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자니치지 마시고 조회수 : 1,830
작성일 : 2013-09-11 17:39:28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런 옆집 아줌마...

자기 집 뒤꼍에 고양이 사체가 있다고 어찌해야 하냐며 하소연한다.

일단 비닐봉지에 담아 골목 어귀에 놓고 처리 좀 해달라고...

워낙 동네에서 한 성격하는 아줌마라 동네 시끄러울까 엄마가 냉큼 접수한다.

결국 나한테 떠넘기는 엄마...

일단 119에 전화했더니 서울시 콜센터 연결...

너무도 친절하게 처리반 보내겠다고 한다.

신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도 곧바로 나가는 길이었고 문을 열자 얼핏 보이는 고양이 꼬리..

애써 고개 돌리고 종종거리며 골목 빠져나갔다.

일을 보는 내내 맘이 이상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사람들 왈..

뭐하러 그러느냐고,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청소부 아저씨들이 정리한다고.

화들짝!1

그럼 그동안 길고양이들 사체가 그런 식으로 처리되었다는 건가...

하긴 법으로도 고양이나 기타 애완 동물의 훼손 가치가 재물손괴죄라니 그런 취급이 이상하지도 않다.

그 와중에 문자 하나가 뜬다.

서울시 처리반이 깨끗이 수거하고 소독도 끝냈다며,

고양이 사체의 사진을 전송해주신 거다...

아..그렇게 친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데 그때 알았다.

그 고양이... 가끔 내가 밥도 주고 친해지려 고양이 눈인사까지 해가며 맘 얻으려 노력했던 그 녀석임을...

어느 한 날 우리 집 담벼락에 노곤히 대자로 뻗어 낮잠 자는 거 보고 반했던 그 녀석...

알게 모르게 정들고 했는데..ㅠ

그래도 다행은 그나마 쓰레기차에 실려가지 않았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훨훨 연기가 됐을지는 모르지만 친절한 콜센터의 행정 처리를 믿고 싶다.

여러분들도 혹시 길고양이 사체 보시면 신고해주세요.

그나마 사람인 우리가 해 줄수 있는 마지막 존엄이네요...

IP : 115.161.xxx.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1 5:47 PM (210.115.xxx.220)

    에고...맘이 아프네요. 이제 추운 겨울이 오면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길고양이들이 더 많아지겠죠ㅠ 그래도 님 덕분에 그 아인 쓰레기 취급 안받고 편안히 잘 갔을 거에요. 마지막을 지켜준 님에게 고마워하면서...

  • 2.
    '13.9.11 7:08 PM (223.33.xxx.74)

    좋은 곳으로 가길...ㅠㅠ

  • 3. 보라장
    '13.9.12 1:3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맘이 아프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3671 어제 세번결혼하는 여자 봤는데 채린이 생각보다 많이 구린가봐요 8 .. 2013/12/23 5,566
333670 정말 민영화가 아니라면.. 6 그러니까 2013/12/23 1,085
333669 카메라 잘 아시는 분들,좀 봐주세요TT 3 카메라 2013/12/23 665
333668 타카페에서 펌. 변호인 예약환불 얘기에요. 8 ... 2013/12/23 1,997
333667 한사람만 없으면 정말 평화로운 가정,,, 34 ,,,, 2013/12/23 9,575
333666 임신 29주, 걷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배가 아파요 ㅠ_ㅠ 14 ㅠㅠ 2013/12/23 3,835
333665 선물 추천 좀 해주셔요 흑흑 4 내일이 이브.. 2013/12/23 587
333664 월스트리트저널, 군 수사 발표 '국민들에 대한 모독' 2 light7.. 2013/12/23 1,013
333663 오래 못 살거라 생각하니.... 7 2013/12/23 2,645
333662 의사협회, 총파업 결의…시기·절차 내달 논의 10 ㅂㄱㅎ ㄲ .. 2013/12/23 1,727
333661 마니또 선물 2 ^^* 2013/12/23 1,378
333660 이시국에 죄송하지만 피부 필러 질문입니다. 3 피부 2013/12/23 1,568
333659 급해요. 어제 김옥균에 대해 나온 프로가 있다고 하던데요~ 프로.. 3 fusion.. 2013/12/23 1,019
333658 백화점에서 지갑 소매치기 당했어요 9 ㅠㅠ 2013/12/23 4,109
333657 12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3/12/23 1,091
333656 고등학생 영어 문법책 추천 부탁합니다 7 참고서 2013/12/23 3,598
333655 1월1일에 오사카에 가요 뭘하고 뭘먹고 뭘살까요? 8 .. 2013/12/23 3,838
333654 페이스북엔.. 이쁜여자가 참 많네요^^ 2 2013/12/23 1,841
333653 왜 개표/집계 부정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침묵하지요? 1 궁금한데 2013/12/23 941
333652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육아. 요즘 저좀 성장한거같아서 일기써봤어요.. 2 엄마는위대하.. 2013/12/23 1,123
333651 "장성택 숙청"의 포르노화 3 미미 2013/12/23 2,459
333650 경찰 떠난 민주노총 사무실 가보니 14 너무하네! 2013/12/23 2,978
333649 "정치에 무관심하면서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한가.. 21 oops 2013/12/23 1,576
333648 엄마탓은 아니라는 육아서 1 괜찮아 2013/12/23 1,136
333647 77개 중대 7000여 명을 동원.... 4 헐....... 2013/12/23 1,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