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蔡총장 婚外아들 학교 기록에 '아버지 채동욱'" [조선일보 10면]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婚外) 관계로 얻은 아들 채 모 군이 올해 7월 말까지 다닌 서울 시내 사립 초등학교의 기록에는 채군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다. 이런 사실은 채군 학교의 여러 관계자가 증언하면서 밝혀진 것이라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또 채군의 학교 친구들은 채군이 "아빠가 검찰총장이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조선일보는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6일 금요일자에 1면 머릿기사로 채 총장의 이 문제를 단독 보도했다. 당일 채 총장은 두 번 부인했다. 다음날자 조선일보 추가 보도가 주목됐다. 그런데 “왜 채 총장은 민형사 소송을 걸지 않는가”라며 자사 보도에 대한 자신감 피력만 있었다. 아무래도 토요일자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만큼 월요일자에 추가 보도가 있지 않겠나 추정됐다. 그리고 오늘 이같은 기사가 실렸다. 검찰의 추가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1면이 아닌 10면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아마도 사생활 보도를 1면에 실은 것을 두고 비판적 지적이 적지 않았던 점이 있었을 것이다.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이런 식의 보도는 본 기억이 없다. 진위를 떠나 뉴스 가치가 1면거리가 되느냐, 왜 그런 기사가 1면으로 올라왔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일보는 2009년 11월 박정훈 당시 사회정책부장의 칼럼에서, 혼외 관계를 이유로 친자확인소송을 당한 이만의 당시 환경부 장관의 실명을 보도한 언론과 그의 퇴진을 요구한 야당을 질타한 바 있다. 박정훈 부장은 이 글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혼외 관계로 낳은 딸과 찍은 사진을 공개한 주간지에 대해 <르 몽드>가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고 반문하고, <르 피가로>는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 비난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칼이 된 ‘정보’…국정원, 정치를 찌르다 [한겨레 1면]
한겨레의 이 지적이 주목된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식 보도는 사정과 정보를 각각 책임진 검찰과 국정원의 조직적 갈등·반목으로 번질 조짐이다. 검찰 내부에선 이번 혼외 자식 보도의 ‘출처’를 국정원으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혼외 관계로 지목한 사람들의 출국일, 가족관계등록부, 거주지, 아파트 입주자 카드 등 본인이 아니면 입수하기 힘든 자료들을 속속들이 확보한 것은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입국 기록, 가족관계등록부 등이 기사에 등장하는데 일개 언론사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입수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지 않으냐. 국정원 등이 개입했다는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면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진행되는 상황을 보아가면서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보도 출처가 국정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의심하는 분위기만으로도 공직사회에서 국정원을 건드리면 검찰총장도 다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느냐”며 “국정원 국내파트 업무 가운데 하나가 이런 유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국내정보 수집 업무를 폐지하자고 요구하는 정치인들도 (국정원이) 뭘 터뜨릴지 모르니 겁부터 먹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들 국정원을 의심한다. 검찰총장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흔들거나 낙마시킨다면 다른 공직자들은 어떻겠는가.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혼외관계 보도가 사실상 ‘국정원의 공직자·정치인 겁주기’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에 의한 ‘공작정치’를 기억하는 정치권에서는 특정한 의도를 가진 ‘사생활 털기’, ‘정보정치’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사생활 문제는 정치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국정원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검찰과 정치권의 시각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한 파장이 국정원에게 마냥 나쁘게 돌아가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국정원, 이석기에 ‘여적죄’ 적용 추진…‘내란’ 입증 자신 없나? [한겨레 6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고무·찬양) 위반 혐의를 수사중인 국가정보원이 이 의원에게 이 많은 혐의 외에 형법의 ‘여적죄’ 적용을 덧붙일 궁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여적죄는 ‘적국과 합세해 대한민국에 대적한 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한국전쟁 이후 판례가 없는 사문화된 조항이다.
여적죄 적용이 가능한지도 논란이다. 우선 북한을 ‘적국’으로 볼 수 있는지가 논란거리다. 헌법상으로 북한은 국가가 아니므로 ‘적국’에 해당하지 않는다. ‘형법상 간첩죄에 관해선 북한을 적국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기는 하지만 1983년이 마지막이다. 무려 30년 전 판례다. 현재 대법원에서 이를 인정할지 불투명하다.
