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점 같다가 하루키의 신작이 일사분란하게 배열돼 있는 걸 보니...
글쎄요..전 상실의 시대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책 이후로 좀 의도적으로 멀리했어요.
당시 입에 거품 물고 찬양해대는 친구들의 현학적 해석에 지친 것도 있고,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이 주는 은근 강요된 유혹도 싫었구요.
아마 순순 문학적 가치보다는 스토리 사이사이 등장하는 하루키의 안목과 취향에 매혹되는 건 아닌지...
상당히 무심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서술하죠.
음악, 미술, 음식...문화의 요체라 할 수 있는 구색을 기본 교양으로 가지고 평범히 풀어내는
이상주의자...여기서 그치면 겉멋 든 허세 작가라 치부될 법한데 제법 인간을 아주 시크하게 해부하죠.
좋은 문구라고 친구가 보내준 글귀를 보곤 어?...하루키 거였어 이 글이?...
그렇게 감동하면서도 아직까지 손이 안 갑니다.
예전 김영하라는 작가가 하루키를 한때 질투했었다네요..
전 김영하가 더 뛰어나다고 보는데...ㅠㅠ
친구의 어거지 선물로 받은 이번 신작...
선인세 10억을 받았다는 그 신작...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듯한 긴 제목의 그 신작...
제 책상에 당당히 누워있습니다.
눈길 한번 안 주는데도 세련된 표지가 거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