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입니다. 결혼전 막노동하시며 생계를 꾸리시는 부모님 밑에서 돈이 없다는게 얼마나 서러운 일인지
알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술만 드시면 엄마를 패는 아빠.. 술만 드시면 지에미년 닮아서 저런다.. 너나 니 에미년이나 똑같
다..수도 없이 듣고 자랐습니다. 물론 맞기도 많이 맞았구요.. 동생은 아빠한테 맞는게 두려워 다락에 숨기도 하고 저는 학
창시절 술 그만 드시라고 소리질러 반항한다고 내쫒겨 집앞에서 새벽까지 쪼그려 앉아 보기도 하고..(현관문을 아빠가 잠
궈서 들어갈수가 없었어요)
술취해서 길가에 쓰러진 아빠 집에 데려 오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수치심이란.. 휴~
어린시절 엄마는 아빠와 못살겠다고
농약을 드셨어요.. 물론 지금은 살아계십니다. 내 나이 일곱살 쯤이였는데 아빠는 미친년 또 지랄한다. 먹어라.. 디져라..그
말이 다 기억나요..글을 적는 지금 이순간도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눈물이 나요..
절대 술먹는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으리라.. 안정된 직장의 남자와 만나리라.. 결심을 했죠..
공부를 잘하지 못하여 그저 그런 회사에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하였지만 항상 자신이 없었죠..
집안도 그렇고 그렇다고 내 자신이 내세울것도 없고.. 마음속이 항상 지옥인 상태..
26살부터 선을 봐서 30에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어요.. 술도 먹지 않고.. 대기업 생산직인 남자..
(내수준에서 그나마 고른다고 골랐음)
( 시댁 식구들도 모두 사회적으로 괜찮은 집안.. 남편만 그러함)
근데 결혼당일 친구가 한명도 없다는걸 알게 되었어요..충격이였어요.. 어찌하여 결혼식은 넘겼지만...
결혼 생활내내 뭔가 석연치 않는 느낌.. 사람은 착하고 성실하고..나에게 잘해주고
그런데 쑥맥처럼 순진하다고 해야하나,, 뭔가가 답답한..
그런데 그게 지적인 원인일줄을 몰랐어요.. 아이가 6살때 경계선지능을 받았는데
그때서야 알았어요.. 남편이 경계선 지능이라는 것을... 결혼식때 왜 친구가 하나도 없었는지를..
경계선지능이라는 말도 아이가 판정받은 그때야 알았어요..
아이 6살때부터 언어치료.놀이치료. 다니며 치료에 매달렸지만 정상 아이와 비교해 봤을때 뭔가 2% 부족하다는것을
항상 실감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판정을 받은때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어
남편과 싸움을 많이 했고.. 내자신의 선택의 책임이지만 벗어날수 없는 현실이 괴로워 만났던 친구들에게도
모두 연락을 하지 않게 되더군요.. 지금은 아이의 상태를 인정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자는 아이보면
나의 선택 때문에 아이의 인생을 망친거 같아 너무 괴로워요.. 자신도 나중에 커서 부족하다는걸 알텐테
정상인도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 우리아이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부족한 부모에게 와서 나처럼 마음이
지옥인 삶을 살아가게 될까봐 두려워요 경계적인 아이..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며 살아갈수 있을까요?
(저희 남편이야 시부모님이 힘을 써서 그나마 직장이라도 들어간거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