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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환자실 가면 환자는 화장실 절대 못쓰나요?

..... 조회수 : 7,310
작성일 : 2013-08-24 02:58:03
월요일날 밤에 엄마께서 수면제 많이 드셨다고 급하게 조언 구했던 사람입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던 며칠이였습니다..ㅜㅜ

10~20년전 아빠께서 정신과 상담을 오랜기간 받았는데, 당시 잠을 못자셔 수면유도제를 드셨거든요.
그거 남아있던 걸 엄마가 어딘가 넣어놨었는지 그걸 드신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털어넣을려고 했던 순간 제가 발견했는데..
눈이 막 이상해지시더니 바로 골아떨어지셔서.. 순간 놀랐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본적도 없는 약이고 어느정도 드신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주무시다가 내일 일어날수도 있으니 그냥 둬야하나 어째야 하나 알수도 없고..무섭고 막..
제가 외동딸인데 아직 미혼에 엄마와 둘이 살거든요. 엄마는 연세도 60이 넘으셔서..

외삼촌이 차로 15분 거리에 살고 계셔서 전화를 해야할까..그 시각이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119 부르는것도 무섭고..
뭔 정신인지 82에 핸드폰으로 글 올렸더니 다들 빨리 119 전화하라고 하셔서
119 전화했더니 의료상담하는 분 연결해서 상황을 말하니 응급실 가라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먹었는지 뭘 먹었는지 모르니까 상태를 봐야한다고. 외삼촌 한테 전화했더니 전화기가 꺼져있었구요.

그래서 119 불러서 인사불성된 엄마를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어요.

아무리 깨워도 못일어나시더라구요, 숨은 쉬고 계셨구요. 나중엔 코까지 고시더라구요.

그런데 화요일 밤에까지 한번도 깨지를 못하셔서 화요일 밤에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겼습니다.
화요일 새벽 1시부터 화요일 밤 12시까지..거진 24시간을 응급실에 있었는데 응급실에선 진짜 의사한번 제대로 본적도 없는 것 같고 간호사가 모든것을 다 하는데 간호사가 몇명 되지도 않는데 그걸 다 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빠서 제대로 봐주지도 못하더라구요.
레지던트가 와서 얘기하는데 계속 레지던트는 바뀌고..한얘기 또하고 또하고.. 
어째뜬 지금 생각해보면 응급실에서의 24시간..저는 잠도 못자고 24시간 혼자서 침대옆을 지켰는데 딱히 조치하는건 없고 4시간에 한번씩 와서 "~씨 일어나보세요" 깨우고 가고 그냥 수액? 바꾸고 그런것만 한것 같아요.
검정색 무슨 희석약을 코에 관 넣어서 흘려보냈는데 그것땜에 폐렴까지 생겼구요.
간호사가 엄마 욕창생긴다고 자세 바꿔주다가 폐에 역류하게 만들었더라구요.

할말은 많지만 응급실 이야기는 넘어가서..

화요일 밤에 중환자실로 옮겼어요.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응급실에선 진짜 일손도 딸리고 의사는 보이지도 않고 아무런 신경을 못써주더라구요. 금방 깰꺼라고 하면서 심각한일 아니라고 간호사랑 레지던트랑 "딥슬립이네 딥슬립" 이러며 킥킥 거리고 가고 -_-;

그래도 중환자실엔 다들 다 상주하고 자주 살펴주니까요..
원래 24시간 안에 깨야하는데 그 이상가면 위험하다고 중환자실에 간거였어요.
중환자실 첫날이라고 보호자 점심시간까지 병원에 있으라고 해서 48시간 잠도 못자고...병원 로비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ㅜㅜ

