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현병을 앓고 계신 작은 아주버님이 결혼하세요.

camel 조회수 : 12,864
작성일 : 2013-08-22 11:32:47
말 그대로 작은 아주버님이 올해 결혼을 합니다. 아주버님은 조현병을 앓고 계세요. 

뭐랄까, 뭔가 잘된 일이다 싶다가도 한편으론 걱정스럽고 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결혼 2년차 10개월 되어가는 아기를 키우는 아기 엄마에요.

남편이 보기에 아주버님은 20대 초반 병이 와서 거의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병을 앓고 계셨지만 어머님의 종교에 대한 집착때문에 무속신앙에 의지해오다 결국 작년 12월부터 병원 치료를 받고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동안 치료 받지 않고 뭐했냐 하시겠지요. 그간 큰 아주버님은 부모님 상대로 설득 끝에 결국 포기하신 상태이기도 했고 저희 남편은 당시에 결혼도 안한 어린 막내라는 이유로 말도 안통하고 서로 가족이 따로 놀던 시기였다고 해요. 그동안 사기도 많이 당했고 병원에 입원시켰다가 살만 찌고 어머님께 제발 본인 좀 꺼내달라는 아주버님의 모습에 어머님 아버님도 어쩔 수 없이 퇴원 시키기도 하셨고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결혼 하고 부모님이 그토록 원하시던 아기가 태어났고(큰 아주버님 내외 분은 아기가 없으세요. 그래서 어머님 아버님이 더 종교에 집착하셨기도 했구요.) 아기를 낳으며 부모님이 사시는 지역으로 이사 내려오기도 했고, 점차 아주버님을 그대로 두어선 안되겠단 생각에 남편이랑 저랑 서울 있을 때부터 많이 찾아봤어요. 결국 설득 끝에 좋은 병원을 찾았구요.

작년 12월에 한달간 입원 하시곤 그 이후론 통원 치료 하시며 재활센터에 요즘 다니시고요.

참 많이 좋아지셨어요. 원래도 그렇게 증상이 심한 편이 아니시기도 했지만 다행히. 이젠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정말 번듯한 청년의 모습이세요. 40대 초반의 나이에 청년이라 말하기가 우스울 수도 있지만 정말 외모가 번듯하시거든요. 마음도 많이 치유가 되셨고요. 저희 부부가 카페 창업 하느라 직접 인테리어 하고 있는데 이 더운 여름날 말없이 오셔서 공사를 도와주시기도 하고, 저희 부부에게 만큼은 마음을 많이 열어주셨어요.

문제는 어머님이 너무나 지극히도 믿으시는 종교인 것 같아요. 알음알음 알게되셨던 스님이 계시는데 제가 볼땐 무당과 다를 바 없는 분이세요. 물론 저도 직접 뵌 분이고 또 참 좋은 분이시지만 아주버님 안좋으실때도 자꾸만 선을 보게 하시더라고요. 스님이 소개시켜주시는 마음 정말 감사하고 어머님 아버님이 아주버님 장가 보내셔서 마음의 안정도 찾고 좋은 분 만나 가정을 일구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시는 마음 백번 이해도 되지만 저희 부부는 많이 걱정스럽더라구요.

그래도 여태까진 어차피 성사되지 않은 만남이었으니 다행이었어요. 그 중엔 저희 시부모님이 재산이 좀 있으시니 그 재산 보고 상견례도 전에 돈을 요구하셨던 여자분도 있었기도 하니까요.(여자분 어머님이 여자분의 명의로 사용하신 카드빚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지난달에 아주버님이 서울에 가서 선을 본 여자분과 이야기가 잘 되었는지 한번 만나고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시다가 결혼 날짜를 잡으셨다고 해요. 다음주에 상견례 하시구요. 여자분은 직장다니시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계신다고 하구요. 어머님은 이 여자분 어머님과 절에서 몇번 만나셨던 적이 있다고 해요. 아주버님은 아버님 방앗간을 이제 물려받으실 거구요.

전 참 잘된일이다 싶다가도 원래 이렇게 결혼이란게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게 맞는 건지. 그리고 아주버님 아프신 걸 여자분쪽에선 모르는 것 같은데 지금 많이 좋아지셨다 하더라도 앞으로 평생을 병원에서 약을 타서 드셔야 할텐데 서로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걱정이네요. 제가 함부로 왈가왈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아직 시부모님께 어렴풋이 말씀만 드렸는데..

