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있었던 일이예요.
저는 나루와 미루라는 포메 두 마리랑 살아요.
요즘 날이 더워 침대를 두고 종종 바닥에서 자고 있죠.
바닥에 누으면 애들이 제 양쪽으로 누워서 같이 자곤 해요.
어제, 나루는 제 얼굴 앞에 눕고 미루는 등을 제 등에 대고 자리를 잡았어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는데, 한 녀석이 제 발바닥을 핥고 있네요.
눈을 뜨니 나루는 제 앞에 여전히 있고 그래서 미루구나...했어요.
미루는 제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꼭 와서 발바닥을 핥는 버릇이 있거든요.
어제는 제가 컴을 안 하고 바로 자서 그래, 하루 한 번 네 일과 마치려는 거구나 계속 누워 있었죠.
아는 척 하면 안 자고 와서 또 살랑거릴 테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미루의 등은 제 등에 닿아 있었어요....
뭐지 이게? 하면서 눈으로 야광시계를 봤죠.
자리에 누은 지 1분이 지났고 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잠결 착각은 아니었습니다.
익숙한 미루의 핥는 감촉이 맞구요.
등 뒤로 귀를 기울여 미루를 확인했어요. 숨 쉴 때마다 미루는 제 등에 닿고 있었어요.
제가 심령현상을 아주 부인하는 사람은 아니긴 합니다.
동물도 유체이탈을 하나...태평하게 생각할 수 있던 건 미루라고 생각하니 무섭지 않아서였어요.
그리고 십 여 초 후 핥는 느낌이 그쳐 몸을 움직이니 미루도 화들짝 등을 떼면서 일어났습니다.
어둠 속에서 미루가 저를 응시하는 게 느껴졌어요.
내 발을 핥는 게 미루에게는 꼭 하루 한 번 해야 하는 일인가, 귀여운 마음이 솔솔...
머리를 툭툭 두드려주고 같이 잠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발을 핥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