어째꺼나 또 다음날이 되어.. 중환자실은 낮 12시, 저녁 7시 딱 하루 두번만 20분씩 면회가 되어서요. 수요일 낮 12시에 면회 들어갔더니 불르니까 눈을 겨우 뜨시더라구요. 
못 일어날까봐..너무 걱정되고 계속 눈물나오는거 참고..돌아가실까봐 정말 애태웠는데
그래도 눈이라도 뜨시고 제가 뭐라 말하면 고개를 까딱거리시니 얼마나 다행이였는지요.
그래서 마음 쓸어내리고.. 거진 삼일만에 집에 들어와서 씻고 3시간정도 자다가 다시 저녁 7시에 면회를 갔는데
또 못깨시는거에요. 아무리 불러도 못깨고.........ㅜㅜ 열은 39도까지 계속 올라가고 숨도 잘 못쉬는지 산소호흡기 달고 계시더라구요.
돌아가실까봐 엉엉 울고 그랬어요. 마침 그날 외삼촌 내외분도 면회오셨는데 제가 우는거 보고 외숙모고 엉엉 우시고...
그날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서 얼마나 울었는지..엄마 돌아가실까봐 ㅠㅠ
기도도 하구요...
그리고 목요일 낮 12시에 면회갔는데, 진짜 다행스럽게도 엄마께서 깨신거에요. 눈도 뜨고 말도 어수룩하지만 하시고...
핸드폰도 찾으시고....
그리고 저녁 7시에도 깨셔서 눈도 뜨고 이야기도 하고.. 기억도 멀쩡하시구요. 이제 괜찮구나 다행이다 싶었지요.

오늘은 낮에 미음 한번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전화가와서 미음도 사갔구요. 잘 드시더라구요. 맛있다고 하시구요. 물도 맛있으시데요.
저녁에도 갔더니 기력 많이 좋아지셨고.. 핸드폰 달라고 하시더니 뭐 계산기로 계산도 해보구요


정말 다행이죠. 진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ㅜㅜ


그런데 참 사람이 간사하다고, 살아계시기만 하면 좋겠다 깨어나시기만 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기력을 점점 찾으시니

병원에 서운하고 짜증나는게 어찌나 많아지는지요...

가장 문제는 중환자실이라 화장실에 따로 갈수가 없고 귀저기 채워서 그냥 똥 오줌을 그 침대에서 싸셔야 되거든요.
못 깨어나실때나 아니면 기력이 없을때야 그렇지만
지금 어제 아침부터 오늘까지 2일동안 기력이 멀쩡하신데 대변을 누고 싶어도 제정신에 어떻게 거기서 누워서 싸겠어요.
그러니 대변 누고 싶은데 시원하게 누지는 못하겠고, 계속 참다보니 배가 아파서 계속 찡그리고 배 아프다고 죽을듯이 아파하시네요.
진짜 아무리 귀저기 채워놨다고 하지만, 이제 정신도 멀쩡하고 기력도 어느정도 회복한 사람이 어떻게 누워있는 상태에서 똥을 맘데로 싸겠어요. 그것 자체가 고통이죠.

안그래도 며칠을 생사를 오고간 심정으로 엄마가 깨어나길 기다렸는데, 이제 깨어났는데 배가 아프다고 저렇게 계속 찡그리고 배 욺켜 잡고 하는 모습 보니 너무 안되었더라구요.

간호사한테 말하니까 어쩔수 없다 그냥 누워서 싸라고만 하구요, 주치의랑 면담할려고 저녁에 예약해놨는데 간호사들은 전하지 않은건지 겨우 전화로만 연결해주고 이런얘기 했더니 어쩔수 없이 그냥 귀저기에 누워 싸야한다고 하구요.

지금 깬 이틀동안 다른 치료하는거 하나도 없이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거거든요. 중환자실에서. 
그런데 거기도 간호사들이 바빠서 옆에서 챙겨주는거 하나 없고, 엄마가 물 마시고 싶다고 해서 물 달라고 하게 찾을려면 간호사들이 보이지도 않고. 
점심때 미음 사오라고 해서 사와서 몇수져 드셨는데, 그러면 저녁에도 챙겨드려야 하는데 저녁시간 지났는데도 안챙겨줬는지 제가 7시에 갔더니 엄마가 미음 먹고싶다고 제게 말해서 제가 간호사한테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가져다주구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것도 없이 그냥 회복되기만을 보는 중인데, 대소변도 마음데로 못보니 얼마나 고통스러우시겠어요.

