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줌아웃에 사진 올리면서 글을 올리곤 했는데요
오늘은 자게에 올립니다.
사진 올리면서 글도 같이 올리면 너무 길어져서
오늘만 짧게 글 올려요.^^;
저희 삐용이가 지난주 8월 15일 세상에 태어날 날이었어요.
물론 동물병원에서 생년월일을 추정해서 알려주신 거였지만
어찌됐든 8월 15일이 삐용이 탄생일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광복절에 태어났네요.
이름을 삐용이라 하지말고 광복이라 지을 걸.
광복이가 더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 말이에요.ㅎㅎ
안타깝게도 삐용이 생일날 저희는 시골에 늦은 휴가를 떠났어요.
삐용이를 길에서 식구로 맞이하고 처음으로 설에 1박 2일로 떨어져 봤었고
올 4월에는 저만 며칠씩 따로 떨어져 본 경험은 있으나
저나 남편 모두 삐용이만 집에 두고 며칠 집을 비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설에도 그랬고 저만 없었을때도 그랬고 그때 삐용이는 별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서 역시 얘는 숫냥이 답게 표현이 별로 없구나 했구요.
떠나던 날 화장실에 모래도 뽀송하게 새로 깔아두고
옆에 안쓰고 방치했던 수반에 모래 깔아서 화장실 여유분 만들어 뒀고요.
사료도 엄청 부어놨고
물도 넉넉히 준비해 놓고
삐용이한테 인사하고 휴가를 떠났었어요.
역시 삐용이는 사료에만 관심있고 저희가 나가는 건 관심 없었구요.
차에 오르자 마자 남편은 삐용이는 사료 이틀만에 해치울 거라고 하고
저는 그래도 좀 남길거야. 하면서 다녀온 후 삐용이가 어떨지 궁금해하며
휴가를 떠났어요.
화장실, 사료, 물, 밖에 창문도 조금 열어서 환기 가능하게 해놓고 (방충망 되어있고요)
문들도 다 튼튼하게 고정시켜 놓아서 닫힐 염려 없었고
모든게 완벽했어요.
저희 계획은 2박 3일로 다녀오는 거였는데 사정이 생겨 하루 더 있다 왔고요.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려고 하는데
현관 바로 옆 TV뒤에서 삐용이가 얼굴을 내밀면서 울기 시작하는데
지금껏 들어본 삐용이의 울음소리와는 전혀 다른
정말이지 통곡을 하면서 울어 대더라고요.
휴가를 시골로 다녀온터라 이것저것 짐이 많아서 남편이 차에서 짐을 옮겨오고 있었고
저는 삐용이에게 인사하고 달래주려고 집 안에 있었는데
어찌나 통곡을 하면서 우는지 바로 옆집 아주머니가
엄마, 아빠가 왔다고 그리 우나 보다고...
정말 저희가 집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기괴한 소리로 통곡을 하면서 울어대는데
그렇다고 와락 안기거나 부벼대거나 이런 건 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통곡하면서 울어대요.ㅎㅎ
옆집 아주머니께 혹시 다른 날에도 울었냐 여쭈었더니 그동안엔 울음소리도 전혀 안나고
저희도 조용하고 그래서 삐용이 데리고 어디 갔나보다. 하셨대요.
헌데 엄마, 아빠 왔다고 세상에 저렇게 울어댄다고...
삐용이는 그후 한참 만에야 진정을 하고 여유를 찾았고
저희는 짐 옮기고 전 도착하고서 바로 삐용이 화장실 치워주는데
원래 화장실에는 맛동산이 엄청 나고. 감자도 몇개 만들어 뒀고요.
여유분 화장실에는 재미있게도 감자만 따로 만들어 놨네요.
그래도 맛동산은 원래 화장실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여유분 화장실에는
감자만 만들어 놓고. 모래는 사방에 뿌려대놓고.
사료는 좀 남겨뒀고요.
안아주면서 삐용이 혼자 놔두고 가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달래주니
뭐라고 뭐라고 울어대고요.ㅎㅎ
아직도 현관문 열고 발 들여놓자 울어대던 삐용이의 통곡 소리가 잊혀지질 않네요.
울음소리를 뭐라 표현하기도 힘들고요.ㅎㅎ
다음달 추석엔 좀 나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