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두환, 추징금 내는 거 확실합니까?

서화숙 조회수 : 1,837
작성일 : 2013-09-11 18:36:03

서화숙] 전두환, 추징금 내는 거 확실합니까?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  |  @

 

 

 

어제 전두환 일가가 미납 추징금을 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두환의 맏아들인 전재국씨가 짧게 사과하고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미납액은 1672억원인데 이들이 내겠다는 현물은 1703억원 상당어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들이 낸다는 주식 그림 건물 땅이 다 팔려봐야 아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추징금은 이자가 없어서 이들이 16년전에 즉각 냈다면 엄청난 돈일지 몰라도 그 돈으로 재산을 실컷 불리고 겨우 푼돈 떼어준다는 느낌마저 있습니다. 원래 선고된 추징금 2205억원을 민사소송 이자율 5%만 따져봐도 퇴임 이후 쌓인 이자만 270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1988년에는 보통 은행의 일반 예금이자가 11% 이상이었습니다. 1997년 국제금융기구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는 이자가 25%를 넘은 적도 있습니다. 그 돈으로 불렸을 재산은 은행에 가만히 넣어두기만 해도 어마어마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미납금 1672억원을 16년 뒤에 1672억원으로 낸다는 것 자체가 원래는 말이 안됩니다. 과태료나 세금도 이자가 꼬박꼬박 붙는데 불법 재산에 대한 추징금은 이자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칩시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빌어 반드시 고쳐야 할 것입니다.

이것과는 별개로 전두환 일가가 이번에 내겠다는 자산만 봐도 진짜 내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갑니다.

먼저 이 중에 전두환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 들어있습니다. 맏아들 입을 빌어 ‘부모님이 현재 살고 계신 연희동 자택도 환수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해놓고는 ‘다만 부모님께서 반평생 거주하셨던 자택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 집에서 여생을 보내게 하고 싶으면 그 집값만큼 다른 재산을 내놓든지, 그 집이 공매될 때 자식들이나 전두환 부부가 응찰해서 재구매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고 집을 환수하되 거기서 살게 해달라가 무슨 수작입니까? 내놓는 척만 하게 해달라는 이야기입니까? 지금 당신들이 찢어진 입이라고 그 말이 나옵니까?

이런 식이라면 추징금 납부에 들어있는 선산도 의심스럽습니다. 선산이 뭡니까? 조상들 묘소가 있는 곳 아닙니까? 선산도 내겠다고 하고서 조상들 묘소는 그대로 두게 해달라, 여기에 전두환 이순자도 묻히게 해달라, 이런 뜻입니까? 살던 집에서 살고 선산에 묻히고 그러면서 당신들이 미납금을 내겠다는 뜻입니까? 내는 척만 하겠다는 뜻입니까?

시공사 사옥은 맏아들 전재국씨 몫 3필지와 둘째아들 전재용씨 몫 1필지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 사옥은 4필지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다른 공동소유주가 또 있습니까? 일부 필지만 내겠다고 할 경우 공매가 어려워집니다.

이것 저것 다 떠나 자택 문제만 봐도 발표만 요란하지 진심으로 낼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림이나 북플러스의 주식은 자산가치가 얼마나 될지 그 부분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자진납부라는 형식을 띄는 것이 어이가 없습니다.

전두환 부부와 자녀 여러분, 이 미납금은 국가에 진작에 냈어야 할 돈으로 16년 뒤에 그 수치의 금액으로 낸다는 것 자체가 여러분이 엄청난 특혜를 입은 것입니다. 더 이상 말장난하지 말고 진짜 빠른 시일내에 납부하든지 아니면 강제압류 절차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참에 추징금에 이자를 붙이는 규정을 서둘러 마련해서 이자까지 물려서 강제압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전두환이 역사와 국민들에게 저지른 죄악은 씻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점을 자녀분들도 알고 처신하기 바랍니다.

☞ 2013-9-11 서화숙의 3분칼럼 팟캐스트로 듣기

IP : 115.126.xxx.3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2920 팔자 좋은 여자들의 특징 49 관찰 2013/10/01 35,738
302919 사라다마스타 구입 후 후회하시는 분 안 계신가요? 14 미치기 직전.. 2013/10/01 1,943
302918 자존감 관련해서 질문드려요... 10 . 2013/10/01 2,015
302917 보증금 2천만원까지는 보호 받는다는 거... 3 종종 2013/10/01 952
302916 박정희와 장준하 3 이이 2013/10/01 469
302915 임신 중인데 잉어 괜찮을까요? 13 anfro 2013/10/01 1,640
302914 에버랜드 피크닉존 근처에 더운물 얻을곳 있나요? 3 ᆞᆞ 2013/10/01 2,746
302913 朴 30조 쓰면서 고작 분단유지냐 4 전쟁을기념 2013/10/01 458
302912 [원전]日 수도권 어린이 70% 소변에서 '세슘' 검출 2 참맛 2013/10/01 1,305
302911 오늘 이화여대에서 황당한 일이 있었네요 31 2013/10/01 19,423
302910 밀양 주민들, “무덤까지 파놓고 공사 반대 1 2일부터 공.. 2013/10/01 581
302909 3월달쯤인가..G스타일님께서 찾으시던 .... 람보르 2013/10/01 336
302908 코 속 입구에 피지가 단단하게 뭉쳐서 아파요. 5 지방 2013/10/01 2,712
302907 학교수업중단, 학생자살…특단의 대책 1 죽음의 경쟁.. 2013/10/01 1,498
302906 저 아래 정장치마에 레깅스 패션 글 보고 8 정말 궁금 2013/10/01 2,040
302905 수학 정석 인강...어느 사이트 들으시나요? 1 이제 시작 2013/10/01 1,196
302904 집주인 재산세 고지서가 세입자집으로 오나요? 6 궁금이 2013/10/01 1,788
302903 상식적인 공직자는 그만두어야 하는 정부 2 서화숙 2013/10/01 398
302902 아파트 매매시 중도금 관련 5 궁금이 2013/10/01 2,646
302901 터키산 스파게티면 정말 싸더군요 3 ㅇㅇ 2013/10/01 1,997
302900 조국교수, 버클리대에서 서울대 법대로 정식 공문이 도착! 3 참맛 2013/10/01 1,943
302899 "김진태, 300명 어린 학생들 앞에서 '선정적 카더라.. 3 새누리 품격.. 2013/10/01 842
302898 저혈압이라는데 어찌 하면 되나요? 14 21살 아들.. 2013/10/01 3,462
302897 4대강 '설거지비용' 5년간 21조원…"기초연금 20만.. 1 연간 1조 .. 2013/10/01 457
302896 촘스키 등 美지식인 57명 규탄성명 "朴 마녀사냥 주력.. 4 이플 2013/10/01 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