차라리 일반병실로 옮기면 화장실이나 자유롭게 쓰실수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주치의한테 겨우 연결된 전화로 위의 얘기를 했더니 월요일까지는 중환자실에 있어야 된데요. 그때까지 경과를 봐야지 최소 월요일까지 있을수 밖에 없다면서 너무 싸가지 없는 투로 말하더라구요. 

제가 과다 약물복용 되었으니 혹시 나중에 치매로 올수도 있을까봐 걱정된다고 뇌에ct라도 찍어보면 어떠냐고 했더니 지난번엔 찍는다고 하다가 이젠 안찍어도 된다고 그러고.. 이게 맞는 말인지 뭔지..


어째뜬 병원비든 뭐든 그런건 일단 후의 문제이구요..

저는 엄마가 화장실 이용을 못하셔서 너무 배아파 하시고 고통스러워 하시는게 보기 힘들어요.
그리고 그 대학병원...진짜 응급실서부터 중환자실까지 환자 제대로 캐어 못하고 안챙겨주는것 같아서 마음에도 안들고
그런데 몇백...혹은 그 이상까지 병원이 받아갈꺼 생각하니까 열받네요.

지금 안그래도 잘려고 누웠다가.... 복통터져서 다시 일어나.. 컴퓨터 켜서 씁니다 ㅠㅜ

오늘 점심때부터 미음 한번 먹여보자고 말이 나와서 드시게 해볼려고 했는데, 이미 오늘 병원의 점심은 주문이 끝나서 저보고 미음 사오라고 했거든요. 그럼 점심때 먹기 시작했으면 저녁에도 드시게 했어야 했는데 저녁 7시 될때까지 손 놓고 있다가 엄마가 제게 먹고싶다고 말해서 제가 얘기하니 그때서야 가져오고..
이것도 복장 터지구요 ㅠㅠㅠ


중환자실에 입원해있으면 화장실 절대 못가나요? 일반병실로도 안된다..화장실도 안된다..

정신 이제 멀쩡해서 핸드폰으로 복비 계산까지 하는 사람한테 누워서 똥싸라니.. 누가 그게 쉽게 된답니까.

제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던 행동을 바꾸던 어떻게 해야하는건가요?

담당교수는 딱 얼굴 두번 각 30초씩 봤고, 주치의는 그것보다야 많이 봤지만 진짜 껄렁껄렁 말하는데 진짜 너무 예의없고..짜증난 정도로요..ㅠㅜ


이번 일 겪고 나서 병원은 절대 오면 안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폐렴 걸린것도 간호사가 환자가 수면상태에서 자세 조절하다가 희석약품이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어 생긴건데 지네들 잘못이라는 언급은 전혀 없구요..

아무튼 좀 답답합니다. 

그래도 엄마가 깨어나신것만으로 병원이든 모두에게 다 감사하는 마음은 또 따로 있구요...

답답해서 적어봤어요.

현재 나이 32세... 집에 오직 엄마뿐이 없는데 엄마가 제 앞에서 자살기도 하시는거 보고 정말 충격이였고,
병원에 혼자 주구장창 있고 이런 일들 혼자 처리해야한다는게 뭔지 실감하고 세상이 외롭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런 큰 일 겪고 나니까 친척들이나...물론 없는 것 보다야 힘이 되지만 외삼촌(엄마 동생)들에겐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남 일 이더라구요. 
가족이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저는 엄마랑 저 둘 밖에 없으니까..진짜 이제 둘만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려구요..ㅜㅜ

IP : 182.218.xxx.21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3.8.24 3:11 AM (175.204.xxx.223)

    중환자실은 침대밖으로 환자 못나와요
    그냥 침대에서 해결 하라고 하지요
    그리고 정신 차리셨으면 강력히 요구하세요
    일반병실로 보내 달라구요

  • 2. 코스코
    '13.8.24 3:17 AM (75.174.xxx.94)

    에효...
    엄마가 빨리 완쾌하시길...

