔에
찰랑찰랑 담겨져 나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마시는 수프그릇 ㅋㅋㅋㅋㅋㅋ
양쪽으로 손잡이고리가 달려있어야 들 수 있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
일요일 아침에 문을 여는 카페였는데
중년이 살짝 넘어보이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건지
꽤 많이 보였어요.
멋스럽게 입은 분들도 보이지만
대부분은 편한 바지에 운동화에 아웃도어 자켓 차림.
로마에서 보기 힘든 아저씨 패션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음……..
아저씨들이 원색 바지를 입은 경우를 종종 봐요.
빠….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지금까지 본 네 가지 원색 바지 색깔이에요.
반면 위에는 되게 신경 안쓰고 입은 듯한
평범 티셔츠, 줄무늬 셔츠, 체크무늬 셔츠.
로마의 아저씨 패션 색깔과 상하가 바뀌었어요.
로마의 아저씨들은
노란색, 주황색, 하늘색, 연두색 이런 스웨터도 소화하는 패션 ㅋㅋㅋㅋㅋㅋ
스웨터 색깔이 셔츠 색깔보다 더 다양하고 화려하게 보이기도 해요 ㅎㅎ
독일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요.
독일 남자들이 신사적인가? 하고 생각한 게……….
아 물론 남자는 다 늑대니까 본심이야 만국 공통일 거라고 믿지만서도 ㅋㅋㅋㅋㅋ
그렇다면 한 발 양보해서
독일 남자들이 신사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나? 하고 생각한 게
정말 노골적으로 여자들을 쳐다보는 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저번 댓글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에 대해서 말씀들을 하셨는데
독일 사람들은 표정이 없이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으니까
이게 날 쳐다보는 건지 아니면 우연히 시선이 내 쪽으로 와 있는 건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별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너무 노력한 나머지 멍때리는 것처럼 보일 지경 ㅋㅋㅋㅋㅋㅋ
남자들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이탈리아 남자들이 쳐다보는 방식으로 노골적이지는 않은 거 같아요.
눈알이야 어떻게 굴리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여름이 되면!!!!!
로마는 선글라스 없이 버티기가 힘들어요.
남녀노소 전부 완전 시커먼 선글라스 장착.
특히 남자들은 선글라스에 힘 좀 주고
그래서 더 멋져보이……..긴 하는데
이것의 의미인 즉슨
눈알의 활동 반경이 선글라스 없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었다는 의미거든요 ㅋㅋㅋㅋ
겨울에도 햇빛이 조금 있다 싶으면 남자들은 선글라스를 끼는데
암만 생각해도 이건 차광이 일차 목적이 아니라 더 오묘한 목적이 있어요.
사람 구경하는 거.
콕 찝어서 말하자면 여자 구경하는 거.
뭐……….. 피장파장인게
저도 여름에 선글라스 끼면
남자들 구경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은 머리숱이 훤한 아저씨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했어요.
전체적인 생김새나 체격, 뱃살 같은 것들이 대머리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나름대로 진지하게……………..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아직 못 내렸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모만 가지고는 표본들을 분류할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대머리는 그냥 무작위로 당첨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또는 팔뚝의 털과 머리숱의 상관관계,
팔뚝 털의 조밀도와 키의 상관관계,
뭐 이런 거 좀 연구했는데
역시 아무런 법칙 없는 무작위 조합이 아닐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이탈리아 남자들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도
너 지금 나 보고 있지? 다 티가 나는게
전방에서 걸어오면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목에 힘이 들어가 있어요.
눈알을 각도에 맞춰 굴리느라 신경써서 그래요.
여름에는 북유럽, 미국, 호주 이런 곳에서 이탈리아어 단기 코스에 오는 애들이 많아요.
그쪽 여자애들의 의상은 거의 해변에 놀러나온 수준.
걔네들 나라는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들인가?
