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 인문대학의 커리큘럼은
한 학기에 과목당 20권 이상의 책을 숙독하도록 요구한다.
또 각각의 주제를 학생 자신의 관점이 들어간 보고서로 완성할 수 있도록
연구의 깊이와 넓이를 중요시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하`버`드대 철학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하`버`드대의 경우 보통 50명 이상이 수강하는 강의는 렉처(Lecture),
그 이하는 세미나(Seminar)로 구분된다.
세미나에서는 토론과 발표 등 학생 각자의 참여가 중시되는 반면
렉처에서는 교수의 강의가 더욱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렉처 형 강의를 준비하는 데도 ‘읽기’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강의 계획표에 주어진 책의 내용을 학생 각자가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교수가 주제의 핵심에 바로 접근하기 때문에,
준비를 하지 않으면 강의내용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강의 당 5∼15명에 이르는 조교(Teaching Fellow)들이
학생들에게 강의 관련 논점을 미리 연구하도록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강의를 듣기 전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많은 토론과 독서를 통해
주제를 철저히 이해한 상태로 무장된다.
세미나의 경우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 소극적일 경우
교수 방으로 불려가 더욱 활발히 참여하도록 ‘격려’를 받기 때문에
수많은 관련 문헌의 자발적 선행연구는 더더욱 필수적이다.
각 과목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주된 방법은 당연 ‘글쓰기’다.
강의 중간 중간 요구하는 보고서의 평가가 엄정할 뿐 아니라,
과목마다의 학기 최종시험이 대부분 3시간씩을 들여
그동안 습득한 지식을 최대한 완결된 형태로 정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명문대 인문학 전공자의 학기생활은
하루 최소 5시간의 집중적인 독서를 필요로 한다.
이런 치열한 과정을 거쳐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학생 각자는 세계의 어떤 문제와 논점에 대해서도 종합적 위치에서
자신만의 ‘조감도’(Bird’s Eye View)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리더로서의 판단력을 갖춘 가운데 개개인의 삶,
나아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합적 지식인을 배출하고자
미국 명문대들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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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부럽단 생각이 들고
조감도란 말이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