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주사가 아주 심했던 사람입니다.
술 때문에 이혼 직전까지 갔었고, 제가 죽을만큼 힘들었습니다.
재작년 여름 이후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있습니다.
가끔 저와 마신 맥주 한 두잔 정도가 다에요.
본인도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걸 알기에 굳게 끊었습니다.
지난 봄, 아버님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고, 상중에도 손님을 치루면서도 남편은 술 한잔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주말에 아버님 사업장을 반년이 다 지나서야 정리하게 되었구요.
남편은 주말 내내 힘들어했습니다. 아버님 돌아가실 때 보다 더 슬프고 허망한 심정인 듯 합니다.
어제 저녁 후배와 만나 술을 마신 것 같습니다. 본인은 한 잔 마셨다는데, 냄새며 하는 행동을 보니 서너병 마신 듯..
그리고 지금 퇴근 중인데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살아 생전에 남편이 술 마시는걸 무척 싫어하셨고
제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남편 술을 끊게 한 것으로 다 용서하시고 고마워하셨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남편이 이렇게 술을 한잔 두잔 다시 시작해 예전으로 돌아갈까봐.. 그게 두렵습니다.
한편으론 아버님 돌아가시고 그 슬픔, 제가 짐작할 바가 없으니, 술로라도 풀고 싶어하는것 같아 그 마음 이해는 하지만요.
남편에게 오늘은 술을 마셔도 좋다 해야할까요..
저는 정말 두렵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신다는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