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운전을 처음부터 별 무리 없이 쉽게 잘 하시게 된 분들께는 매우 길고 지루한 내용이 될 것 같아요(패스 요망- 길어도 너무 깁니다! --;;). 다만, 저처럼 장롱면허의 기간이 길고, 겁도 많고, 운전신경도 둔해서 운전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남기는 연수 후기입니다. 제게도 여기 82쿡의 운전연수에 관한 글들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위에 언급한 윤운하 선생님께 받은 연수가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하기에 이 글이 광고성 글 같이 생각되신다면 어쩔 수 없구요.. 저는 다만 연수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분석함으로써 꼭 그 분께 연수를 받지 않더라도... 운전 연수를 받으시려는 분들에게 팁이 되면 좋겠어요.
일단 저는 2000년에 면허를 따고 3번인가 어머니 차를 몰아봤고, 이후 외국 나가서 생활하고,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운전을 배울 여유가 없었다가 저를 대신하여 70세가 넘은 친정어머니께서 저희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 이제는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제 나이가 지금 38세.. 더 미루면 점점 운전을 하기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 여름에 연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82쿡에서 ‘운전 연수’로 검색해보니 이런 저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특히, 연수강사를 추천해달라는 글들에 몇 몇 유명하신 분들이 거론되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분들은 오래 기다려야 하고.. 연수를 해주시는 지역이 정해져 있어서 그냥 네이버에 운전연수라고 쳐서 검색되는 학원에 전화하여 여강사님을 부탁드렸습니다.
정말 그 다음날로 그 여강사님이 제 집 앞에 와주셨는데... 이 분도 친절하고 부드럽고 나쁘진 않았어요. 다만.. 아쉬웠던 것은.. 운전이 기능이라.. 많이 하다보면 자연히 늘게 된다지만.. 제가 어떤 원칙이나 요령을 질문하면.. 늘 경험치가 쌓여야 알게 되지.. 그게 어떤 원칙이 있는 건 아니라고 하셔서 좀 답답했어요. 한마디로 ‘감’을 강조하신거죠. 틀린 말씀은 아니었으나 이 분께 20시간 연수를 받았는데.. 연수가 끝난 후에도 도통 혼자 차를 끌고 나갈 자신이 안생기고.. 연수 중 사고 날 뻔한 장면들이 계속 머리에 떠오르면서 본의와는 다르게 여전히 차를 멀리하였어요. ㅠ.ㅠ
그러다가.. 이렇게 또 주저앉으면 평생 운전을 못하겠구나.. 싶어서.. 82쿡에서 거론되는 유명 강사님 중 한 분인 윤운하 샘께서 쓰신 ‘윤운하의 운전비법’ 책을 인터넷으로 구입했어요. 제가 이 전의 여강사님께 질문했을 때 명쾌한 대답을 받지 못했던 부분들이 책이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어서 책은 일단 매우 마음에 들었고..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번엔 저자에게 ‘실전’을 배워야겠다는 강렬한 욕망이 생겨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는데, 답글로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서 전화하라 하셨습니다. 대기시간이 좀 길고, 이 분의 연수지역인 행당역까지 가야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저의 경우는 집이 마포라서 5호선 한 번만 타면 행당역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구요.. 시간은 한 열흘 정도 기다렸던 것 같아요.
이전의 연수 경험과 비교하여.. 이 분께 연수받으면서 좋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저 나름대로는 객관적으로 적어봅니다.
1. 이 선생님은 일단 본인이 쓰신 책을 먼저 읽고 나서 연수를 받게 하십니다. 그리고는 연수 중에 “이 경우, 책에 뭐라고 쓰 여있지요?”라고 물으시며 책 내용과 실전이 인지적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2. 연수생이 목적지를 인식하고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조금은 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십니다.
즉, “오늘 우리는 중랑교로 갑니다.”라고 하면. 표지판을 보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방법, 내 차가 지금 도로의 어느 부분에 있는지(예를 들면, 좌회전 차로에 있는지, 직진 1차로에 있는지 등), 가는 도중 노면에 나타나는 각종 표시들은 무엇에 의미하는지, 신호대기 시 다음에는 어느 차로로 진입을 할 것인지, 도로의 특성과 교통 상황에 따라 운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계속 질문을 하셔서. 운전자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을 하며 운전하게 하시는 것이 이전의 연수 선생님과 차별된 부분이었습니다.
이전의 강사는 목적지가 어디라고 말해주지 않아서.. 제가 “선생님.. 지금 저희 어디 가는 거예요?” 라고 물어본 적이 많았고,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도록 하기보다는 “다음에서 우회전하세요, 여기서 차선 바꾸세요..”라고 그 때 그 때 제가 취해야 할 행동을 알려주며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었기에 제가 주도적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훈련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요.
