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늘 한접 사가지고...
미루지 말고 해야지 싶어서...
거실로 가지고 나왔어요...
그때가 오후 1-2시쯤인거 같은데...
마침 휴일이라 남편이 같이 해준다며 마주 앉았구요...
까면서 남편이 직장 여직원(결혼한지 얼마안된) 이 임신해서 많이 힘들어하는얘기랑
뭐 이런 저런 얘기하고 저두 예전 친구 얘기하고 두런 두런....
이번 생일에 아들이 선물해준 이루마 틀어놓고 있었거든요...
어제 바람이 제법 살랑살랑 불었지요?
그러고 있는데... 마치 시간이 평소의 1/5정도의 속도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창가의 흔들리는 나뭇잎과 하얀커텐....
잔잔하고 아름다운 음악....
남편하고 나의 낮은 목소리....
그런것들이 영화의 한장면처럼...
아주아주 고즈넉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순간 아!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으면 이게 행복이겠구나...
싶었어요....
정말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저희 부부는 평소에 대화가 안되는 부부입니다...
남편이 대화불능자예요...
그래서 서로 많이 힘들었고... 감정의 골도 깊어진 상태였구요...
저는 저대로 몸이 만신창이로 여기저기 아프고... 힘들고...
6월에 직장 그만두고 제가 집에 있어요...
여러가지로 저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던 모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불행하게 살다 죽겠다 싶어서요...
남편, 아이들도 모두 떨쳐내고 혼자 살아야겠다 생각했구요...
근데.. 직장 그만두고... 스트레스가 없으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듯 보입니다...
어제의 그 장면은 정말 처음 느껴본 평화로운 분위기였어요...
근데...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