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 온 가을 아침에 함께 읽고 싶은 좋은 글 한 편,[가면]

믿음 조회수 : 2,101
작성일 : 2013-09-11 10:27:55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 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 한답니다.

무엇 무엇 하는 '척'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만사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내 장기지요.

침착하고 당당한 멋쟁이로 보이는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지요.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당신이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 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아마 죽고 싶을 겁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당당함의 가면을 쓰고 필사적인 게임을 하지만, 속으로는 벌벌 떠는 작은 아이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얘기하고 정말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내가 말하는 것에 속지 마세요.

잘 듣고 내가 말하지 않는 것,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내가 말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것들을 들어 주세요.

그렇지만 나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 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 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해 주고 나를 격려해 줄 때, 정말로 나를 보듬어 안고 이해해 줄 때,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내 속의 진짜 나를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숨어서 떨고 있는 벽을 허물고 가면을 벗어 던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당신은 나를 불안과 열등감, 불확신의 세계에서 해압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지 말아 주세요!

그것은 당신께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가치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회의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올수록 나는 더욱 더 저항해서 싸울 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과 용납, 관용은 그 어느 벽보다 강합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는 아주 상처받기 쉽고 여리기 때문입니다.

내 가면을 벗기고 나를 받아 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는 받아 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가면-'내 생애 단 한 번'중에서(장영희 저)

 

 

 

요새 독서치료수업을 받는데 거기서 읽으라고 주신 필독서 중 하나입니다.

이 글 같이 읽으면서 소그룹 토의했었어요.

여운 긴,,좋은 글이라 이 비온 가을 아침에 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 글 구절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곳에 밑줄을 쳐 보세요,,

님들도 한 번 해 보세요~

IP : 1.227.xxx.20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면
    '13.9.11 6:23 PM (125.130.xxx.79)

    가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8178 서울..살아 보니 좋은 동네 추천 좀 부탁 드려요. 21 pooh 2013/09/14 6,295
298177 활꽃게 1-2시간 보관 1 꽃게찜 2013/09/14 3,046
298176 꼭 좋은 패딩 사고 싶어요!! 어디로 갈까요? 5 올해엔 2013/09/14 3,495
298175 기차안에서 술먹고 떠드는 아즘마.. ㅇㅇㅇ 2013/09/14 1,722
298174 남편땜에 화가 나는데 남편은 이해를 못하는게 남녀의 차이 인가요.. 5 엉뚱한 2013/09/14 1,866
298173 주말인데 약속도 없고..심심 하네요 1 .... 2013/09/14 1,415
298172 핸드크림을 바디크림으로 써도 될까요? 그 반대는요? 5 핸드크림덕후.. 2013/09/14 9,080
298171 여러분들 우리 모든 악플에 신고를 합시다 6 자자 2013/09/14 1,596
298170 매실 엑기스 하고 난 후에~ 2 매실술 2013/09/14 1,585
298169 귀걸이 3 비야 2013/09/14 1,356
298168 [속보] 김한길 대표 15일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 23 소피아 2013/09/14 4,624
298167 김우중 체납 금액 무려 23조원 ....... 김선용 2013/09/14 1,241
298166 진중권교수가 변희재 비꼰거 보셨나요?ㅎㅎㅎ 11 ,,, 2013/09/14 3,836
298165 허당인 제 자신을 어찌할지 3 동그라미 2013/09/14 1,801
298164 루이 장지갑 5 맑아짐 2013/09/14 2,302
298163 고등학생 후드집업이요 3 dd 2013/09/14 1,876
298162 소소하게 불쾌감을 주는 동네 빵집 33 안가 2013/09/14 16,736
298161 장터 알사과 오늘 받았습니다 16 궁금해요.... 2013/09/14 3,375
298160 '채동욱 찍어내기'에 반발, 대검 감찰과장 사표 15 .. 2013/09/14 2,445
298159 개입사업자 밑에서 일할 경우 월급관련.. 3 내생에봄날은.. 2013/09/14 1,903
298158 수삼을 선물받았는데 어떻게 먹는거예요? 7 수삼 2013/09/14 1,782
298157 택배를 못 받았는데 ... 1 궁금 2013/09/14 1,256
298156 무슨 병일까요? 1 .. 2013/09/14 1,120
298155 삼성전자 서비스 8 냉장고 2013/09/14 1,628
298154 워터게이트 닉슨 대통령도 특별검사를 해임했다 1 반복되는 2013/09/14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