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이만의 혼외자’때는 “그래서 어떻단 말이냐
”2009년엔 “하수구 저널리즘” 맹비난…서영석 ‘채동욱판’으로 패러디
조선일보>가 미묘한 시점에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생활을 취재해 보도해 추이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친자소송에 휘말린 장관을 적극 감쌌던 칼럼이 재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2009년 11월 17일 <시사저널>은 30대 여성이 이만의 당시 환경부장관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낸 친자확인 소송에서 이 장관이 패소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9월25일 미국 시민권자인 진야모씨(56·여)의 외동딸 진은정씨(35)가 지난해 10월8일 이만의 장관을 상대로 제기했던 친자 확인 청구 소송 1심 판결에서 ‘원고(은정씨)는 피고(이장관)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라고 판결했다.
이만의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를 했지만 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과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이 장관을 적극 감싸고 나서 관심을 모았다. <조선>은 언론을 뒤덮은 해당 장관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A장관’으로 표기했다.
당시 박정훈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은 11월 19일자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란 제목의 칼럼에서 “친자(親子) 확인 소송에 연루돼 지금 인터넷상에서 시끄러운 A장관 사건을 프랑스의 시각에서 본다면 어떨까. 1994년 11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혼외(婚外)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프랑스의 사례를 끄집어냈다.
<조선>칼럼은 “오래된 불문율을 ‘파리 마치’라는 주간지가 깼다. 파파라치가 찍은 미테랑 부녀의 사진을 게재한 것이었다”며 “현직 대통령의 숨겨진 자식을 보도한 대특종이었지만, 잡지에 쏟아진 시선은 냉랭했다. 르피가로는 “하수구 저널리즘”이라 쏘아붙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칼럼은 “만약 한국의 A장관 사건을 프랑스 신문들이 보도한다면? 아마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하고 똑같은 반응을 보일 것 같다”며 “그런데 A장관 사건은 프랑스와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A장관이 야당에 의해 공직 퇴진 압박까지 받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프랑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한국에도 공직자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이만의 장관을 두둔했다.
칼럼은 “그런데 불문율이 A장관 사건에서 깨져 버렸다. 민주당은 17일 실명을 못박아 A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중앙 일간지 한 곳도 실명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문제는 미국 시민권자인 진모씨(35)가 A장관을 상대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중략)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A장관과 진씨가 알아서 해결할 개인적 이슈에 불과하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로선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 우리가 관심을 가질 것은 그런 사생활의 문제가 A장관의 직무에 영향을 미칠 ‘공적(公的) 이슈’냐 하는 점이다”라고 주장했다.
<조선> 칼럼은 “공직자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 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는 르몽드의 반문은 생각할수록 절묘하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서영석 국민TV 이사는 2009년 <조선> 칼럼을 패러디해 <조선일보>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보도를 비꼬았다.
다음은 서영석 이사의 패러디 칼럼 전문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혼외아들 구설에 휘말려 모 보수신문의 보도로 시끄러운 B총장 사건을 프랑스의 시각에서 본다면 어떨까. 1994년 11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혼외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유력 일간지 '르몽드' 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B총장에겐 숨겼던 연인과 사이에 낳은 아들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미확인 루머로 B총장 인사청문회 즈음에 기자들에겐 어느 정도 돌았던 소문이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문제이고 법무부 차관 C씨 별장섹스 사건의 폭풍에 파묻혀 그냥저냥 지나가는 듯했다.
그걸 자칭 보수신문이란 모 일보가 보도했다. B총장이 10여년간 여성 Y씨와 관계를 맺으며 사이에 11살 난 아들이 있다고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한 것이다. 이 혼외자는 지난 8월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그동안 검찰총장 인선,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하지만 신문에 쏟아진 시선은 냉랭했다. 인터넷에서는 "똥둣간 저널리즘"이라 쏘아붙이기도 했다.
만약 한국의 B총장 사건을 프랑스 신문들이 보도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