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어릴 때 자연 속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어서
경기도 전원주택에서 5년 정도 살아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어요.
제가 그리 부지런하질 못해서
텃밭도 작게 만들고 화초들도 많이 키우진 못했지만
아침에 텃밭 나가서 오이랑 부추, 고추, 가지, 토마토, 상추 따와서 반찬 뚝딱 만들 수 있어서
5월부터 10월 정도까지는 편하고 좋아요.
겨울에는 난방이 좀 문제긴 하죠.
1년 살아보고 고민하다가 화목 난로는 운치는 있어도 나무에 불 붙이고 재 치우는 것도 일인 것 같아서
캠핑용 등유 난로 작은 거 하나 들여서 4년 동안 겨울마다 거실에 놓고 썼는데
보리차 끓이고 떡 구워먹고 고구마 구워 먹으니 좋았어요.
초여름에는 저녁 일찌감치 먹고
아이랑 산책 나가서 근처 뽕나무에서 오디 따 먹고 산딸기 따 먹고
좀 더우면 집 근처 냇물에 가서 물놀이 하고 다슬기도 잡고......
무엇보다도 어제처럼 해가 쨍한 날에는
집에 있는 이불, 베개, 쿠션, 패브릭 인형, 각종 커버류 꺼내서 탈탈 턴 뒤
데크 난간이랑 야외용 테이블에 싹 널어서 일광 소독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제가 알러지 체질이라 비염이 심했는데
여기 이사 와서 1주일에 한두 번씩 침구류를 그렇게 바짝 널어 말리면서
비염이 없어졌거든요.
잡초도 자주 뽑아야 하고 집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단점도 있고
서울살이에 비해 너무 조용한 단점도 있지만
이제 서울 돌아갈 생각하니 좀 아쉬워서 주절주절 써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