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 없는 기혼 직장여성입니다.
직장 경력이 길어지다보니 수많은 후배들의 임신을 경험하였습니다.
저도 가임기 여성이고, 2차례 유산을 하긴 했으나 임신경험이 없던 사람도 아니기에 힘듦의 정도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나
최근에는 일방적인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요구 받다보니 관리자 입장에서 마음이 좀 상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업무 특수성 때문에 고정적인 야근이 많은 직종이고, 그에 따라 일정부분 야근수당이 연봉에 책정되어 선포함 됩니다.
굳이 비중을 나누자면, 업무시간에 하는일과 업무 시간 외 하는 일의 비중이 5:5 혹은 4:6 그 이상 정도입니다.
그러니 야근을 하지 않으면 반쪽자리 직원도 되지 못하는 특수한 구조입니다.
이러한 업무의 특수성을 몇년 째 경험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직원들조차 노동법을 거론하며 임신을 안 즉시 야근 제외를 요청합니다.
그러면 제안을 합니다.
힘든 건 알지만 초기가 지나서 좀 안정된 몇 달 만이라도 업무시간을 조정해 오전 11시 혹은 오후 1시에 근무를 시작해
업무를 진행하면 안되겠냐고...
하지만 모두들 거절합니다. 회사 다니기 너무들 힘들답니다.
그렇다면 업무시간에 집중을 할까요?? 많은 시간을 여직원 휴게실에서 보내거나, 출산/육아사이트를 보며 보냅니다.
그동안 수많은 임신한 직원들을 보아왔지만, 최근 들어 업무자세가 흐트러진 직원들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직장 내 임신한 여성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씀하신다면 네~ 맞습니다.
그러나 남아서 대직해야하는 직원들에겐 출산은 개인의 축복일 뿐 타인의 경사는 아닙니다.
대직자를 제대로 뽑아주지 않는 회사와 사회적 구조가 문제다라고 말씀하신다면 네~맞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은행처럼 인원이 많은 구조가 아니고, 특히나 업무적인 특수성이 있는 회사에선 그 일을 대체할 만한
여유인력이 많지 않고 그게 쉽사리 바뀔 구조가 아니라는데서 사회적 구조만 탓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관리자가 되어 들어보면, 이래서 여직원들은 뽑기 어렵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듣게 되고
저도 여직원이기 때문에 제일 듣기 싫은 얘기입니다.
임신한 여직원의 권리와 배려 사이에서 오늘도 고민하다보니 주책맞게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회사도 직원을 최대한 배려하고, 직원도 회사를 조금이나마 배려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