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563
작성일 : 2013-09-05 08:20:10

_:*:_:*:_:*:_:*:_:*:_:*:_:*:_:*:_:*:_:*:_:*:_:*:_:*:_:*:_:*:_:*:_:*:_:*:_:*:_:*:_:*:_:*:_:*:_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꿈꾸던 밤하늘의 유토피아
빛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별이 될 수 없어
수평선 같았던 한쪽 어깨가 기울어
그의 하늘과 별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꿈을 간직한 소년에서 마법이 풀린
꿈이 없는 중년이 되어버렸다
명왕성은 폐기된 인공위성처럼 떠돌고
남편의 관절은 17도 기울어진 채 고장이 났다
상처에 얼음주머니 대고 자는 불편한 잠은
불규칙한 삶의 공전궤도를 만들었다
이제 누구도 남편을 별이라 부르지 않는다
알비스럼 낙센에프정 니소론정
식사 후 늘 먹어야하는 남편의 알약들이
그를 따라 도는 작은 행성으로 남았다
남편을 기다리며 밝히는 가족의 불빛과
아랫목에 묻어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그의 태양계였으니, 늙은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딸을 빛 밝은 곳에 앞세우고
그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추운 곳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노예처럼 일했을 뿐이다
절룩거리고 욱신거리는 관절로
남편은 점점 작아지며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도 난쟁이별로 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가 돌아오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그가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그 길을 작아진 그림자만이 따라오는데
남편은 그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지구의 한 해가 명왕성에서는 248년
그 시간을 광속에 실어 보내고 나면
남편은 다시 별의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명왕성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 도미솔,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9월 5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3년 9월 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9월 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02049.html

2013년 9월 5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9/h2013090420251375870.htm

 

 


티 많이 나는데.


 

 

 
―――――――――――――――――――――――――――――――――――――――――――――――――――――――――――――――――――――――――――――――――――――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남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있고,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뒤에야 남에게 빌붙지 않을 수 있고,
확고한 신념을 지닌 다음에야 남을 따라다니지 않을 수 있다.”

                        - [관독일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4673 왜 자꾸 맡기실려는건지 8 우리 2013/09/05 3,346
    294672 스팸으로 청첩장 오는거...점점 심해지네요 ... 2013/09/05 1,232
    294671 마녀사냥이 시작됐군! 2 아마미마인 2013/09/05 1,690
    294670 8월달부터 지금까지 경조사비만 70만원 나갔어요 .. 2 ..... 2013/09/05 1,422
    294669 배란테스트기 질문이요 2 가을 2013/09/05 1,184
    294668 질긴 스테이크 고기요 2 나름 급해요.. 2013/09/05 2,408
    294667 흰머리..ㅠ 16 갱스브르 2013/09/05 3,585
    294666 여행사패키지에서 전일 쇼핑센터 일정이 있는데.......... 23 .... 2013/09/05 3,009
    294665 여동생이 유방암1기래요. 17 걱정이많아요.. 2013/09/05 7,186
    294664 (급질)전세를 월세로 계산시 3 스맘 2013/09/05 2,323
    294663 이탈리아어로 매일이 왔는데요 2 옴니 2013/09/05 1,237
    294662 종합학원괸 단과학원중..어디가 괜찮을까요? 도와주세요 2013/09/05 1,308
    294661 시댁 명절비 고민 28 마우코 2013/09/05 4,607
    294660 서울시, 지방채 2000억 발행해 ‘무상보육 대란’ 막는다 2 샬랄라 2013/09/05 1,075
    294659 csi뉴욕에서 스텔라 1 hide 2013/09/05 1,897
    294658 신반포(한신) 2차 재건축은 언제쯤 될까요? 2 .... 2013/09/05 5,217
    294657 청소고수님들 창문은 어떻게 닦으세요? 1 사랑이야 2013/09/05 1,562
    294656 강북구에 전용 축구장이 생길까요?? garitz.. 2013/09/05 687
    294655 캠핑 고기 얼마나 필요할까요 4 고민중 2013/09/05 2,011
    294654 하루에 한봉지씩 먹는 견과류요.. 어디께 안눅눅한가요? 4 견과류 2013/09/05 3,380
    294653 고도비만자 식단 올리겠다는 사람입니다 21 다이어터 2013/09/05 4,479
    294652 강촌 레일바이크 코스선택 도와주세요. 4 ** 2013/09/05 4,514
    294651 독일 대통령, 프랑스서 나치 학살 반성…일본과 극과 극 세우실 2013/09/05 1,385
    294650 6명 아내 둔 기업가 복상사 한 사연. 1 ..... 2013/09/05 4,440
    294649 공진단이 뭔가요? 7 수험생 2013/09/05 4,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