옷감 귀한 줄은 알아서 저다지도 아껴 자투리천으로 몸 가리느라 애쓴다…….
이런 여자들이 지나가면 정말 호수에 돌 하나 던지면 파문이 이는 것처럼
시선 집중.
암튼 로마 남자들
선글라스로 가리지 않아도
정말 노골적으로 쳐다 보면서 지나가요.
눈알 뿐 아니라
머리통 뿐 아니라
몸을 돌려 뒤돌아 보면서 지나가요.
길거리에 내놓은 바의 테이블 앞에 앉아서
길 가는 쭉빵 미녀의 다리를 시선으로 쫒아가면서 감상해요.
차도를 파서 뒤엎고 무슨 케이블선을 묻는 공사를 하는데
그 옆에 쳐놓은 공사중 철책 옆으로
북유럽에서 온 거 같은 쭉빵 언니야 둘이 거의 헐벗은 채 쪼리바람으로 지나갔어요.
허리 깊이만큼 파놓은 구덩이 속에 들어가서 케이블 붙잡고 있던 남자들 ㅋㅋㅋㅋㅋㅋ
전부 허리를 펴고 일어서면서 머리가 일제히 한 방향으로 해바라기 회전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분……. 나쁘죠. 나빠요. ㅂㅌ들 같으니…….!!!!! 라고 해 주고 싶어요.
뭐랄까 진심 반딱이는 눈빛과 호기심이 잔뜩 서린 표정을 감추지 않고
대놓고 들여다 보니
이건 뭐 음흉하다 싶다가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러니까
엉…….. 내가 음흉하게 생각하는 건가? 하고 헷갈릴 지경.
좀 진지먹자면
사실 여기 로마도
전차, 지하철, 버스 등에서 성추행이 일어나요.
특히 외국인 대상으로.
저도 당해봤어요, 몇 번.
자기보다 힘없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노리기 마련이니까
조그맣고 어리어리하고 이탈리아말 못 할 거 같은 애들을 노려요.
그 미친 ㅂㅌ놈들은 여기서는 예외없이 50-70대였어요.
뒤에 붙어서서 ㄷ ㄷ ㄷ ㄷ ㄷ
아니면 버스 좌석에 앉아있는데
어깨나 팔에 부비작부비작 ㄷ ㄷ ㄷ ㄷ
처음에는 이탈리아말도 잘 못하고 너무 무서워서
그냥 내려버렸어요.
충격에 눈물도 안 나오고.
여기까지 와서 이런 짓 당해야 하나 싶고.
지구상 남자시키들은 전부 똑같아!
이런 극단적인 좌절감에 허우적대기도 하고.
버스타기 무서워지고.
시간이 지나서
이탈리아말 좀 하게 되고
그에 따라 제 본색을 표현할 만큼 되니까
이제 누가 찝적거릴때마다 기분은 드럽지만
쇼크를 먹지는 않아요.
확 뒤돌아서서 얼굴을 들이대고 비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저의 눈에 온 에너지를 모아모아 레이저를 쏴주기도 하고
(제가 노려보면 좀 무섭거든요.
제가 봐도 처키인형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영어로 뭐라고 해요.
이탈리아말로 하면 당해낼 수 없는 걸 아니까.
그리고 시내 중심가라서 버스나 지하철 안에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그 사람들 들으라고 영어로 말해요.
비록 엉터리 영어지만.
Son of bitch! Why are you touching me?
Please attention all of you women in this bus!
There is a fu..ing bitch!
그리고는 그놈이 이탈리아말로 뭐라고 해도
이탈리아말 모르는 척 셧업! 법규! 이러면서 내려요.
아…… 점점 저도 입이 험악해지는 걸 느끼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여기서는 착한 척 하면 손해에요.
어떨 때는 내가 너보다 더 지랄을 떨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다음에 무시하지 않아요………… 지랄이 무서워서라도.
며칠 째 비가 뿌렸는데 지금 걷히기 시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