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주택가 한적한 곳에 카페가 들어섰다.
이런 곳에 웬 카페?...
일단 주인장이 궁금했다.
돈이 목적이라면 조금만 나가면 대학가도 있고 24시간 불야성인 목 좋은 곳을 두고...
헬스장에 입 가벼운 아줌마들의 정보통이 돌기 시작했다.
젊은 "청년"이 그 집을 사서 카페로 개조하고 있으며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돈 벌려는 애는 아닌 것 같다는 ..기집애같이 생겨서는 ..어쩌구 저쩌구...
동네 공사치고는 가림막도 신경쓰고 나름 주민들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오픈 날...
조카 데리고 쓰레빠 질질 끌고 머리 산발에 그렇게 그 문을 열었는데...
프랑스 인형 하나가 서있었다!...
뭔 남자가 저리 이쁘게 생겼니...
순간 왜 당황스러웠는지 지금도 웃기지만
그냥 그런 차림새로, 아무리 동네지만 ... 미안한 기분?...
근데 그 미안함조차 나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이상한 불편함이 뭔가 못 견디게 한 거다.
나가는 타이밍도 놓쳤다.
젊은 주인장은 눈을 맞추며 어서 오시라고, 마침 오픈 날이라 케익 공짜로 드린다고...
LED조명을 받은 남자의 피부는 삶은 달걀처럼 뽀얗다...ㅠㅠ
두세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조근조근 얘기하고,
음악이 너무 조용하고 간지러워 말을 크게 못 하겠는 거다...
조카 보고 먹고 싶은 거 고르라고 떠넘기고 딴청 피우는 사이...
의례적으로 이 동네 사시면 자주 오시라고 명함 준다...
저 나이에 뭘 어떻게 해서 돈을 벌었기에 이렇게 귀엽고 분위기 있는 카페의 주인이 돼
배시시 웃으며 친절할까?...
한숨..팍 하고 조카 데리고 나오는데 그제서야 카페의 이름을 봤다.
"어서 와.."
뭔 카페 이름이 또 어서 와???야????
그 남자 생긴 거로 봐선 숑숑 발음 들어간 문구일 것 같은데...
암튼 ..그 남자...참 이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