  • 3. 나무
    '13.8.24 3:23 AM (175.204.xxx.223)

    일반병실로. 내려와도. 한동안은 24시간. 꼭 붙어
    계세요. 정신 차린거. 처럼보여도. 정상
    아니에요. 낙상 하실수. 있으니 케어. 잘하셔야
    하구요.

  • 4. .....
    '13.8.24 3:36 AM (203.248.xxx.70)

    정신 차린거. 처럼보여도. 정상 아니에요. 22222
    위험하니까 위험하다고 하겠죠. 아닌 환자를 일부러 중환자실에 넣어둘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환자 의식이 없고 저런 상태라면 - 열 있고 산소호흡기까지 달았다면서요? - 꼭 응급처치 때문이 아니라도 흡인성 폐렴이나 폐렴 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자살 기도 하신 분이라면 일반 병동이 아니라
    또다시 자살 시도 방지하기 위해서 폐쇄 병동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답답하겠지만 지금 원글님이 말씀하시는건 지엽적인 부분으로 보이는군요.
    아무튼 쾌유를 빕니다.
    (배변 문제는 정 힘드시면 휴대용 변기라도 달라고 하세요. 그 정도는 될겁니다.)

  • 5. ...
    '13.8.24 3:45 AM (182.218.xxx.210)

    열있고 산소 호흡기 단게 그 역류가 일어난 후거든요. 갑자기 열이 오르니까 사진을 찍어보더니 폐렴증세가 있다고 그 약품이 역류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전까진 열이나 산소부족은 없으셨는데...
    네..그리고 아직 정상이 아닐수 있다는 말은 맞는 말씀이세요 의사가 가장 잘 알겠죠.. 배아파 하시고 시원하게 보고 싶은데 못본다고 괴로워 하시니 너무 가슴아파서요...

  • 6. 나무
    '13.8.24 3:45 AM (175.204.xxx.223)

    정신과치료는. 일단 내과치료가. 끝나야.
    시작해요. 일반병동 안보내는건. 폐렴때문에
    그런거 아닐까 싶은데요. 보통은 정신 차리면
    바로 내려 보내거든요.

  • 7. ddd
    '13.8.24 4:32 AM (125.152.xxx.183)

    흠....
    직계가족중 노인환자 3분을 연달아 간병하고 있는 제가 드릴 말씀은 참 많으나 (2분은 돌아가셨구요)
    노인분들 병원 출입하기 시작하면 계속 응급실로 급히 감, 중환자실, 입원실로 옮긴후 퇴원이 무한 반복됩니다.
    그간 응급실과 각종 병실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으나

    긴얘기 짧게 하자면 제가 매번 되뇌이는 좌우명은
    만약 내가 아프게 되면 앓느니 죽자!! 입니다.

    중환자실에서는 소변이고 대변이고 다 무게를 체크하고 소변색, 대변색도 중요시하게 보고
    그런 것들을 혈압등등의 수치와 참고해서 주사약이랑 치료제들을 판단하는 것 때문에
    어쩔수 없이 기저귀에 보라고 하는 거에요.
    일단 병원에 내마음대로 내 발로 가도 가서 겪는 일들과 퇴원은 내맘대로 아니거든요.
    힘들고 답답하셔도 일단은 어머니를 위한 치료와 방침들이라고 믿고 견디시는게 좋아요.

  • 8. 도움되었으면
    '13.8.24 6:23 AM (68.36.xxx.177)

    원글님 많이 힘드시겠어요. 
    갑작스런 일을 혼자서 다 처리하시고 유일하게 의지하던 어머님이 그리 되시니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느낌이셨을 것같아요. 
    환자의 입장도 되어보고 간호사의 입장도 되어본 사람으로서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길지만 적어봅니다. 

