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남자아이가 이번 방학에 한 일이예요.
1. 아침 7시반에 일어나 8시에 수영수업.
1주일에 4번씩 1달여 다니면서 자유형 완성(애초에 숨쉬기가 안되었어요), 배영, 평영까지 떼었어요.
2. 수영 끝나고 오면 9시반. 아침 먹고 피아노 선생님 오셔서 매일 10시부터 11시까지 피아노 했어요.
방학 한달 동안 바이엘 4권 거진 끝났어요. 끝에 대여섯곡 남았나..? 이제 이번주에 체르니 100 들어가요.
3. 영어학원 매일 갔어요. 토요일까지.
수업도 일주일에 두시간씩 하긴 하는데, 주로 책 읽고 써머리 연습하는 학원이예요.
책 읽기 엄청 싫어하고 써머리라고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라 저혼자 가르칠 엄두가 안나서 등록했는데
애가 예상 외로 너무 좋아하면서 토요일까지 방학 내내 하루도 안빼먹고 다녔어요.
도시락 싸가서 까 먹으면서 하루에 너댓시간씩.. 길게는 여섯시간 있다 오고 하면서
매직트리하우스 48권을 다 읽고 퀴즈풀고 써머리 하면서 작문실력도 많이 향상되었어요. 독해력도 좋아져서 책 읽는 속도도 현저하게 빨라졌구요...예전엔 책 읽는 거 보면, 저렇게 읽다간 앞에 읽은 건 다시 읽어야겠다 싶었거든요..
4. 그리고 집에 오면 저녁무렵 되는데요,
형아누나 공부하면 그 옆에서 일기 쓰고, 책 읽고 독후감도 쓰고.. 좋아하는 수학 문제집도 좀 풀리구요.
저녁에는 쉬엄쉬엄 하고 놀다 재웠어요.
수영, 피아노 모두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다행이었고,
책읽는 학원도 의외로 좋아해 주어서
방학 내내 이렇게 꽉 짜인 루틴을 즐겁게 따라 준 것이 참 대견스러워요.
제가 가는 다른 싸이트에 보니 어떤 분이 중 1짜리 아들이 방학에 한 일 올리셨던데,
저도 생각해 보니 방학내 한번도 떼쓰지 않고 즐거워 하며 따라준 아이가 고맙고 대견하고 해서 한번 써 봤어요.
아기라고 생각했는데 다 컸나봐요. 틈만 나면 뛰어 노는 거 보면서, 언제 의젓하게 앉아서 책 읽냐..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