이 의원의 공동변호인단은 “내란음모죄가 터무니없다는 것을 자인한 국정원의 여론몰이 정치”라고 비판했다. 공동변호인단은 “3년 이상 추적·감청해온 국정원이 사건을 공식화한 지 채 열흘도 안 되는 시점에 내란음모죄의 적용이 어렵게 되자 여적죄 운운하는 것은 내란음모죄가 터무니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며 이번 사건이 얼마나 근거 없는 상태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시작된 것인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 대치] 핵심은 정치개입 근절.. 야권 "국내파트 폐지"에 여권 난색 [한국일보 3면]
국정원 개혁 문제는 정기국회의 최대 현안이 됐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식 파문에도 국정원 연루설이 나오면서 국정원 개혁 요구는 어느 때보다 거세다. 일단 국정원 개혁에 대한 여야의 접근법은 확연히 다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법 개정에 부정적이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보듯 법과 제도의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당연히 구체적인 해법에서도 간극이 크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직원들이 국회와 정치권, 언론사 등에 출입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제한하겠다는 정도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아예 국내파트를 없애자는 입장이다. 국내정보 관련 기능과 역할을 검찰ㆍ경찰ㆍ기무사 등으로 넘기자는 것이다. 대공수사권에 대해선 일부 이견이 있지만 수사권 전체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국회나 감사원을 통해 예산을 통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되어 있는 국정원의 위상 변화도 검토 대상이다. 과연 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그 정치력, 또 담력으로 가능할까.
이석기 사태 흐름 몰라 우왕좌왕..127석 민주당, 정보는 '깜깜이 수준' [국민일보 5면]
민주당이 요즘 극심한 정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여권과 사정 당국, 국가정보원 등을 상대로 연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계속 위기에 노출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실제 민주당에는 요즘 정보가 도통 모이지 않는다. 국정원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렸지만 사건의 윤곽이나 향후 예상되는 흐름을 알지 못해 정세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의 정보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7월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 역시 민주당은 대화록이 없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앞으로만 질주하다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한 중진 의원은 8일 "당시 여권에는 국가기록원에 대화록이 없다는 사실이 두루 퍼졌었는데 우리가 짐작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럼 거대 야당에 왜 정보가 모이지 않는걸까.
당세(黨勢)가 약화된 것도 정보가 모이지 않는 원인이다. 당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보기관은 물론 부처의 핵심 실세들이 '알아서' 고급 정보를 흘려주거나 상납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지금은 그런 게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아울러 현 정부 들어 행정부와 사정·정보기관들이 제1야당을 백안시하는 태도도 문제로 꼽힌다.
이런 와중에 '깜깜이' 수준의 정보력 탓에 구성원들 사이에서 "통합진보당 다음엔 민주당이 타깃이 될 것"이라거나 "사정 당국이 민주당 핵심 인사들을 노리고 있다"는 등의 흉흉한 얘기가 오가는 등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고.
‘날짜'도 틀린 뉴라이트 교과서 [한겨레 1면]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뉴라이트 성향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교학사)에서 또다시 오류가 발견됐다.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김구 선생이 1948년 남북협상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날과 서울로 돌아온 날짜가 사실과 다르다. 교학사 교과서는 306쪽에서 "김구와 김규식도 이 제의(김일성의 초청)를 받아들여 4월22일에 평양에 도착하였다. (중략)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5월9일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김구 선생의 방북일은 4월20일이고, 서울로 돌아온 날짜는 5월5일이다. 배경식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폄하하는 인물은 관심을 기울여 알아보려 하지 않는 태도에서 생긴 오류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관련 내용을 출판사에) 수정 요청할 것"이라며 오류를 인정했다.
“교과서 5·16 사료도 조작했다" [경향신문 1면]
역사왜곡·표절 의혹이 제기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5·16 사료'를 선별적으로 편집해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학사 교과서는 328쪽 탐구활동의 제시문으로 5·16 혁명공약 내용 중 6번째 공약을 빼고 5개만 실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 당시 혁명군이 뿌린 혁명공약서의 6번째 공약은 '이와 같은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 본연의 임무로 복귀할 준비를 갖춘다'는 내용이다. 박정희가 말을 뒤집고 대통령까지 한 것이 부각될까봐 꼼꼼하게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 "한국 교과서, 일본 식민 지배 찬양" [경향신문 3면]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타임스는 지난 4일 '한국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한다(South Korean text lauds Japan colonial rule)'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교학사 교과서가) 일제강점기가 한반도 근대화를 도왔는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2차 세계대전과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에 대해 약간의 긍정적인 단락을 실었다"는 부분도 있다. 앞서 지난 2일 일본 지지통신도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 쿠데타와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를 일부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다"며 "식민지가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한 것으로 식민지 지배는 '악'이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에서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식으로 조언하고 싶다. 뉴라이트 교과서 저자들, 동의 안 된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을 하기 바란다.
☞ 2013-9-9 김용민의 조간브리핑 팟캐스트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