또한, 그 여선생님은 저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그러셨던 것인지.. 주행 중 본인의 가정사 이야기, 저의 가정사에 대한 질문 등 끊임없는 ‘수다’를 펼치셨기에 노면에 나타나는 표지와 다음 신호에서의 저의 선택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반면, 윤 선생님은.. 책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희대의 자뻑남에 굉장한 수다를 풀어놓으실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과묵하시며 --;; 연수 내용과 관계없는 대화는 거의 없으신 편입니다.
3. 운전수준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비교적 난코스를 연습하게 하십니다.
골목길 연수라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쉬운 A코스, 더 어려운 B코스가 있어서 운전자의 필요에 맞춰 훈련을 시켜주시고.. 마트 주차장도 제가 이 때까지 차(물론 남이 운전하는 차 ㅋ)를 타고 가 본 중에 가장 좁고 구불구불한 행당동 롯데마트 주차장 지하 5층까지 운전하게 하셨는데(정말 지금도... 운전해서 행당동 롯데마트 이용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는...@@).. 그러고 나니 연수 후 혼자 운전할 때 웬만한 지하 주차장 커브는 그다지 두렵지 않게 되었어요.
4. 차선변경 및 U턴의 연습 기회를 많이 제공하십니다. 이전 연수샘께 20시간, 윤 샘께 10시간 연수를 받았는데, 윤 샘 연수에서의 차선변경 및 U턴 연습기회가 4-5배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림픽대로에서 차선변경을 연습할 때는 차량의 흐름을 보면서 운전자 본인이 차량 소통이 빠른 차선을 직접 선택하여 이리저리 차선을 바꿔다니는 연습을 훈련시킵니다. 이전 강사님의 “지금! 왼 쪽으로 들어가세요”보다는 이 역시 운전자의 역량이 진일보 되는 느낌이 듭니다.
5. 윤 샘 연수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마지막 자차 연수’입니다.
이 선생님은 운전자의 운전실력 향상 수준에 따라 본인이 연수 졸업날짜를 결정해주시는데.. 이를 테면 연수 8일째에 졸업하게 되는 연수생은 연수 7일째에는 연수 차량으로 선생님과 행당동에서 본인의 집까지 차를 몰고 갔다가 다시 행당동까지 차를 몰고 오는 코스로 연수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집에서 연수지역인 행당동으로 오는 길을 익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어제 선생님과 같이 해 본대로... 본인이 혼자서 자차를 몰고 행당동에 와서 마지막 연수(자차 주차 포함)를 받고, 다시 행당동에서 본인 집까지 혼자 끌고 감으로써 연수가 종결됩니다. 어찌어찌 집에는 돌아가게 되어 있고, 혼자서 집까지 자기 차를 끌고 왔다는 자신감에. 다음 날부터 진짜 혼자 운전을 하며 동네라도 돌아다니게 되더라구요.. ㅋㅋ 주차도 배운 대로 하니 그럭저럭 잘 되는 것 같고..
6. 그 밖에는 ‘투철한 시간관념’... 이전 강사님은 연수 시간이 50분씩 2회이니.. 안쉬고 1시간 40분을 연수받았는데.. 이분은 2시간에서 7-8분만 쉬고 꽉 채워주십니다. 대신 시간당 연수비용은 5천원 정도 더 비쌉니다(저는 아깝지 않았지만..).
저는 제가 윤 샘께 부탁드려서 자차로 고속도로 주행을 따로 2시간 받아서 총 12시간 연수를 받았구요.. 이전 강사님으로부터 20시간 연수 받은 것까지 합치면 총 연수시간이 30시간이 넘네요. 비용은 도합 100만원 정도 들은 것 같아요. ㅠ.ㅠ
두 번째 연수를 받기 위해 행당동으로 지하철을 타러 갈 때.. 신랑이 “너 같이 연수를 요란하게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혀를 끌끌 찼지만... 결론적으로는 지금은 운전을 잘하고 다니니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연수 강사 추천글에 몇 분들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실제로 연수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에 관해서는 글이 없어서 이렇게 긴 글을 올리게 되었구요.. 다른 강사에게 연수를 받더라도 제게 도움이 되었던 연수 부분을 숙지하시면... 본인이 원하는 부분을 해당 강사님께 좀 더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꼼꼼하게 연수를 해주시는 강사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첫 연수 때에는 좀 답답한 것이 많았던 터라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