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 된다고?

차이를 인정하는 조회수 : 1,927
작성일 : 2013-08-30 16:33:09

유정식]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 된다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어떤 사람은 단호한데 반해,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사람은 감성적인데 반해, 어떤 사람은 논리에 의존한다. 각 성격은 모두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간단한 사실을 자주 망각한 채 잘못된 '인생 공식'과 편견의 지배를 받는다.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된다'는 말. 이 말을 바꿔 표현하면 '학교 우등생이라고 해서 사회 우등생이 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다. 옳은 말이다. 공부 잘해서 성공한 자보다 공부 못해도 성공한 자들이 훨씬 많아 보이긴 하다.

이런 말을 자주 하던 그는 '내성적인 네가 할 줄 아는 건 공부 뿐이겠지. 사회에 나가면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 성공해.'라며 비아냥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무시하고 넘어갈 말인데, 어린 나는 그 때마다 상처를 받았다. '정말 그렇게 되면 어쩌지?'라며.

우리는 성공의 조건에 이런 식의 선입견을 드러내곤 한다. '외향적이고 단호해야 하며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며 강조한다. 그러나 성격이 외향적이냐, 내성적이냐가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연습하면 조금 바뀔지 모르지만 유효기간이 짧다. 성공하려면 자신의 성격을 바꾸려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 내 스타일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살아갈지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을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애’로 생각하는, 이런 자기비하에 가까운 이러한 인식은 스스로 팔다리를 잘라 행동반경을 억압하는 자해행위와 다를 바 없다.

앞서 말했듯, 절대 우위의 성격이란 없다. 가위가 보를 이기고, 보가 바위를 이기듯 사람들의 성격은 서로 상보적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성격을 내 성격의 잣대로 판단할 일이 아니고, 위인이나 성공한 자들의 성격과 비교해 위축될 일도 아니다.

살다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고 상처 받거나 서로 등을 돌리는 경험을 적어도 한번쯤 한다. 갈등은 많은 고통을 야기하는데, '차이'를 나쁘게만 보려는 습성 때문이다. '네가 나에게 맞춰야 한다'와 '나만이 오로지 옳다'라는 독단으로 상대방의 성격을 재단한다.

사람들 사이의 성격 차이는 당연한 일이다. 똑같은 유전자를 물려 받은 쌍둥이도 환경의 영향으로 성격이 다르게 변한다. 그러므로 이혼 사유로 성격차를 들먹이는 부부는 사실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끼리 만났으면서 다르다는 이유로 헤어지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학교나 직장에서 야기되는 대부분의 갈등과 나쁜 인간관계의 주범은 '나와 너의 차이'를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편협한 마음으로 성격의 상(像)을 미리 재단해 놓은 탓이다. '향수'의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처럼 혼자 산골에 박혀 살지 않는 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필연적이므로 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잘 관리해야 할 일이다.

그러려면 사람들 간의 공통점보다 차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가 네 위에 군림한다'는 독선을 버리고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며 상대방의 능력으로 내 능력을 보완해야 지혜로운 사람이다. '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된다'는 명제 따위는 잊어버리자. 차이를 인정하는 일, 우리 생활 속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기 위한 작은 실천이다.

IP : 115.126.xxx.3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9498 응답 나정이가..남자들한테 인기 있을 타입인가요? 10 .. 2013/11/14 3,913
319497 숙제)현대속 전통 미술 4 엄마 2013/11/14 759
319496 초1인데요.진도 나가는 학습지 없을까요? 8 학습지요 2013/11/14 1,481
319495 물건버리지 않는 엄마때문에 정말 미칠꺼같아요. 14 전염성페트병.. 2013/11/14 4,285
319494 아침에 있었던 일.. 124 ... 2013/11/14 20,128
319493 자기만의 월동 준비 있나요? 3 월동 2013/11/14 1,040
319492 30대 중반 연인의 학력차이 19 학력차 2013/11/14 10,363
319491 매실 다들 성공하셨나요? 전 ㅠㅠ 10 매실 2013/11/14 1,889
319490 보톡스 맞아보신 분 계신가요 9 표도 안남 2013/11/14 2,254
319489 고등학교 선택제요... 고등 2013/11/14 573
319488 [기사] 남의 아이가 학원 안 가는 꼴을 못 보는 부모들 8 민트우유 2013/11/14 2,084
319487 매실액기스 거르고 난 매실은 버리시나요? 4 아깝다 2013/11/14 2,994
319486 외신에 난리네요 37 .. 2013/11/14 17,364
319485 ROTC 정무포럼에서 SNS 여론전략 보고 받는 박근혜 1 충격영상 2013/11/14 924
319484 오로라만 드라마 끝나자마자...글들이 매일 있어요~ 12 왜요??? 2013/11/14 3,062
319483 인터넷쇼핑몰 추천해주세요. 2 쇼핑몰 2013/11/14 967
319482 이거 왜 베스트 안올라가요? 12 어어 2013/11/14 1,781
319481 건조홍합으로 미역국 끓이면 맛있나요?? 11 홍합 2013/11/14 4,702
319480 방배동 고등학교는 어디로 2 특고 2013/11/14 1,742
319479 다이어리 어디서 예쁜거 구할까요? 5 모모 2013/11/14 1,004
319478 등산은 좋아하는데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9 2013/11/14 2,666
319477 야당이 집권하는 일은 50년안에는 없을듯 9 오홍 2013/11/14 984
319476 보보경심이라는 드라마 아시는 분 계세요? 9 ........ 2013/11/14 1,920
319475 윤후 말이에요 35 기쁜하루 2013/11/14 11,513
319474 미용실 머리 망쳤을때 10 oo 2013/11/14 7,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