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때 아빠와 결혼하신 새엄마 밑에서 자랐어요.
아주 어릴때라 기억이 별로 없어
중학교때까지 친엄마인줄 알고 살았는데
제 여동생과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다르고 어릴적 사진에 엄마가 하나도 없어
몹시 의문을 품고 살았었죠.
아버지는 너무도 현명하지 못해 주로 낮동안 엄마와 생활해야하는 저를 생각도 못하고
몹시 저를 두둔하고 엄마를 때리고 해서
엄마한테 많이 맞고 미움당하고 살았구요.
아부지가 엄마한테 그랬다고 해서 제게 애정표현을 하고 살았냐...아뇨. 전혀요 ㅎㅎ
지금도 그렇구요.
스무살때부터 집 나와 살아 거의 왕래없이 살았고
결혼전 몇년은 아예 명절에도 찾아가지 않다가 결혼 일년여전부터 가끔 집에 찾아가기 시작했죠.
구구절절 이야기 하자면 정말 대하소설이 나오겠지만 다 생략하고
지금은 저 시집가서 아기낳고 잘 살아요.
엄마도 연세 드셔서 저 결혼하고는 김치도 주시고 아기 백일때 떡도 해주시고
잘해주시려 노력하시는 편이구요.
그런데 아무래도...아무래도 친할머니 같지 않아요.
이뻐해주시고 궁금해하시지만 음....그 깊지않은 무언가 있네요.
아마 제 동생이 자식을 낳으면 너무나 다를 것 같아요.
지금도 특별한 일 없이는 거의 왕래 없고
제가 먼저 전화를 안하게 되어 아주 가끔 엄마가 전화주세요. 궁금하다고..애기 잘 크고 있냐고.
남편쪽도 시아버지는 너무나 철부지?같은 분이고...ㅜㅜ;;
시어머니는 안계시고 고령의 시할머니가 계시죠.
그러니 양가에 제대로 사랑을 나눠줄 조부모님이 제대로 없는거죠. 제 아기에겐요.
방금도 제 아는 분이 시아버지인데 며느리가 아들을 낳았나봐요.
전체 카톡 보내시고 너무나 기뻐하시고
손주들 곁에 끼고 예뻐하시는 모습을 제가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참 좋아보이고 그러나 부럽고...복잡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제 친구들 카스를 봐도 애기 사진 밑에 달린 친정엄마, 친정아빠 혹은 시가어른들의 댓글들.
너무 보고 싶다..얼른 와요 우리아기...이런 멘트들..ㅠㅠ
아시잖아요.
자식에게 부모못지 않은 사랑을 줄 사람이 조부모님밖에 더 계시겠에요.
게다가 요즘은 조부모님의 영향력이 더욱더 절대적이 되어버린 세상이죠.
하다못해 저는 아프지도 말아야하죠.
엄마가 아프면 아니..만에 하나 잘못되어 제가 세상에 없으면
우리 아기를 키워줄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그래...내가 엄마로서 또 우리 남편이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 아기에게 사랑을 주면 돼.
다른 아이들 조부모님 사랑 받을 몫까지 내가 더 더 많이 사랑해주면 돼...
건강하게 우리아기가 진정한 어른이 될때까지 옆에서 지켜주자..혼자 다독다독 하지만..
한편으론 나도 엄마 아빠 사랑 못받고 자랐는데 이 엄마탓에 우리 자식도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 못받는구나...
정말 속상하고 눈물 납니다. 벌써부터 다른 아기들과 비교되고 사랑받는 부분에서 뒤쳐지는 기분이 들어서...
지금도 글 쓰면서 왈칵하네요.
제 자신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았지만 이게 자식 이야기가 되니 정말 마음이 아립니다.
제 마음 혹시 이해 해 주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