    그 병원 의사들, 간호사들이 친절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일손도 모자라는 것도 사실이예요. 그런데 그들도 사람인지라 매일 응급/중환자들과 심적, 경제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보호자들을 수십명씩 바이오리듬을 거슬러가며 대하려니 마냥 친절한 모습은 안된다 싶어요. 물론,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고 그만큼 보수를 많이 받는다고 하면 할 말은 없어요. 
    일단 환자나 진료인 모두 여유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점 말씀드리고 싶고 원글님도 혼자서 들고뛰느라 지쳐서 감정이 날카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란 것도 이해합니다. 

    - 병원마다 배정된 의사마다 다르고 제가 그 자리에서 간호원들의 처치나 여러 상황을 못 봤으니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60세가 넘으신 분이 기한이 지난 수면유도를 다량 취하시고 못 깨어나셔서 응급실에 실려가셨다고 하셨죠.
    그런데 숨은 쉬시고 코를 골았다고 쓰신 것을 보니 혼수상태와 같은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수면유도제가 확실하다면 중추신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수면제와 달리 치명적인 양이 아닌 한 수면상태가 조금 길어지는 것 뿐입니다. 반면 수면제는 호흡, 심박동, 체온에도 영향을 주므로 훨씬 위험하죠)
    일반인들이 보기에 못 깨어나는 것이 곧 의식불명이나 혼수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응급실에서 간호사들이 킥킥거린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딥슬립이라 한 것을 보면 수면 상태일 뿐 다른 바이탈 사인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별 다른 조치가 필요없었을 것이라 짐작되네요. 
    수술시 옆에 있는 마취의를 보면 하는 일이 없어 보입니다. 외과의처럼 메스를 쓰는 것도 아니고 간호사처럼 도구들을 주고받고 하지도 않지만 그 사람은 한눈 팔지 않고 환자의 호흡, 심박동수, 혈압 등을 체크합니다. 그러나 작은 변화가 생기면 바로 조치하죠. 가만히 환자와 모니터만 바라본다고 하는 일 없네라고 비난할 수 없죠. 

    - "거진 24시간을 응급실에 있었는데 응급실에선 진짜 의사한번 제대로 본적도 없는 것 같고 간호사가 모든것을 다 하는데 간호사가 몇명 되지도 않는데 그걸 다 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빠서 제대로 봐주지도 못하더라구요."
    ---> 라고 하셨는데 바로 밑에서는 4시간마다 와서 말 시키고 수액 갈아줬다고 쓰셨네요. 
    '말을 시킨 것'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의식상태, 자극에 대한 반응을 체크하고 등급을 나누는 테스트입니다
    깨어나지 못하시는 모습에 놀라신 원글님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바이탈 문제없고 수면상태라면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 
    왜냐하면 수면유도제를 희석시키는 약도 주입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방법으로 약이 체외로 배설되면 수면상태에서 깨어나실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4시간마다 체크가 적절하다 판단한거죠.
    만약 다리가 부러졌거나 심장이 멈췄다면 4시간마다 확인이 아닌 뭔가 적극적인 조치같아 보이는 치료(지혈, 수혈, 인공호흡, 각종 주사 들)들을 했을겁니다.
    어머님 치료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에 적절한 조치를 했을거란 얘기죠. 

    - "지금 깬 이틀동안 다른 치료하는거 하나도 없이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거거든요. 중환자실에서. 
    그런데 거기도 간호사들이 바빠서 옆에서 챙겨주는거 하나 없고, 엄마가 물 마시고 싶다고 해서 물 달라고 하게 찾을려면 간호사들이 보이지도 않고"
    ---> 중환자실의 목적이 그거예요. 24시간 지켜보는 거요. 물론 기계달아놓고 바이탈 체크하고 매시간 간호사들이 확인하죠. 의사도 정해진 시간에 확인하고 간호사들에게 보고받죠. 
    밑에 "담당교수는 딱 얼굴 두번 각 30초씩 봤고, 주치의는 그것보다야 많이 봤지만..." 이라고 쓰셨네요. 원글님은 24시간동안 20분씩 두번 본 것이 다인데 그것만으로 중환자실에 그냥 넣어놓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봐요. 
    일반병실로 내려가면 24시간 관찰이 없어요. 그러다 일 생겨도 중환자실만큼 민첩한 조치도 따라서 어렵고요. 

