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싱글녀에요 대학 친구 셋이 집도 가깝고 코드도 맞아서 자주 어울리고 여행도 다니곤해요
그중 한 친구 얘기인데요 이 친구는 매사 진지한걸 안 좋아하고 가볍게 농담 따먹기를 즐겨요
전 좀 진지한 편이고 농담류 안좋아하고 영화나 책 이런걸 좋아라하지만 친구가 원치 않아 가볍게 만나곤해요
이 친구가 진지할땐 직장생활 얘기인데 늘 똑같은 얘기를 세번씩 반복해서 하곤해요 스트레스가 심해서인지 본인이 얘기한걸 까맣게 모르더라구요 무안할까봐 처음 듣는 것처럼 들어줘요 같은 얘기 다섯번 들은 적 있는데.. 표정관리 안되어서 혼 났어요
그외에는 딴지걸기 우스운 얘기로 적당히 웃으며 만나요
근데 가끔 이 친구가 저에게 농담이라고 던지는 말들이 전 상처가 돼요
여느때처럼 단체채팅하며 하는데 음악프로 보다 제가 저런 남자랑 결혼하고싶다 ㅋㅋ 남자는 얼굴보다 몸이다 늙었나봐 했더니
1. 그런 남자는 이쁜 여자 좋아해 / 걱정마셩 사랑에 빠지면 이뻐져
2. 더 이뻐야해 / 연애하면 이뻐진다니까
3. 네 남친들 그런 남자 없었잖아 / 내겐 다 그 이상이었어 이땐 왜 헤어진 남친들 얘기가 나오는지 기분이 좀 상했어요 저도 욱해서 작정하면 꽂힌 남자 잘 꼬시니까 걱정마라 했어요
4. 난 그냥 솔직히 말한거야 / 농담이라기엔 지나치다 예전 남친까지 나오고
5. 단지 객관적으로 그런 남자는 넘 꼬시기 어렵다는거야 라더군요 / 헐 농담이라도 기분별로다 구분도 안가고
6. 진짜 농담한건데 어디 너 무서워서 농담하겠니 /ㅡㅡ
참고로 이 친구는 참 많이 외모를 중요시하구요 남눈 의식을 많이 해요 그래서인지 모태솔로구요 전 그냥 평범해요 외모보다는 코드 인성 마인드를 많이 보는 편이고 외모는 중요시 하지 않아요 전 다섯명정도 연애하고 만나고.. 남친은 같이 어울리진 않아도 인사들은 다 했어요
전 대학때는 꾸미는거 관심도 많고 이쁘장한 편이라 데쉬도 많이 받는 편이었어요 대학 남친을 보고도
1.왜 너같은 애가 그런 애를 만나냐 /ㅡㅡ
2.네 남친은 머슴이냐
동기라 친구인데도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친구들 앞에서는 좀 카리스마있고 털털한 편이라 애교있는 모습 이런걸 모르긴해요 저도 남친 앞에서는 가끔 애교도 부리고 여성스러운 편이에요 데이트 비용도 얻어 먹는거 안편해서 5:5는 아니더라도 6:4 이정도는 쓰는게 편해요
일하기 시작하곤 전 일이 너무 바빠 꾸미는것보다 일에 올인했어요 휴일에 서점 가면서 친구 만나기로 해서 편하게 운동화에 트레이닝 복으로 나갔어요 또 다른 친구는 워낙 꾸미는거 관심없고 털털해요
1. 너희 옷차림이 이게 뭐냐 (경기도 까페거리같은데에요) / 동네라 편하게 왔는데..
2. 여기 번화가이다 / (저희 둘은 강남쪽이 직장이고 그 친구는 거기가 집앞이고 직장도 근처에요) 전 강남도 비비만 바르고 간다 다른친구는 운동도 회사근처로 다녀 난 가끔 생얼로도 가 그랬더니
3. 점원이나 사람들이 너희 무시할까봐 그런다 / 무시 받은 적도 없고 설사 그런다 한들 그사람 인격이 그정도 인거지 신경안쓴다
4. 솔직히 같이 다니기 좀 챙피하다
이때 정말 놀랐어요.. 남눈 의식 많이 하는건 알았지만 우리가 챙피할 정도인가 싶고
저 사회생활 초기에는 일이 너무 바쁜대신 연봉도 괜찮은 편이라 휴식취하는 대신 명품가방이나 옷 신발 많이 사들였었어요
일적으로 만나거나 필요한 자리에는 적당히 꾸미고 맞춰 입지만 편한 친구들 만날때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그 친구는 집앞 나와도 풀메이컵에 정장 힐을 신고 나오는 편이긴해요
몇해전 휴가에 유럽 여행 가봤더니 인생관이 많이 바꼈어요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하구나 싶기도 하고 가방 이런것들 부질없구나 했어요 일에 빠져 일중독이었던 것도 돈이나 연봉보다는 삶을 즐기며 살자 싶었어요
1.넌 살만 빼면 되는데 왜 다이어트 안하냐 / 외면보다는 내면이 중요해
2. 남들은 그렇게 생각안해 / 남들 생각 안중요해 난 지금도 행복해
한심한 얼굴이더라구요 물론 대학때보다 살이 많이 찌긴 했어요 체력도 딸리고 게흘러진 점도 있어요
친구는 여전히 날씬한 편이에요
근데 이젠 이 친구 말들이 곱게 안들려요
유독 저에게만 저런 말들을 쏟아내요 제가 젤 편하고 그래서 농담하는 거라 하는데 전 가치관 차이가 커서인지 불편해요
정색하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 안간다 그리고 상처다 하니 이젠 안그런다 하고 미안하다 하더니 그때뿐이에요
엊그제 그 연예인 일로 제가 그런말 기분 안좋다 난 너가 이쁘다 해주는데 넌 왜 내가 못생겼다 못 만난다 그러냐 했더니 100% 농담이었데요
못생긴애한테 못생겼다 말하는건 욕이지만 넌 우리중에 이쁜편이고 연애도 해볼만큼 해봐서 기분 나빠할줄 정말 몰랐다 하더라구요
제가 농담이란건 서로 웃고 즐기는 거지 상대방 기분 상하게 하는건 농담이 아니다 했어요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계속 너가 이러는거 나도 짜증난다며 그만하자길래 알았다 그래 그만하자 했어요 자존심 센 편이기도 하고 자기 위주도 좀 있는 애라 더 싸우고 싶지 않았어요
근데요 저 많이 속상해요 왜 저한테 유독 기분 나쁘게 하는지 농담 안 좋아하는거 알면서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객관적으로 이친구 얼굴도 이쁘장하고 직업도 좋고 집도 여유있는 편이에요 의리도 있는 편이구요
다만 외모 중시하고 자기 생각을 남에가 강요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좋은 애인데 거리를 둬야 하는건지 마음이 힘들어요 가끔은 집에 오면 기분이 다운되기도 하구요 ㅠㅠ
이 친구랑 좋게 지내고 싶은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