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일베에 SBS 내부사진 올린 인물, SBS 직원인지 밝혀라”“
일베가 방송국도 점령” 2차례 올려…“경찰 수사 요청 필요”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SBS 방송사고와 관련 21일 “지난 6월 일베에 인증글과 SBS 내부 사진을 올린 ‘스페이스마린’이라는 인물이 정말 SBS 직원인지 알고 싶다”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SBS는 단순히 이번 사건을 ‘실수’라고 사과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이를 위해 경찰 수사를 요청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SBS는 20일 ‘8뉴스’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을 그대로 방송해 파문이 일었다. SBS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사이트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의 합성 이미지 ‘노알라’가 워터마크로 찍힌 도표 사진을 내보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고 욕보이는 보도가 지상파방송에 버젓이 등장하다니 실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적어도 SBS 보도국 차원에서 이번 일을 ‘고의’로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SBS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제작 담당자의 실수”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그 근거는 두 가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스페이스마린’이란 아이디의 회원은 ‘일베’ 게시판에 “SBS내부 인증”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일베는 방송국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원은 SBS 보도국 내부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는 지난 5월 8일에도 방송국 내부 사진과 함께 “촬영저장소 SBS 내부 인증 간다 게이들아”라며 “저격해봐라. 그리고 일베는 방송국도 점령했음을 잊지마라 오유놈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유’는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말한다. ‘스페이스마린’이 올린 사진과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토론방, SNS에 확산되고 있다.
최 의원은 “해당 글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노무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방송사고인척 생방송으로 내달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SBS가 “제작 담당자는 문제의 이미지 컷에 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일부 합성된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컴퓨터 그래픽 제작에 사용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최 의원은 “문제의 그래픽 원본을 보면 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합성된 사실을 제작담당자가 알아채지 못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최 의원은 “문제의 이미지는 일베 회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게시글 ‘일본 방사능의 최근 근황을 정리해보았다’(http://newse.tistory.com/1305)라는 글에 포함되어 있다”며 “이 글에는 SBS뉴스에 사용된 그래픽 외에도 일본사이트에서 인용한 방사능 관련 그래픽이 다수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21일 오전 10시 25분 현재 삭제된 상태다.
최 의원은 “문제는 모든 그래픽마다 하나 같이 문제가 된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워터마크’로 합성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SBS의 해명에 의구심을 보였다.
최 의원은 “SBS의 제작 담당자가 이 글에 게재된 그래픽을 모두 봤다면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합성된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면서 “더구나 보도에 사용된 그래픽의 경우, 보도에서는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얼굴 부위만 조그맣게 등장했지만, 합성된 원본에서는 얼굴 아래 가슴까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어 담당자가 보도에 사용된 부분만 잘라낼 경우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합성되어 있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SBS는 한 점 의혹도 남김 없이 조사해서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아울러 이번 일이 ‘실수’로 밝혀지더라도 재발방지를 위해 데스킹 과정에서 왜 실수를 걸러내지 못했는지 등 보도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책임을 물을 사람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