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산초잎 장아찌 아시는 분 계신가요?

보고싶은형님 조회수 : 6,279
작성일 : 2013-09-10 10:24:38

저희 시아버지는 늦둥이셔서 제가 결혼해서 시댁으로 오니

남편의 사촌형님들이 거의 저희 아버지뻘이셨어요.

그러다보니 사촌 동서 형님들은 저희 어머니뻘이셨구요.

결혼하면서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위해 한복을 해왔고

묘에 가서 태워야 한다고 해서 남편과 고향으로 갔었지요.

처음 가 본 시골 고향에서 만난 형님은

저희 시아버지 한복을 묘 주변에서 태워주시고 살뜰히 새 식구인 저를 챙겨주셨어요.

점심때가 되고 형님댁으로 갔더니 고봉밥에 이런저런 산나물과 장아찌로 상을 차려주셨어요.

고기반찬 없어 미안하다며 입에 안맞을까봐 걱정하시던 형님의 밥상..

정말 세상에서 그렇게 꿀맛이 없었어요.

그 반찬들 중에 유독 제 입맛을 사로잡은게 산초잎으로 담근 장아찌였어요.

오래 묵힌건지 산초잎은 갈색으로 변해있었고 줄기도 꼬들꼬들하고

톡쏘는 향긋한 산초향이 너무 좋았어요.

그걸로 고봉밥을 두그릇 비우는걸 보고 형님이 작은 통에 산초잎 장아찌를 담아주셨어요.

집에 가져와 아껴아껴 먹고 늘 먹을때마다 형님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몇년을 지내면서 이래저래 바쁘게 산다고 고향엔 잘 내려가질 못했는데

형님이 위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셨어요.

벌써 15년이 훌쩍 지났네요.

요즘은 여유가 있어 고향에 자주 내려가는데 갈때마다 형님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그 산초잎 장아찌 생각도 나구요.

처음 결혼해서 참 서먹하고 낯설던 시댁 생활에서 정말 푸근한 엄마를 느끼게 해주신 형님..

오늘따라 산초잎 장아찌가 먹고 싶어 이래저래 검색을 해봐도

형님이 만드셨던 그 모양새의 장아찌는 잘 보이질 않네요.

제가 너무 맛있다고 하니 시골에선 이거 흔한거야. 담기도 쉬워. 다 먹고 말하면 내 또 담아줄께 하셨는데

그립습니다.

 

IP : 115.126.xxx.10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알아요
    '13.9.10 10:29 AM (218.155.xxx.190)

    외가쪽에서 즐겨먹는 음식이예요
    무지 강렬한데 중독성 있어요
    그나저나 참 마음따듯한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 2. 저,,
    '13.9.10 10:50 AM (121.148.xxx.81)

    저 지난번에 산행가서
    따와서
    담았어요.
    넉넉해요.

  • 3. 원글
    '13.9.10 11:21 AM (115.126.xxx.100)

    아시는 분들이 계시네요~너무 반가워요^^

    딱히 먹고 싶은 찬도 없고 찬밥만 덩그러니 있어서
    라면 먹자 하고 물올리려고 하니 더더 생각이 나네요.

    넉넉하게 담아놓으신 저,,님 부럽네요.

    형님이 담으신 산초잎 장아찌고 고추장에 버무린거였고 달짝지근 했어요.
    입에 착착 붙는 향과 맛..
    근데 남편은 향이 너무 강해서 별로라고 했었구요.
    고향 다녀와서 시어머니께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도 난 산초 싫어.하셔서
    그 이후론 늘 저혼자 아껴먹고 저만 좋아하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러다보니 더 그립고 애닯은? ㅎㅎㅎ

    친정부모님이 얼마전에 귀농을 하셨는데
    시골장터에 혹시나 파는지 한번 여쭤봐야겠어요.

    덧글 주신 고운 님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 4. 우리집
    '13.9.10 11:40 AM (218.155.xxx.190)

    아!!방법 원하시는거였구나^^;;
    우리엄마는 짠거 싫어하셔서 간장 매실원액 일대일로해서 담으시구요
    그대로 먹기도 하고 집고추장에 버무려서도 먹어요

  • 5. 자연
    '13.9.10 12:11 PM (183.97.xxx.241)

    산초잎 봄에 새순 올라왔을때 해야 부드럽습니다
    고추장에 물엿 조금 넣어 버무려 놓으면 됩니다
    가죽장아찌는 소금물에 절여서 하는데
    산초잎은 그냥 버무려도 되던걸요

    쉬우니 내년봄에 해 보세요

  • 6. 부산좌빨
    '13.9.10 12:13 PM (211.211.xxx.2)

    제 고향이 서부 경남이라 많이 먹어서 좀 아는데요 산초잎으로 검색하시면 안나와요 정확하게 제피잎 짱아치로 검색하시면 레시피 나와요 그리고 산초랑 제피가 비슷하지만 다른식물이니까 선로로 검색해서 안나오는건 제피로 검색하시면 대부분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8394 미성년자도 예금 가입 가능하죠? .. 2013/10/16 442
308393 아파트 재건축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8 대박요리 2013/10/16 4,071
308392 황금가족에서 마이클잭슨 동영상 1 박남정딸들 2013/10/16 501
308391 전세계약 만료전 집을 매매할 경우 2 궁금 2013/10/16 1,166
308390 추천해 주세요. 1 선물 2013/10/16 227
308389 도고 파라다이스..요새 날씨에 돌쟁이 아가 델구 갈만한가요? 1 ... 2013/10/16 518
308388 자궁외임신관련 여쭤볼께요~ 급해요ㅜㅜ 2 마이쪼 2013/10/16 2,394
308387 제주도, 11월 중순...춥나요? 1 제주도 2013/10/16 1,629
308386 코스트코 포트메리온16p 6 2013/10/16 3,053
308385 러시아 여자들은 하나같이 미인이네요 신기해요 14 부럽다 2013/10/16 6,736
308384 서울근방 농사일 알바? 할 곳 있을까요? 농사꾼의 딸.. 2013/10/16 1,023
308383 30넘어서 마른 사람은 확실히 양이 적네요 3 2013/10/16 1,674
308382 아파트값 꼭지가 2008년도 였었나요?.. 15 ... 2013/10/16 2,875
308381 가곡 찾아주시와요. 2 노래찾기 2013/10/16 350
308380 시스템복원? 7 컴맹 2013/10/16 704
308379 [펌] 역사왜곡류 갑 드라마 기황후(여걸에서 영웅으로 그려진다는.. 3 이달 21일.. 2013/10/16 1,054
308378 해리코닉쥬니어..미혼인가요? 1 ,,, 2013/10/16 466
308377 편하게 입을 바깥옷 골라주세요.. 4 2013/10/16 952
308376 눈에 순한 아이라이너 없을까요? ........ 2013/10/16 1,216
308375 혼자 3박4일 제주도 가요~ 17 첨으로 2013/10/16 2,282
308374 남편이 해외근무 간지 2주 되었는데 *비로 고생하나봐요. 11 ..... 2013/10/16 2,185
308373 영상미 뛰어났던 드라마를 꼽는다면.. 26 2013/10/16 2,345
308372 ”MB 최측근 천신일 회장에 '금메달 120돈' 상납 의혹” 세우실 2013/10/16 492
308371 "깜짝이야" 머리없는 닭 거리 활보 ㅋㅋ 2013/10/16 1,165
308370 국제 연애 국제결혼은 실패가능성이 높은건가요?? 13 베스트글보고.. 2013/10/16 5,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