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556
작성일 : 2013-09-05 08:20:10

_:*:_:*:_:*:_:*:_:*:_:*:_:*:_:*:_:*:_:*:_:*:_:*:_:*:_:*:_:*:_:*:_:*:_:*:_:*:_:*:_:*:_:*:_:*:_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꿈꾸던 밤하늘의 유토피아
빛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별이 될 수 없어
수평선 같았던 한쪽 어깨가 기울어
그의 하늘과 별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꿈을 간직한 소년에서 마법이 풀린
꿈이 없는 중년이 되어버렸다
명왕성은 폐기된 인공위성처럼 떠돌고
남편의 관절은 17도 기울어진 채 고장이 났다
상처에 얼음주머니 대고 자는 불편한 잠은
불규칙한 삶의 공전궤도를 만들었다
이제 누구도 남편을 별이라 부르지 않는다
알비스럼 낙센에프정 니소론정
식사 후 늘 먹어야하는 남편의 알약들이
그를 따라 도는 작은 행성으로 남았다
남편을 기다리며 밝히는 가족의 불빛과
아랫목에 묻어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그의 태양계였으니, 늙은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딸을 빛 밝은 곳에 앞세우고
그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추운 곳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노예처럼 일했을 뿐이다
절룩거리고 욱신거리는 관절로
남편은 점점 작아지며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도 난쟁이별로 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가 돌아오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그가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그 길을 작아진 그림자만이 따라오는데
남편은 그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지구의 한 해가 명왕성에서는 248년
그 시간을 광속에 실어 보내고 나면
남편은 다시 별의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명왕성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 도미솔,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9월 5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3년 9월 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9월 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02049.html

2013년 9월 5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9/h2013090420251375870.htm

 

 


티 많이 나는데.


 

 

 
―――――――――――――――――――――――――――――――――――――――――――――――――――――――――――――――――――――――――――――――――――――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남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있고,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뒤에야 남에게 빌붙지 않을 수 있고,
확고한 신념을 지닌 다음에야 남을 따라다니지 않을 수 있다.”

                        - [관독일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7337 아침마다 커피 내려드시는분계세요? 9 커피향너무좋.. 2013/09/12 4,088
    297336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신앙이 없으면 “양심에 따라 .. 6 세우실 2013/09/12 2,120
    297335 사법연수원 불륜남녀 결혼하면 재미있을거 같아요 5 2013/09/12 3,895
    297334 딱 십년 고생해서 여유좀 가지려구요 3 텐인텐 2013/09/12 1,887
    297333 국내소설인데 내용 보시고 제목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책제목좀 2013/09/12 1,214
    297332 조선일본의 마지막 히든카드.. .. 2013/09/12 1,283
    297331 가격 비교 사이트 추천해주세요. 5 비교 2013/09/12 1,176
    297330 머리 속 여드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5 마이어스 2013/09/12 12,696
    297329 하얏트 호텔 침구, 소셜에서 파는데 아기침구로 어떨까요? 3 궁금 2013/09/12 2,522
    297328 경찰의 어린이집 3개월 특별단속 작전...결과는? 샬랄라 2013/09/12 1,298
    297327 저도 체지방좀 봐주세요 2 통통아줌마 2013/09/12 1,501
    297326 미술학원에서 각종대회 참여 많이 하나요? 3 미술 2013/09/12 1,024
    297325 당일 이사나간후 도배여부결정하면 바로 업체구할 수 있을까요?(저.. 4 도배스트레스.. 2013/09/12 1,898
    297324 국내 최대 남성 동성애 커뮤니티서 난리났다 2 호박덩쿨 2013/09/12 3,195
    297323 3살어린 동네엄마가 저에게 ㅇㅇ엄마라고 불러요 94 .. 2013/09/12 15,203
    297322 얼굴에 있는 점은 관상학적으로 다 안좋나요? 1 dd 2013/09/12 3,412
    297321 홍대에 외국인친구들 어디를 데려가면 좋을까요? 2 dma 2013/09/12 2,121
    297320 생리고민이에요 2 고민녀 2013/09/12 1,047
    297319 같은 생선이라도 왜 동태, 생태가 더 위험한가요? 4 궁금 2013/09/12 3,354
    297318 문재인 스토리 2 참맛 2013/09/12 1,499
    297317 세빛둥둥섬 드디어 운영 정상화!! 그 첫 시작의 현장!! 현장시장실 2013/09/12 1,174
    297316 학교 미술 시간에 그림 못 그렸다고 혼나는게 당연한건가요? 17 초등고학년 2013/09/12 3,166
    297315 중딩아이 무단으로 결석하면... 3 남일걱정 2013/09/12 1,612
    297314 밖에 나가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많은데... 정말 2013/09/12 896
    297313 [대기]저 담주 태국가는데 면세점에서 뭐 살까요?(화장품,지갑,.. 5 면세점쇼핑 .. 2013/09/12 2,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