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세상에 이런일이 보셨나요?

조회수 : 4,229
작성일 : 2013-08-30 11:23:10
채널 돌리다가 오랫만에 보게 되었는데요.
매일 10시간을 걷는 남자에 대한 얘기였어요.

담양에 사시는 분 같은데
매일 아침에 단벌 와이셔츠 잘 차려입고
광주까지 편도 5시간을 걸어서  광주에 있는 고용보험관리공단에 가요.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말이죠.

그 걸어가는 길이 인도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차도 밖에 없는 길인데
그렇게 걸어서 매일 가는 이유는 구직을 하기 위해서에요.
가까운 고용보험관리공단이 광주밖에 없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이분이 44세인데 장애가 있어요.
군대 재대를 며칠 앞두고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가 불편하시고
한쪽눈도 한쪽으로 쏠린 상태.
다리가 불편하시다보니 걷는 걸음걸이도 위태 위태해요.

그런 상태로 위험한 차도를 걸어 왕복 10시간을 매일같이 광주를 다녀와요
인근에선 유명한가 봐요. 매일 ,공휴일만 빼고는 늘 그렇게 걸어서
광주까지 가서 이력서를 내고 옵니다.

뙤약볕에도, 한겨울에도.
10년을 넘게 늘 그렇게 다녔는데도 왜 취직이 되지 않았을까 의아해하니
고용보험관리공단 담당 직원이 말씀하시길
이분이 교통사고로 인해서 인지 단기 기억상실이 좀 있으신 거에요.
어제 이력서 내고 면접을 봐서 합격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도
다음날 다시 고용보험관리공단에 이력서를 내러 오신다는 얘기죠.
그리고 면접본 걸 깜빡 잊으시고 말이에요.


그런 단기 기억상실 증상이 좀 있으셔서 구직이 힘드신 거 같았어요.
물론 신체적인 불편함도 회사 입장에선 그럴테고요.


근데 방송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더라고요.
군대 재대 하기 전의 사고만 아니었으면 인물도 참 좋으셨고
용접 기술이랑 포토샵 자격증까지 따놓고 취업하려고 애쓰셨었는데
사고로 인해 인생이 참.

연로하신 부모님이 매일 같이 나가서 그리 힘들게 다니는 걸 보고 안쓰러워
못 나가게 해보기도 했고  집에 있으면 그래도 밥이라도 제때 먹는데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다니는지 걱정 된다고 하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매일 같이 나가시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는데 밭에서 일하시는 어머니 모습을 멀찍히 보던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불효라고.  도리를 못하고 있다고 그러는거에요.
일해서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챙겨야 하는데 일을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효냐고.


피디가 왜 그렇게 일을 하고 싶으시냐고 물었던가.
그랬더니 그분이 
예전에 일했을때 월급타면  아버지 술이라도 한두병 사다 드릴 수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하질 못하니 그게 너무 안타깝고 죄스럽다고.
그때처럼 월급타면 용돈도 드리고 아버지 술이라도 받아다 드리고 싶다고 말이에요.


또 월급타면 당연히 통장에 차곡차곡 저축할거라고.


그분 매일 그렇게 10시간을 걸어 다니시는데도 항상 웃으시고 인상도 참 좋으시던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왜 그렇게 걸어 다니시는지 그냥 버스 타고 가시면 안돼는건지
왜 버스를 안타는 건지 이유는 안나왔는데

혹여 돈도 못 버는데 매일 버스비 부모님께 타서 다니는게 죄송해서 그런지...
IP : 58.78.xxx.6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8.30 11:25 AM (222.107.xxx.147)

    그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게 실제로 있군요
    영화 속에만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어요.
    에구, 마음 아픈 얘기네요;;;

  • 2. 그 정성에
    '13.8.30 11:29 A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감복해서 채용하고 싶다는 분이 나서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 회사에 수습기간중에 잘 적응해서 작은 일이라도 완벽하게 해내는 주인공이 됐으면 해요.

  • 3. ..
    '13.8.30 11:38 AM (123.214.xxx.54)

    그런 성실성이라면 무슨 일이던 주어지면 잘 하실텐데..방송 나가고 잘 풀리시면 좋겠네요.

  • 4. 원글
    '13.8.30 11:38 AM (58.78.xxx.62)

    맞아요. 마지막에 구직 소식이 들렸어요.
    3주간인가 4주간인가 일하시는 거 보고 장기로 일할 수 있을 지 결정이 될거라고.

    정말 저도 보는내내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어쩜 그리 먼길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는지
    웃는 모습도 참 선하고 좋으시더라고요.

    저렇게 노력하며 사시는 분이 계시구나 싶고 부모님께 죄스러워 하시는 모습도 그렇고
    참 여러모로 대단하다 생각하게 만든 방송이었어요.

