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부터 가게 건물 뒤쪽에 길냥이 밥을 놓아주고 있어요.
저녁에 매일 사료하고 물하고 놓아두고 퇴근하는데 아침에 출근해 보면
알뜰하게 싹싹 그릇이 비워져 있더라구요.
석달동안 길냥이 마주친건 세번정도....가게가 앞뒤로 출입문이 열리는 구조인데
어느날부터인가 저녁 7시 무렵에 이따금씩 고양이가 뒷문 입구앞에 와서 냐옹 냐옹하고
밥달라고 채근하듯 부르네요.
제가 길냥이 밥을 주고는 있지만 길냥이들과 친해지려는 시도는 절대 안하고 있어요.
냐옹~ 하고 소리를 내면 얼른 사료 담은 밥그릇을 놓아주고 뒷문 닫고 들어와버려요.
사람을 너무 믿게끔 길들이면 안될것 같아서요.
암튼 그렇게 고양이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해서 가게문을 열려고 하는데
출입문 바로 앞에 죽은 참새가 누워 있네요.
가게 입구 근처도 아닌, 가게 문 바로 코앞에요.
처음엔 이게 뭔가...잘 못 알아봤다가 죽은 참새라고 인지하고는 깜짝 놀랐어요.
저희 가게 어닝이 무척 넓은편이여서 새가 날다가 부딪쳐 떨어지더라도 도저히 가게 문 코앞에는
누워 있을수가 없는 위치인데....
문득 얼마전에 82에서 고양이 관련해서 읽었던 글들이 생각났어요.
고양이가 밥주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자신이 제일 아끼는 먹거리를 안먹고 가져다 놓는다는 글...
혹시 이녀석들이 제게 은혜갚는다고 놓아둔걸까요?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마음이네요 ㅎㅎ
불쌍한 참새는 고양이들 볼까봐 얼른 처리 했는데 뭐랄까...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음부터는 그냥 너희들이
사이좋게 나눠 먹으렴...나는 괜찮단다....싶네요.
만약 정말로 고양이가 은혜 갚는다고 놓아둔거라면 진짜 고양이라는 녀석들은 대단한 생명체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