기쁜일이다 싶다가도 마음 한켠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IP : 206.53.xxx.169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고..
    '13.8.22 11:36 AM (121.141.xxx.92)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병을 숨기고 결혼하다니요? 시부모님도, 남편분도, 원글님도 갑갑하시겠네요. 부모님 마음이야 이해가지만 딸 시집보내는 사돈댁은 무슨 날벼락일까요.

  • 2. 샬랄라
    '13.8.22 11:42 AM (218.50.xxx.51)

    님이 그 여자분이라면

    오늘부터 어떤일이 생기길 바랍니까?

  • 3. ,,,
    '13.8.22 11:57 AM (119.71.xxx.179)

    숨겼다면..숨길게 따로있지..정신병을 숨기면 어쩌자는건지...

  • 4. 정신분열증...
    '13.8.22 11:59 AM (66.234.xxx.119)

    결코 숨겨선 안될 병인데... 마음 무거우시겠어요.
    유전병은 아니지만, 취약성은 유전될 수도 있구요.

  • 5. 이런...
    '13.8.22 12:05 PM (121.162.xxx.201)

    정신병은 얘기하고 결혼해야지요.

    숨기고 결혼하면 얼마 안있어 들통날텐데 여자분한테도 못할 짓이지만
    아주버님도 이혼당하면 상처입고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어요.

    남편분이 부모님께 말씀하셔서 모든 사실을 다 밝히고 여자쪽 결정에 맡겨야 합니다.

    전에 같은 회사 다니던 언니가 미국으로 시집갔다가 남편 정신병 알고 이혼하고 6개월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 6. 이런..
    '13.8.22 12:10 PM (121.162.xxx.201)

    참 그리고 질병을 숨기고 결혼했다가 사기결혼으로 고소 당할 수 있어요.

    시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괜히 장가보내려고 욕심부리다 더 큰 것을 잃지 않게 하세요.

  • 7. 조현병
    '13.8.22 12:15 PM (76.113.xxx.172) - 삭제된댓글

    Schizophrenia!!!!!!!!!!!!!! 절대로 숨겨선 안될 병을 숨기고 결혼하다니요?

  • 8.
    '13.8.22 12:17 PM (211.219.xxx.152)

    남편이 시부모님 설득하셔야겠어요
    사기결혼으로 고소될 수 있구요
    이혼이나 송사로 아주버니 병이 확 나빠질 수 있어요
    시부모님이 자식문제로 판단이 흐리신거 같은데 말리셔야해요
    혹여 아이라도 생기고 이혼하면 그 아이 누가 키울건가요?
    그 아이 인생은 누가 책임 집니까
    여자한테도 못할 일이지만 시아주버니한테도 좋을게 하나도 없는데 어쩌자고 그러신데요

  • 9. 자끄라깡
    '13.8.22 12:37 PM (119.192.xxx.13)

    맞아요.고소 당할 수도 있고
    또 아이라도 생기고 이혼하게 되면 그 아이는 누가 돌봅니까.

    어서 알리고 진행을 정지시켜서 숨고르기 해야 합니다.
    호미호 막을 수 있을때 호미로 막아야합니다.
    결홀식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은 틀린 생각이예요.

  • 10. 설마요..
    '13.8.22 12:42 PM (121.133.xxx.214)

    여자분이 아시겠죠. 급작스럽게 진행된다고 하는걸 보니 서로 무슨 합의가 있는게 아닐까요. 며느리인 님에게는 말하기 껄끄러워서 이야기 안한걸수도 있어요. 그게 아니고 정말 속이고 진행하는 거라면 남편이 부모님 설득하셔서 결사적으로 말리셔야죠. 자기 자식 귀하다고 어떻게 남의 자식 인생을 망치려고 하나요. 범죄예요. 이건 ... 님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 11. 지나가다 로그인
    '13.8.22 1:49 PM (121.178.xxx.131)

    정신분열병을 이겨낸 사람들 이라는 다음 카페가 있습니다
    그 카페에 꼭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원글님 한테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대충 읽어 보지 마시고 자세히 읽어 보십시요 꼭 들어가 보세요

  • 12. 원글
    '13.8.22 2:16 PM (206.53.xxx.172)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희 아주버님 많이 건강해지셨다 하더라도 절대 감추어선 안될 문제라는 점 저도 충분히 생각하고 있던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결혼을 서둘러 하나요? 여자분은 나이도 31살 밖에 되지 않으셨다 해요. 곧 직장도 그만두신다고 하고..

