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친구들이에요
초,중등때 친구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각자의 경제적 상황도, 사회적 지위도 모두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바로 이런 점에서 친구관계의 단절이 오게 될 줄은 차마 몰랐네요.
가령,
이번 여름휴가만 해도
모두 놀러가기로 했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친구들은 평소에 여행가면 해외로 많이 가지만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친구들은 그러질 못하고..
또
밥 한 끼를 먹어도
여유가 되는 친구들은 평소에 비싼 집에 부담없이 다니지만
쪼들리는 친구들은 가~~끔씩 기분 낼 때만 비싼 곳에 가는 친구들이니
그 합일점을 죠율하기가 쉽지 않아요.
여기서 쉽지 않다는 의미는,
'우리가 쟤들땜에 모임을 해도 늘 싼데서만 먹고 여행도 국내로만 가게 되네?'
'쟤들은 우리 사정 뻔히 알면서 맨날 저런데서 모임하고 그래?"
이런식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소,메뉴같은걸 골라도
여유되는 친구들은 혹여나 쪼들리는 친구들한테 부담이 될까봐 적당한 가격대의 장소에서 보자고 하면
상대적으로
쪼들리는 친구들은 괜히 자신들땜에 여유있는 친구들이 눈치보고, 평소 먹던 즐기던 수준을 내려 놓는 건 아닐까 신경쓰게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제적으로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이게 되더라구요
"올여름 휴가에 하와이갈까?" 말이 나오면
"그래~~~당장 가자~" 라고 부담없이 찬동할 수 있는 친구들끼리 모이게 되고
나머지 그 반대의 상황에 있는 친구들은 또 자기들끼리 어울리더라구요
물론 그 중간점을 잘 찾아서 어울리면 좋은데
문제는 그게 한두번도 아니고 모임때마다 드러나는 부분이라 점점 큰 장벽으로 다가오고
좀 여유있는 친구들이 내주고 싶어도
혹 상대방 마음 다칠까 염려스럽고
또 받는 친구들도 한두번 받는 호의야 못이긴 척 받는다해도
매번 그럴 순 없으니...
뭔가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답례를 하고 싶은데 자기들 상황은 그게 불가능하니까
100을 받으면 50밖에 못주고, 또 다음번에 200을 받으면 100밖에 못주고...
그 50,100만큼의 간극이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큰 부담으로 다가오나봐요.
내가 친구보다 더 가진 게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주는사람은 아낌없이, 받는 사람은 부담없이 서로 나눌 수 있는 여건자체가 힘들달까.
차라리 서로 배려심이 없거나,
저런식으로 경제수준에 의한 "파벌"이 쌍방간에 의도한 결과라면 실망감은 들어도 최소한 속상하진 않겠는데
서로 미안해서, 서로 눈치보느라 상황이 저렇게 되니 참 속상하네요
신랑 말로는
자기네 동창회도
초등학교때 친분정도보다는 현재의 경제적수준이나 사회적지위에 맞춰 끼리끼리 모이게 된다고 하네요
자기들의 의도적으로 자기랑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려는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