    - "정신 이제 멀쩡해서 핸드폰으로 복비 계산까지 하는 사람한테 누워서 똥싸라니.. 누가 그게 쉽게 된답니까."
    ---> 원글님, 어머님은 수면유도제를 드시고 회복 중이세요. 
    감기약 드시고 몽롱하고 나른함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런 약의 부작용 란에 보면 그런 증상 때문에 운전이나 기계조작 시 주의를 요한다고 되어있죠. 내 몸이 내 뜻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특히나 연세드신 분들은 젊은 사람보다 약효가 더 크고 오래 가죠. 그런데 다량 드셨고 깨어나신지 얼마 안되셨기에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서 화장실에 간 후 자리에 앉아 일을 보는 너무나 평범한 과정이 어머님께는 안전하지 않다 판단해서 그런겁니다. 
    화장실 가는 일이 정신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숟가락 들고 전화기 만질 힘 이상의 기력이 필요한 행동이거든요. 
    그리고 윗님 말씀대로 대소변의 양, 색, 형태, 횟수를 체크합니다. 심장, 신장기능과 직결되어있고 약 처방시 고려됩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엉덩이 밑에 받쳐놓고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변기는 사용할 수 있을 듯 한데 한번 물어보세요.

    - 중환자실에서 내보내지 않는 것은 폐렴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연세드신 분들에게 폐렴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가기 쉬운 상태입니다. 바닥에 튀긴 공처럼 생각지도 못한 속도와 방향으로 진전되기도 합니다. 초호화 의료진들에게 관리받고 있는 부자 이건희도 지금 폐렴으로 입원 중이죠. 

    - "제가 과다 약물복용 되었으니 혹시 나중에 치매로 올수도 있을까봐 걱정된다고 뇌에ct라도 찍어보면 어떠냐고 했더니 지난번엔 찍는다고 하다가 이젠 안찍어도 된다고 그러고.. 이게 맞는 말인지 뭔지.."
    ---> 입원하시면 피검사,소변검사 외에도 여러 검사를 통해 체내에 얼마만큼의 약물이 투입되었는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아마도 검사 결과를 볼 때 그리 치명적인 다량흡입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 체외배출도 되고 하니 약물이 뇌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쓰고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환자 혹은 보호자 입장일 때 궁금하던 것을 떠올리며 적어봤어요. 
    원글님께는 병원이나 의료진을 편드는 글처럼 보일 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그쪽 돌아가는 상황이 이렇더라 말씀 드리는거예요. 
    폐렴 발생 부분은 제가 뭐라 할 부분은 아니고 나머지 부분도 원글님께서 겪으신 것과  다른 경우일 수 있지만 참고하셔요. 
    그리고 궁금하신 부분은 귀찮게 여기는 것 같아보여도 끈질기게 물어보시고 답을 받으세요. 
    의료진이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원글님이 볼 수도 있으니까요. 
    어머님도 얼른 쾌차하시길 바라고 원글님도 힘내세요. 

  • 9. 톰포드
    '13.8.24 9:01 AM (39.115.xxx.222)

    물에 빠진 사람 살려놓으니 봇짐내놓으라는게 이런 말이구나...

  • 10. 수면제 다량 복용이면
    '13.8.24 9:08 AM (218.186.xxx.11)

    위세척 후 약 투여와(복용한 약에 따라 다름) 수액공급
    그리고 호흡을 스스로 할수 있는지 확인하는거 밖에 없다고..
    주치의 위세척하고 나면 딱히 볼일 없습니다.

