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위로를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렇게 그 아짐과 헤어지고 나서 집에 들어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화를 많이 하더라구요.
제가 받지 않으니까 문자로 "인생 그리 살지 마세요"라고 했네요.
그 문자 보고 저도 욱해서 전화를 할까말까 하다가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어서 문자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라구요.
받았어요.
더운데 애들 데리고 다니기 얼마나 힘들어 죽겠었는데 시원한 물한잔은 못줄지언정
줬던 실까지 뺐냐는등 그러네요.
저도 사악한 성격이어서 내가 제발 받아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갖겠다고 온 것은 댁사정이고
내 실 다른 사람이 못쓸정도의 허접한 실도 아니었고 그런 실 받으려면 시원한 물한잔은
댁이 나한테 줘야 하는거 아니었냐? 그런거 받을 생각도 없었고 나는 그저 나 대신 잘 쓴다면
그것으로 족했는데 정작 그 실 댁은 그렇게 필요한 것 같지 않았다. 실이 정말로 필요했다면 나한테
그런짓 못했다, 앞으로 계속 전화폭격 할거면 지역카페에 댁 아이디랑 전화번호 공개해서 드림받는데
지장있게 할 생각인데 알아서 처신해라라고 말하고 끊어버렸네요.
실은 정작 필요한 분들에게 갔어요.
월요일 관리사무실에 물어볼게 있어서 전화했는데 생각해보니 아파트 노인정이 있길래 혹시 거기에
뜨개질 하시는 할머니들 계신지 계시다면 집에 뜨다 남은 실들이 라면박스 2개 정도 있는데 드리고 싶으니
알아봐 달라고 말했는데 바로 연락이 오더라구요. 실이 필요한 할머니가 계신다고..
실을 관리실에 맡겼는데 그 다음날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어요.
할머니 두분이 나누셨는데 그냥 받기 미안하시다고 저한테 시원한 거라도 멕이시고 싶다고 연락처 알려달라고
하셨다는데 관리실에서는 알려줄 수 없으니 저에게 전화를 한 거에요.
저도 절대 알려드리지 말라고....잘만 써주시면 그걸로 됐다고....했는데 다시 몇시간 있다가 또 전화가 온거에요.
집에 들어가실때 관리실 들러 달라고...
혹시 할머니들 계신거 아니냐니까 절대 아니니까 그냥 들러달라고...
갔더니 냉장고에서 복숭아 한봉지하고 페트병 주스를 주시는 거에요.
왠거냐고 하니까 할머니들이 연락처를 알 수 없으니까 저한테 전해달라고 하셨대요.
그냥 받기 정말 미안하시다고...완전 감동이었어요...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할머니들 완전 감동이었어요...어차피 저는 쓰지 않는거 드린 거였는데...새 실을 드린 것도 아니었는데...
오히려 애들 델고 와서 짜증나게 굴었던 그 아짐이 고맙기까지 했어요.
그렇게 제가 실을 도로 뺐을 만큼의 행동을 했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분들에게 갈 수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