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초등생 "정부, 민주주의 안 지켜 나왔다"
가족단위 참여 늘어, 중학생 "저라도 의식 키울 것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제11차 범국민촛불집회가 7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구속 후 첫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경찰 추산 4천500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이석기 사태’의 여파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모두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아이들과 함께 청계광장을 찾은 가족단위 참가자가 늘어 눈길을 끌었다. 부모와 함께 한 아이들은 영유아부터 초‧중등생까지 연령층도 다양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학생인 두 자녀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한 회사원 이우석(42) 씨는 “애들이 나오자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아(16) 학생은 “(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아빠가 국정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국가의 기관은 이런 데(선거에) 개입하면 안 되는데 개입했다고 해서 나왔다. 이석기 의원이랑 (김용판 서울) 경찰청장이 보도되는 걸 보면서 나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을 했다. 앞으로 이 나라의 어른이 될 텐데, 저라도 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했다”고 조리 있게 답했다.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나왔다는 회사원 김병국(46) 씨는 “선거가 민주주의 기본인데 그 자체를 공정관리 안 한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김 씨는 지상파 보도에 대해 “불만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도 단 한 번도 방송 안 한다”며 “뉴스는 뉴스타파나 오마이뉴스 등 대안언론 많이 본다”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 참석했다는 아들 김형규(13)군은 “정부가 민주주의를 잘 지키지 않아서 나왔다”고 힘 있게 답했다.
남편 그리고 7살 아들과 처음 촛불집회에 참여한 간호사 이남숙(35) 씨는 “생각만 하다가 계속 이렇게 물 타기에 흔들릴까 봐 저 하나라도 나와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라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각각 5세와 6세의 두 딸과 촛불집회에 함께한 회사원 조윤지(39) 씨도 그동안 가족과 함께 계속 나왔다며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