  • 13. 원글
    '13.8.22 2:16 PM (206.53.xxx.4)

    서로서로 너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갑작스레 결혼이 진행되는 것도 중간에 스님이 날짜를 잡고 이리저리 휘두르시는 것 같아 전 그것도 걱정스럽네요..

  • 14. ㅂㅅㅈㄷㄴ
    '13.8.22 2:27 PM (180.224.xxx.37)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자가 알면 완전 충격받겠어 ㅇ요 남편을 통해서 잘 얘기해보세요
    심란하시겟지만 한가지 여쭤볼께요

    혹시 어느병원 어떤 선생님에게 진료받았는지요
    주변에 아픈사람이 있어서요

  • 15. 원글
    '13.8.22 2:44 PM (206.53.xxx.171)

    부산 백병원의 선생님이신데 성함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남자분이세요.

  • 16. 글쎄
    '13.8.22 3:41 PM (122.37.xxx.51)

    조현병이 정신병의 하나군요
    첨 알게되네요
    많이 좋아졌다해도 완치도 아니고,,,
    나중에 알게되면 처가에서 가만있겠어요
    이혼감일거같은데...
    배신감은 어떻구요
    안될일이에요 시댁분들 너무 이기적이군요

  • 17. 어머
    '13.8.22 4:08 PM (222.233.xxx.184)

    조현병이 뭔가 했는데 정신분열증 인거에요?
    진짜 큰일낼 사람들 이네요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다른 병도 아니고 정신분열 있는걸 숨기고 결혼 하다니요
    이건 사기죠 사기
    멀쩡한 처자 데려다가 어쩌시려고들

  • 18. 실체가 없다
    '13.8.22 4:50 PM (121.141.xxx.125)

    정신병이란게 쉽지 않아요.
    차라리 암이 낫지. 암세포라는 실체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정신병은... 실체가 없어요.
    그런데 증상은 있고.
    이게 되게 무시무시한거.
    눈에 안보이는게 더 무서운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295 속이 허할땐 뭘먹음 좋을까요?(육식 밀가루 제외) 4 .. 2013/10/11 2,158
306294 이는 어떻게 노화되나요? 2 콕콕 2013/10/11 901
306293 요즘도 딸이라고 낙태하는경우 있나요? 24 2013/10/11 5,808
306292 오늘 당진에 표창원샘 강연회 있어요 1 오늘 2013/10/11 489
306291 집에서 떡볶이 만들때 떡을 어떻게 해야 부드럽고 쫄깃해지나요.... 9 ^^ 2013/10/11 2,528
306290 해외나가서 살고 있는 딸에게 돈 요구하는 친정엄마 24 . 2013/10/11 6,218
306289 母 시신 버리고 부의금만 챙겨 줄행랑 삼남매 '충격' 2 참맛 2013/10/11 2,886
306288 국민은행 인터넷 뱅킹 해킹 사이트 나오네요. dd 2013/10/11 900
306287 조부상인 경우 손녀가 출상이랑 장지까지 가도 되는건가요? 14 2013/10/11 5,093
306286 어제 아프리카 캣츠라는 동물다큐 보신분? 2 울었다 2013/10/11 654
306285 못된 심보...ㅠㅠ 15 수퍼펭귄 2013/10/11 3,135
306284 급질)가계약금 얼마? 5 전세 2013/10/11 3,402
306283 - 44 사리 2013/10/11 8,164
306282 급) 이번 주말 대만 날씨 & 펑리수? 5 minera.. 2013/10/11 1,846
306281 사람같은 개 1 강아지 2013/10/11 1,012
306280 교복 블라우스 인터넷으로 사도 괜찮나요? 8 중1엄마 2013/10/11 925
306279 김밥에 김이 찔겨지지 않게하려면? 9 ㅠㅠ 2013/10/11 1,804
306278 민국이 키가 얼마나 될까요? 4 effs 2013/10/11 1,783
306277 손걸레로 바닥 청소하면 안되는건가? 24 요즘 세대는.. 2013/10/11 5,314
306276 법쪽에 잘 아시는분 계세요 2 궁금 2013/10/11 465
306275 레진비용 원래 이런가요? 6 지미러브 2013/10/11 4,174
306274 바람핀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네요... 15 ... 2013/10/11 8,380
306273 FR David의 Words 들으세요~ 2 추억팝송 2013/10/11 785
306272 신생아를 키우고 있어요 4 육아전쟁 2013/10/11 1,499
306271 덥지 않나요? 지금.... 3 날씨 2013/10/11 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