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삐용이(고양이) 글 오랫만에 자게에 올립니다.

삐용엄마 조회수 : 1,558
작성일 : 2013-08-20 14:08:43

줌인 줌아웃에 사진 올리면서 글을 올리곤 했는데요

오늘은 자게에 올립니다.

사진 올리면서 글도 같이 올리면 너무 길어져서

오늘만 짧게 글 올려요.^^;

 

저희 삐용이가 지난주 8월 15일 세상에 태어날 날이었어요.

물론 동물병원에서 생년월일을 추정해서 알려주신 거였지만

어찌됐든 8월 15일이 삐용이 탄생일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광복절에 태어났네요.

이름을 삐용이라 하지말고 광복이라 지을 걸.   

광복이가 더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 말이에요.ㅎㅎ

 

안타깝게도 삐용이 생일날 저희는 시골에 늦은 휴가를 떠났어요.

삐용이를 길에서 식구로 맞이하고 처음으로 설에 1박 2일로 떨어져 봤었고

올 4월에는 저만 며칠씩 따로 떨어져 본 경험은 있으나

저나 남편 모두 삐용이만 집에 두고 며칠 집을 비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설에도 그랬고 저만 없었을때도 그랬고 그때 삐용이는 별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서 역시 얘는 숫냥이 답게 표현이 별로 없구나 했구요.

 

떠나던 날  화장실에 모래도 뽀송하게 새로 깔아두고

옆에 안쓰고 방치했던 수반에  모래 깔아서 화장실 여유분 만들어 뒀고요.

 

사료도 엄청 부어놨고

물도 넉넉히 준비해 놓고

삐용이한테 인사하고 휴가를 떠났었어요.

 

역시 삐용이는 사료에만 관심있고 저희가 나가는 건 관심 없었구요.

차에 오르자 마자 남편은 삐용이는 사료 이틀만에 해치울 거라고 하고

저는 그래도 좀 남길거야.  하면서 다녀온 후 삐용이가 어떨지 궁금해하며

휴가를 떠났어요.

 

 

화장실,  사료,  물,  밖에 창문도 조금 열어서 환기 가능하게 해놓고 (방충망 되어있고요)

문들도 다 튼튼하게 고정시켜 놓아서 닫힐 염려 없었고

모든게 완벽했어요.

저희 계획은 2박 3일로 다녀오는 거였는데 사정이 생겨 하루 더 있다 왔고요.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려고 하는데

현관 바로 옆 TV뒤에서 삐용이가 얼굴을 내밀면서 울기 시작하는데

지금껏 들어본 삐용이의 울음소리와는 전혀 다른

정말이지 통곡을 하면서 울어 대더라고요.

 

휴가를 시골로 다녀온터라 이것저것 짐이 많아서 남편이 차에서 짐을 옮겨오고 있었고

저는 삐용이에게 인사하고 달래주려고 집 안에 있었는데

어찌나 통곡을 하면서 우는지  바로 옆집 아주머니가 

엄마, 아빠가 왔다고 그리 우나 보다고...

 

정말 저희가 집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기괴한 소리로 통곡을 하면서 울어대는데

그렇다고 와락 안기거나 부벼대거나 이런 건 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통곡하면서 울어대요.ㅎㅎ

 

옆집 아주머니께 혹시 다른 날에도 울었냐 여쭈었더니  그동안엔 울음소리도 전혀 안나고

저희도 조용하고 그래서 삐용이 데리고 어디 갔나보다. 하셨대요.

헌데 엄마, 아빠 왔다고 세상에 저렇게 울어댄다고...

 

 

삐용이는 그후 한참 만에야 진정을 하고 여유를 찾았고

저희는 짐 옮기고 전 도착하고서 바로 삐용이 화장실 치워주는데

원래 화장실에는 맛동산이 엄청 나고.  감자도 몇개 만들어 뒀고요.

여유분 화장실에는 재미있게도 감자만 따로 만들어 놨네요.

 

그래도 맛동산은 원래 화장실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여유분 화장실에는

감자만 만들어 놓고.  모래는 사방에 뿌려대놓고.

사료는 좀 남겨뒀고요.

 

 

안아주면서 삐용이 혼자 놔두고 가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달래주니

뭐라고 뭐라고 울어대고요.ㅎㅎ

 

 

아직도 현관문 열고 발 들여놓자 울어대던 삐용이의 통곡 소리가 잊혀지질 않네요.

울음소리를 뭐라 표현하기도 힘들고요.ㅎㅎ

 

 

다음달 추석엔 좀 나을런지.

