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년전쯤에 유럽배낭여행을 갔는데 같이 갔던 친구가 딱 백일섭 같은 캐릭터의 친구였어요
(L라고 할께요)
원래는 4명이 같이 떠나는 거였는데 저랑 젤 친한 베프랑 한 친구는 일이 생겨서 못가고
덜 친했던 L과 단둘이 떠나게 된거죠
그 당시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발해서 실속있게 여행정보를 얻을수 있는것도 아니였고
여행책에 의존해서 움직이는게 대부분이였어요
100% 배낭여행이였기에 숙소찾기,일정짜기 모두 알아서 해야하는데
문제는 그 L이라는 친구는 완전 나몰라라 저에게 모든걸 맡긴체 일임하는 바람에
한달이라는 여행기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길을 척척 잘찾는것도 아닌데(유명관광지는 그래도 양반이죠
숙소 찾는건 진짜 힘들었어요. 싼 숙소인지라 막 구석에 있고 ) 지도 봐가면서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에게
겨우겨우 물어가는데 나중에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말도 안나오더군요.
같이 좀 찾아보자고 해도 노력을 전혀 안해요
그 때 찍은 사진보면 전 완전 지쳐서 뚱하고 있고 그 친구는 샤방샤방해요
내가 무슨 가이드도 아니고... 지금 생각해봐도 그렇게 수동적인 친구는
가이드가 다 알아서 해주는 여행을 다녀야죠
여행전에 덜 친해서 그 친구가 그렇게 수동적인 성향의 친구인지도 몰랐어요
나중에 한국와서 지켜보니 어찌나 소심한지 커피 쿠폰 10개 찍으면 공짜로 주는것도 창피해서 못먹는 아이예요
근데 웃긴건 맘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전화번호는 잘 따오더군요
그 때만 적극적이예요. 그러니 더 얄밉죠
암튼 꽃보다 할배는 방송이니까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나와야 보는 재미가 있는거겠고
실제로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여행을 가야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