  • 5. 신영유
    '13.8.30 11:42 AM (124.50.xxx.57)

    그 부분은 못보고.. 마지막편... 72세 할아버지.. 비닐하우스에서 정말 열심히 사시는거 보고 눈물났어요

  • 6. 아 정말
    '13.8.30 11:42 AM (61.81.xxx.149)

    진짜 반듯한 분이신거 같더라구요.
    오늘 아침에도 어제본 화면이 스치면서 오늘도 출근 잘 하셨겠지
    하고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 분 채용해주신 업체 대표님 고마워서 생면부지인 제가 손이라도 덥썩 잡아보고 싶더군요..
    20여년을 왕복 10시간 와~ 단기 기억 상실증이래도 대단하다 했네요.
    취업되신 곳에서 제2인생 꽃피우길 기도해요.

  • 7. 원글
    '13.8.30 11:53 AM (58.78.xxx.62)

    맞아요.
    정말 반듯하신 분.
    타고난 성품도 착하신 거 같아요.

  • 8. 그럼
    '13.8.30 11:58 AM (223.33.xxx.124) - 삭제된댓글

    저두 어제 봣어요 마지막에 그성실함이면 뭘못하겠냐는 회사사장님 정말 제가 다 감사하더라구요 같이보던 초2딸아이가 정말 잘됏다고 너무 좋아하네요^^ 1994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왕복10시긴거리를 뒷주머니에 이력서한장꽂고ㅠ 아 생각하니 소름이 쫙...눈물이 핑...건강한몸으로 정말 엸ㄴㅁ히 살아야겟다 감사한맘도 들구요ㅠ

  • 9. 눈물나네요 ㅠ.ㅠ
    '13.8.30 12:08 PM (122.36.xxx.73)

    잘해내셨으면 좋겠어요 ㅠ.ㅠ...너무 안타깝네요..

  • 10. 마이쭌
    '13.8.30 12:17 PM (223.62.xxx.86)

    아흑.. 저두 어제 봤어요 보면서 정말 너무너무 가슴아프더라구요 울신랑하고 동갑이던데... 그회사에 꼭 채용 되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제작진이 흰색셔츠선물해주니 입어보구 어찌나 좋아하던지 가슴이 찡해지더군요... 건강도 회복되셨으면좋겠고 취업도 잘 되셨음좋겠어요

  • 11. .......
    '13.8.30 12:38 PM (180.68.xxx.11)

    회사 사장님 정말 감사드리고..
    그분도 적응 잘 하셔서 계속 근무 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고 싶어요.

  • 12. 명랑1
    '13.8.31 12:13 AM (175.118.xxx.124)

    방송은 못봤지만 글과 댓글만 봐도 선하네요ᆞ착하시고 성실하시겠죠ᆞ저도 괜히 반성되네요ᆞ 좋은 직장에서 부모님과 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175 홍천 먹거리 추천해주세요~~ 6 홍천가요~ 2013/10/10 2,333
306174 요즘 포도 왜 이리 다 꿀포도예요? 5 한송이 2013/10/10 2,370
306173 갑자기 독일제 밥솥에 대한 뜬금없는 궁금증.... 12 봄_무지개 2013/10/10 3,655
306172 다들 남편분 어디서 만나셨나요?? 7 제제죠 2013/10/10 1,639
306171 어머 썰전에 사법연수생 불륜나와요 4 썰전 2013/10/10 2,774
306170 결혼의 여신 4 맨날 아기 2013/10/10 1,891
306169 수학선행 놀랍고 두려워요.. 91 초6엄마 2013/10/10 21,935
306168 오래된 화장품은 어떻게 버리나요? 화초엄니 2013/10/10 400
306167 수면제, 술, 신경안정제.. 잠 푹 잘수있는 뭔가를 찾아요 13 . 2013/10/10 4,843
306166 고가 패딩 중?! 2 vada 2013/10/10 1,003
306165 맛있는 쥐포 좀 추천해주세요. 3 해피걸 2013/10/10 1,424
306164 이열 헤어컷 ? 미용실 아시는 분~ 3 ... 2013/10/10 1,264
306163 (17금??) 우리아이덕에 알게된 저 신체 특징(?) 12 엄마 2013/10/10 4,041
306162 나.. 너, 좋아하냐? 30 데헷 2013/10/10 8,653
306161 비밀보다가 궁금한점.. 15 ?? 2013/10/10 3,623
306160 남편 구두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요 1 좋은 맘이 2013/10/10 431
306159 주말에 다른 가족과 어울리시나요? 3 ... 2013/10/10 678
306158 원래 온천 다녀오면 피부가 한동안 많이 매끄러워지나요? 3 온천 2013/10/10 1,414
306157 세탁기는 엘지인가요 삼성인가요 26 살림장만 2013/10/10 3,650
306156 20살때 식욕은 일생중 최고인거같아요 1 .. 2013/10/10 568
306155 전교조 교사 식별방법이랍니다. 12 카레라이스 2013/10/10 2,677
306154 용선생 추천해준분 감사합니다 4 초4여학생 2013/10/10 1,358
306153 레티놀 1% 크림, 아이허브에서 파는거 사서 써도 될까요?? 1 스마일11 2013/10/10 4,929
306152 엄마는 이쁜데 애들이 너무 못생긴경우 60 성형 2013/10/10 24,272
306151 외조카를 데리고 이모가 여행갈때 서류 필요한가요? 6 여행 2013/10/10 1,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