IP : 58.78.xxx.62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3.8.20 2:16 PM (14.37.xxx.248)

    삐용이.. 그동안 엄마 아빠 없어서 서러웠나보네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늘 곁에 있던 가족이 없으면..외롭겠지요..
    그나저나 통곡이라니. 삐용이 사람 다 되었네요.. ㅎㅎ

  • 2. 아악
    '13.8.20 2:17 PM (58.237.xxx.199)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여워요.
    울 딸들이 삐용이 팬이에요.
    시간나실때 사진 부탁드려요.

  • 3. 용가리
    '13.8.20 2:18 PM (121.139.xxx.181)

    아고...감동적인 글이세요...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버려진줄 안건 아닌지...ㅠㅠ
    눈물은 혹시 안흘렸나 궁금하네요...

  • 4. ...
    '13.8.20 2:21 PM (61.74.xxx.243)

    존재의 관계속에서 본인의 입지를 드디어 파악한듯.. 엄마아빠가 없으니 밥먹고 물먹고 이게 다가 아니구나. 혼자있으니 외롭기도 하구나.. 이런걸 깨달은듯해요.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매일 삐용엄니 글 읽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삐용이는 참 팔자좋은 고양이~. 부모의 폭풍사랑속에서 혼자 잘난척하다가, 이번에는 좀 느끼는게 많았을듯...ㅋ.

  • 5. ㅋㅋㅋ
    '13.8.20 2:21 PM (14.43.xxx.160)

    오랫만에 삐용이 글이네요.

    종종 올려 주세요.

  • 6. 냥낭
    '13.8.20 2:24 PM (223.62.xxx.33)

    진짜 귀여워요 그래도 삐용이는 진짜 불안했을 꺼예요 놀라고..
    많이 예뻐해주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감사해요 글읽을때마다 따뜻하고 미소짓게 해주셔서요

  • 7. 삐용이 소식 맨날 기다려요.
    '13.8.20 2:30 PM (119.197.xxx.71)

    삐용이가 많이 서러웠나봐요.
    냥이들 다저래요.
    이번 추석 길지않나요? 주변에 누가 좀 들러서 한번씩 들러봐주면 좋을텐데

  • 8. 라마나
    '13.8.20 2:32 PM (125.237.xxx.169)

    아휴... 짠해라. 처음이라 많이 놀랬나 보네요. 우리 고양이들도 저 돌아오면 처음엔 화가 나서 본척도 안하고 일부러 저 보라고 고개 홱- 돌려요. 그것도 오래 못가고 오분 후부터 그렇게 통곡을 하더라구요. 돌아와서 한 삼일은 샤워도 혼자 못하고 화장실 문 열어놓고 해야 해요. 안그러면 또 어디간줄 알고 더 통곡해서...^^;; 삐용이글 늘 즐겁게 읽고 있어요. 자주 올려주세요~

  • 9. 울리
    '13.8.20 2:35 PM (175.195.xxx.201)

    저도 냥이맘이에요.
    글을 읽으니 괜히 눈물이 나네요.

    딱 하루밤 울 공주냥이 두고 시댁갔다 온적있는데 다음날 깜깜한 집에 들어오면서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지
    미안했네요.말은 하고 갔지만 알아들었을런지 알수없고 불꺼진 밤이 얼마나 길었을런지...

    저희는 경기도 살면서 시댁인 강원도속초갈때마다 데리고 다녀요.이박삼일 삼박사일 휴가때 명절때마다.

    삐용이 엄마아빠 오셔서 얼마나 안심됬을까요.

  • 10. 삐용엄마
    '13.8.20 2:48 PM (58.78.xxx.62)

    글을 연속 작성이 힘들다 보니 일단 자게에 삐용이 소식 올려두고
    줌인줌아웃에서 사진 작업 하고 왔답니다.^^;

    정말 대성통곡을 하더라고요. 기괴한 소리로 엄청 크게 울어대는데 오죽하면 옆집에서
    엄마, 아빠 왔다고 운다고 할 정도니까요.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소리로 그렇게나 울어대고 한참을요.

    눈물은 흘리지 않았어요. 한참 울고 진정이 좀 된 다음에야 은근히 절 졸졸 따라다리더라고요.
    안방으로 가면 안방으로 졸졸.
    작은방으로 가면 작은방으로 졸졸.

    근데 다음날 되니까 평상시대로 행동하고요.ㅎㅎ

    이번 추석이 길다고는 하지만 저희 남편은 딱 연휴만 쉴 수 있는터라
    명절이 아무리 길어도 저흰 3일 이랍니다.^^;

  • 11. 세상에..
    '13.8.20 3:22 PM (14.37.xxx.248)

    엄마 아빠가 없는 3일간 이곳저곳 엄청 찾아다녔나봅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순간 당황하고.. 나름 충격받았나봐요..
    많이 달래주세요

  • 12. 김나오
    '13.8.20 3:54 PM (118.33.xxx.104)

    제가 그 울음을 뱃속부터 끌어올려서 우어엉 우어엉 한다고 표현하는데-_-;;;;; 냐아냐옹? 이런 가늘가늘한 울음소리가 아니고 몸통이 울리는 울음소리 아니던가요??

