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계의 부러움을 살 만한 우리글과 우리말인데...

보그병신체 조회수 : 1,721
작성일 : 2013-08-28 09:54:01

저는 12년차 번역가입니다.

아래에 재미있는 글도 있고 요즘 맞춤법에 대한 글도 자주 올라오는 것을 보고 직업병(시쳇말로 부심?)이 발동해 한번 써봅니다.

제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패션잡지 사이트나 패션/의류 브랜드(참..이것도 마땅한 우리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허허) 사이트를 종종 번역하는데, 관심없는 남자인 제게는 참 힘든 작업입니다.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고운 우리말로 번역을 해 주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작업 요청을 받게 되죠.

'프레피 스타일의 스트라이프 재킷과 글래머러스한 실루엣을 강조한 슬림 핏 팬츠로 런웨이 룩을 연출하는 스프링 컬렉션'

고객사에서 이런 표현을 원한다는 건 곧 최종 소비자가 선호한다는 의미겠지요.

패션에 별 관심이 없는 저로서는 훨씬 작업하기 편하긴 합니다만, 하고 있자면 자괴감이 듭니다.

그리고 티비나 영화 자막, 번역서의 잘못된 우리말, 틀린 맞춤법, 오역 등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뭐 이제 면역이 돼 가지만, 제발 "레드 색상 가능하십니다. 고갱님~" 이런 소리 공해는 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어 남발은 그렇다 치고 아무리 동방예의지국이라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온갖 사물까지 높여 드렸는지..

IP : 118.43.xxx.8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도널드덕
    '13.8.28 9:59 AM (183.98.xxx.177)

    온스타일 채널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해요.
    자막에 한글 맞춤법은 대놓고 틀리면서 보그병신체는 엄청 좋아하더군요.

  • 2. 맞아요
    '13.8.28 10:00 AM (58.78.xxx.62)

    정말 너무 쓸데없이 쓰는 영어도 많고 표현도 그렇고요.
    의류 사이트에 가보면 정말..

  • 3. 보그가뭐길래
    '13.8.28 10:02 AM (118.43.xxx.80)

    예. 적어도 제게는 케이블 방송들 공해 수준인 것 같습니다. 홈쇼핑 채널에서 '~감(感)'이라고 알 수 없는 신조어 만들어 내는 것도 그렇고요.

  • 4. 덧붙여,
    '13.8.28 10:07 AM (211.194.xxx.217)

    요즘 유선방송에서 선전하는 바지 광고에
    '롱하게, 영하게'라고 떠드는 걸 보면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말을 안 쓸 수 있을까 골몰하는 것 같아서 민망하고 답답하지요.
    그들에게 한국인으로서 늘씬하게와 젊게라는 말이 어떤 느낌의 말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 5. 동감
    '13.8.28 10:24 AM (211.115.xxx.79)

    영화제목둘은 또 왜그렇게 영어 그대로 적어놓는건지
    예쁜 우리말로 의역할 내공이 정녕 없는건가요

  • 6. 동감님께
    '13.8.28 10:32 AM (118.43.xxx.80)

    영상 번역이나 출판 번역을 하지는 않지만 번역가의 입장에서 변명을 좀 하자면, 번역물에 포함되더라도 영화제목, 책 제목, 광고 카피 등은 보통 역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기막힌 표현으로 번역을 해 주어도 고객이나 번역업체에서 원문 또는 번역과 전혀 상관없이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대중의 이목을 쉽게 끌 수 있는 제목으로 정해지죠. 그게 음역이든, 새로운 제목의 창작이든..

  • 7. 저도
    '13.8.28 11:17 AM (180.65.xxx.136) - 삭제된댓글

    번역일을 하는 사람인데요, 저는 명사나 동사에 영어를 쓰는 것도 문제이고
    또 ~되어지다, 되게 되다, 이런 표현 정말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자신의 느낌을 말하면서 뭔놈의 ~ 같아요가 그렇게 많은지.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맛있는 것 같아요. 매운 거 먹으면서 매운 거 같아요.
    비오는 거 보면서 비오는 거 같아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봤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5345 당근에 구멍이 슝슝 뚫린거 2 왜그래요? 2013/09/10 15,156
295344 팔자좋은친구인데..(펑했어요) 7 리지 2013/09/10 4,212
295343 적금통장 만들때요 1 생계형 2013/09/10 1,254
295342 서울 근교 신도시 아파트 시세가 어떤가요? 13 궁금이 2013/09/10 6,336
295341 안타까운 소식 2 ㅇㅇ 2013/09/10 4,201
295340 기내에서 본 영화인데 제목이 생각 안나서 `~ 5 영화제목 2013/09/10 1,819
295339 크록스 맘모스 사이즈는 일반크록스보다 하나 더 크게 하면 되나요.. 2 크록스 2013/09/10 3,426
295338 지리는 게이머 1 우꼬살자 2013/09/10 1,229
295337 오피스텔 사는데요. 6 미치겠네. 2013/09/10 2,570
295336 와 정말 말 랐네요 이태란 2013/09/10 2,022
295335 오로라공주 9일방송에서궁금한점 3 Kmj 2013/09/10 2,542
295334 남편이 홀인원 했는데 기념품을 삼사백이나 해야 한다는데 .. 24 홀인원 2013/09/10 19,672
295333 이여자에게 위자료 줘야하나요? 101 상식선에서 2013/09/10 17,685
295332 아들이 자꾸 어지럽다고해요 4 2013/09/10 2,799
29533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 7 맹맹 2013/09/10 5,213
295330 어디 가서 울만한 곳은 없나요? 5 선인장 2013/09/10 2,347
295329 컬러매치에 감각 있으신분 조언좀... 3 패션의완성 2013/09/10 1,708
295328 육영수 삼행시 10 초등 2013/09/10 2,036
295327 다들행복하신가요 6 언제나혼자 2013/09/10 1,909
295326 전 황금의 제국...이 드라마가 보기 편합니다. 10 누가 이기든.. 2013/09/10 3,403
295325 명동성당 위령미사 질문이요~ 5 로자 2013/09/10 2,586
295324 장터 한우 질문이요...국갈비로 갈비찜 할 수 있나요? 4 .. 2013/09/10 1,579
295323 잔다라 더 비기닝...? ,,, 2013/09/10 3,338
295322 혹시 남편에게 용돈 받아서 쓰시는 전업 계신가요?.. 81 . 2013/09/10 13,696
295321 힐링캠프 이지선씨 정말 감동이네요 16 힐링 2013/09/10 12,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