    병원에서 딱히 이상하게 하는거 없어 보여요.
    원글님이 지금 마음이 복잡하고 심란하셔서
    모든일에 예민해지시는거 같아요.

    원글님이 맘을 다잡으셔야 어머님 간호 잘 할수 있을꺼에요.

  • 11. ,,
    '13.8.24 9:46 AM (39.115.xxx.11)

    관찰도 치료의 과정이랍니다..

  • 12. ....
    '13.8.24 10:25 AM (182.218.xxx.210)

    네 리플 감사합니다. 진짜 폐렴때문에 더 있으라고 하는 것 같네요. 항생제 계속 투약한다고 했거든요.
    사실 이것도 엄마가 안깨어나실땐 의식이 있으시면 스스로 뱉어서라도 치료가 빠른데 깨어있지 않으니 치료가 많이 필요하다고 했기때문에 이제 깨셨는데 왜 항생제로만 치료할까...제가 아는 정보가 없이 의사나 간호사한테 듣는 단편적인 이야기로만
    어..그때는 저렇게 이야기 했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얘기하는거지 싶은 의문도 생기고 그런것 같아요.
    사실 보통 이런 사건이 나고 가족중 한사람이 병원에 입원해있으면 나머지 가족들과 밖에서 기다리거나 간호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하는건데
    저는 혼자 있다보니까 이런저런 의문점이나 아니면 진행과정에 대해서 말할사람이 없어서 얘기를 할때도 없고 들을때도 없고 중화시킬 과정이 없어서 더 그런가봐요. 간호사나 주치의가 친절하게 말도 안해주고..
    그래서 누워있는데 갑자기 좀 욱하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쓴 글이라..
    그런데 자세하게, 길게 리플도 남겨주시고..아는 점에 대해서 알려주시고 얘기 듣고 하니까 좋네요.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오늘 식사하실껀가봐요. 틀니 가져오라고 간호사한테 전화왔어요. 이렇게 새벽에 전화오면 혹시나 싶어 받기전부터 걱정되고 하는거 보니 의사 말데로 따라야 겠습니다. 님들의 리플 덕분에 더 안심하고 믿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쾌차 바라는 말씀들도 모두 감사해요~이제 준비하고 면회 가야겠습니다. 일주일동안 몇시간 못잤더니..집에와도 잠이 잘 안들고 일찍깨고 그러더라구요 제 몸이 축날것 같이 힘드네요 ㅜㅜ 그래서 더 날카로운것도 있나봐요..맘 다잡겠습니다..

  • 13. ...
    '13.8.24 12:00 PM (116.121.xxx.25)

    토닥토닥 제가 원글님 엄마처럼 자식한테 짐될까 걱정하는 1인 입니다..ㅠㅠ
    저도 저보다 훨 똑똑하도 사리분별 잘 하는 딸있는데, 제가 너무 몸이 좋지않아서 ]훗날
    울 예쁜 딸에게 짐될까 우울하네요..
    부디 어머님 빨리 회복되셔서 예쁜 원글님 눈에 눈물 흐르지 않게 하시길 정말정말 기도합니다.
    엄마 간병하시면서 힘든일 많겠지만 부디 힘내시고 열심히 간호하세요..원글님 화이팅~

  • 14. ,,,
    '13.8.24 12:30 PM (222.109.xxx.80)

    성격 깔끔하신분은 기저귀에 용변보기 힘들어 하세요.
    변기 달라고 해서 누워서 변기 사용 하세요.
    일어나 앉아도 된다면 원글님이 부축해서 변기에 앉혀서 변 보게 하세요.

  • 15. 소소한기쁨
    '13.8.24 4:33 PM (218.159.xxx.160)

    겪어보니 중환자실은 아무나 가는데가 아니예요.진짜중환자 간호사들이 수시 체크해야하는 환자가 가는곳 이더라구요. 그리고 폐렴 무서운 병이예요. 특히 면역이 약한분 이나 어린이 노인들 한테는 심각한 상황을 일으키기도 하더라구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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