    삐용이 외로웠나봐요^^
    짠해서 제가 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추석때 동네 가까운분이 하루에 한번정도 들여다봐줄 지인분 안계시려나요?
    전 두녀석이라 집 비워도 그리 서럽겐 안울던데 에고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며 말해주세요.
    혼자 외롭게 기다리게해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정말정말 사랑한다고 하면 애들도 표정이 스르륵 풀리더라구요:)

  • 13. 덥썩
    '13.8.20 4:58 PM (1.246.xxx.6)

    먼저 삐용이 생일 축하해요*^^*
    에구 딱해라 ㅠㅠ
    삐용이 아버님 연휴 짧은게 고맙네요ㅠㅠ 죄송합니다;;;

  • 14. 냥이는 무섭지만
    '13.8.20 5:54 PM (59.17.xxx.5)

    평생은 꼭 한번 키우고픈데 용기가 안나는 애견맘인데 감자하구 맛동산은? 감자가 응아구 맛동산이 소변 맞나요? 삐용이 소식 간간히 알고 있는데 이번 휴가때 고생이 많았군요!

  • 15. 삐용엄마
    '13.8.20 8:41 PM (58.78.xxx.62)

    김나오님 맞아요. 그냥 평상시의 냐옹 소리가 절대 아니고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뱃속부터 끌어올린 진짜 요상한 통곡을 하더라고요.
    정말 놀랬어요. 소리가..

    냥이는 무섭지만님 감자가 소변이고요. ^^; 소변보면 모래가 뭉쳐져서 감자 모양처럼 동글게 나와요.
    그리고 맛동산이 큰거에요.ㅎㅎ

  • 16. 여름
    '13.8.21 2:42 AM (182.172.xxx.207)

    애들이랑 똑같죠. 제 풀에 신나서 놀다가 뒤 돌아보니 엄마아빠가 없고 나 혼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3714 여러분이라면....어떻게 하시겠어요?>.. 4 소심 2013/10/30 755
313713 회사에서 "야~"라고 부른다면 9 헉....... 2013/10/30 1,437
313712 그럼 고난이도의 문법책은 뭔가요? 2 그럼 2013/10/30 1,085
313711 한복올림머리와 메이크업 3 미용실 2013/10/30 2,772
313710 남들 다 알지만 나는 몰랐던 칫솔질 36 치카치카 2013/10/30 15,477
313709 펀드 환매했어요 8 ,,,, 2013/10/30 2,489
313708 티비 지금 세일 하나요? 코스트코 2013/10/30 462
313707 노벨경제학상 사전트 서울대 교수, 창조경제 설명 듣더니 “불쉿(.. 6 세우실 2013/10/30 1,330
313706 이번주 인간극장 보시는 분이요~ 12 인간극장 2013/10/30 5,397
313705 정자역에서 인덕원역까지 택시타면 몇분이나 걸릴까요 6 . 2013/10/30 1,112
313704 에어퍼프 파란색 요즘 할인행사하는곳 있나요?? 1 퍼프 2013/10/30 476
313703 밍크의 인생 1 --- 2013/10/30 947
313702 주식하는데 증권사를 바꾸고 싶은데요. 5 ... 2013/10/30 1,773
313701 안도 다다오 건축 직접 보신 분!!! 16 집짓기 2013/10/30 2,193
313700 건강검진 위내시경 용종 제거.. 4 위내시경 2013/10/30 9,688
313699 만두소 만들때 돼지고기대신... 6 햇볕쬐자. 2013/10/30 1,322
313698 김장김치 양념 14 김장김치 양.. 2013/10/30 3,533
313697 내이웃의아내 김유석씨 매력있네요 7 꼬꼬마 2013/10/30 2,549
313696 사돈간에 안부전화하나요? 7 123 2013/10/30 2,857
313695 40대 계모, 8살 딸 때려 숨지게 해 3 ........ 2013/10/30 1,097
313694 추한 중년의 모습이란 어제 본 풍경 10 추하다 2013/10/30 3,094
313693 초6 남학생 공부량이나 컴이나 폰 어느정도 하나요? 5 딴집 아이들.. 2013/10/30 783
313692 장례식장에 꼭 검은 양복 입고 가야만 하는 건 아니죠? 7 fdhdhf.. 2013/10/30 6,904
313691 쥐 쫓아내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ㅠㅠㅠ 3 공포 2013/10/30 2,451
313690 돈 문제.. 정확하지 않는 사람 참 싫네요. 9 2013/10/30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