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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꿈꾸던 밤하늘의 유토피아
빛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별이 될 수 없어
수평선 같았던 한쪽 어깨가 기울어
그의 하늘과 별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꿈을 간직한 소년에서 마법이 풀린
꿈이 없는 중년이 되어버렸다
명왕성은 폐기된 인공위성처럼 떠돌고
남편의 관절은 17도 기울어진 채 고장이 났다
상처에 얼음주머니 대고 자는 불편한 잠은
불규칙한 삶의 공전궤도를 만들었다
이제 누구도 남편을 별이라 부르지 않는다
알비스럼 낙센에프정 니소론정
식사 후 늘 먹어야하는 남편의 알약들이
그를 따라 도는 작은 행성으로 남았다
남편을 기다리며 밝히는 가족의 불빛과
아랫목에 묻어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그의 태양계였으니, 늙은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딸을 빛 밝은 곳에 앞세우고
그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추운 곳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노예처럼 일했을 뿐이다
절룩거리고 욱신거리는 관절로
남편은 점점 작아지며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도 난쟁이별로 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가 돌아오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그가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그 길을 작아진 그림자만이 따라오는데
남편은 그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지구의 한 해가 명왕성에서는 248년
그 시간을 광속에 실어 보내고 나면
남편은 다시 별의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명왕성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 도미솔,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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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5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3년 9월 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9월 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02049.html
2013년 9월 5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9/h2013090420251375870.htm
티 많이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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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남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있고,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뒤에야 남에게 빌붙지 않을 수 있고,
확고한 신념을 지닌 다음에야 남을 따라다니지 않을 수 있다.”
- [관독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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