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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경제 부풀리고 월급쟁이 쥐어짜고

서화숙 조회수 : 1,330
작성일 : 2013-08-15 13:19:09

박근혜 정부가 중산층 근로소득자에게 세금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한지 나흘만에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대통령 말이 떨어졌다며 정책을 회수했습니다. 회수한 지 하루만에 뚝딱 증세기준점을 올려서 발표하고는 끝입니다. 증세의 기준을 연소득 3, 450만원으로 했었는데 5,500만원으로 올렸다, 이 구간 사람들은 세금 더 내지 않는다, 이렇게 발표까지 했습니다.

고마운 줄 알라는 겁니까? 험상궂은 양아치 몇 놈이 길가던 연약한 아이들을 골목끝으로 몰아넣고 돈 뜯으려다가 절반만 보내주고는 고마운 줄 알라고 소리치는 겁니까? 길거리에서 돈 뜯지 말고 너희들도 일해서 돈 벌라는 말은 무시하는 겁니까? 조세정책을 바로 하라는 말은 안 듣고 대장이 하라던대로 골목만 여전히 지키면 다라는 겁니까? 대통령 노릇하기도, 공무원 노릇하기도 참 쉽군요. 해당 부처가 정책을 발표하고 정책 비판이 나오면 대통령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재검토하라면 그만이고, 공무원은 근본문제를 바로잡을 생각은 전혀 안하고 대통령 말씀만 받들어 뚝딱뚝딱 숫자 하나만 바꿔 끼면 됩니다. 공무원으로 제 역할을 할 생각은 않고 약자의 주머니만 노리고 있는 이들을 양아치가 아니라면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증세의 기준소득을 2,050만원 올렸다고 큰 차이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올 봄에 발표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작년 기준 2만 2천 708달러입니다.이걸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2,538만원쯤 됩니다. 5,500만원라고 해도 겨우 두 사람의 평균 소득을 약간 넘기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가구당 구성원은 두 명이 아닙니다. 지난 인구센서스상 2.69명입니다. 가구당 소득이 6,827만원이 되어야 딱 절반인 수준입니다. 맞벌이가 아니라면 가장이 6,827만원을 벌어야 겨우 평균에 이른다는 말입니다. 수당이나 보조금 뺀 본봉 기준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겠지만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어차피 집으로 가져가는 돈이 얼마나 될까를 따지면 마찬가지니 피차에 단순명료하게 이야기하자면 저렇습니다. 가족 중에 교육비다 의복비다 식비다 모든 것이 많이 들어가는 학령기 자녀라도 몇 있으면 중간 소득으로 중산층으로 사는 것도 힘듭니다. 그런데 가구당 평균소득도 넘기지 못한 기준을 만들어놓고는 그 아래는 더 안내도 되니 잘 고쳤다고 정부가 우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중산층 근로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서 세원을 마련하겠다는 세법개정안의 발상 그 자체인데 세부담 기준선만 조금더 올리면 됩니까? 국민이 원숭이로 보입니까? 아침에 도토리 세 알 주고 저녁에 네 알 준다고 반발하니까 그러면 아침에 네 알 주고 저녁에 세 알 주겠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세금 더 걷어야 한다면 더 걷어야 합니다. 그런데 누가 더 내야 합니까? 고소득자가 더 내야 합니다. 땀흘리는 근로소득자가 아니라 땀 흘리지 않고도 소득이 많은 불로소득자가 많이 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많이 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세수가 줄어든 원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부자감세를 했기 때문 아닙니까? 법인세를 깎아주고 근로소득세 최고세율을 낮춰줘서 초고소득자들의 세금을 깎아줘서 그런 것 아닙니까? 부동산 부자들에게 해당되는 종합부동산세의 과표도 세율도 깎아줘서 그런 것 아닙니까? 그러면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이미 법안개정안을 넘겼고 최근에는 부동산취득세도 영구인하할 뜻을 밝힌 것이 박근혜 정부입니다. 금융거래세 신설은 거론조차 없습니다. 법인세 인상, 초고소득자 중과세안을 입이라도 뗐습니까?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일 때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서 증세 없이 복지를 이루겠다고 공약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세개편안은 되려 지하경제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지하경제,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잡혔는지 아십니까? 월급쟁이들에게 카드사용액만큼 세금공제를 해주니까 그거 받자고 카드 열심히 사용해서 지하로 숨었던 회계가 양지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고수익을 올리고도 감춰놓았던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카드 사용으로 투명하게 잡혔습니다. 근로소득자들의 유리지갑 덕분에 불투명한 곳의 세원이 잡히고 세수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줄이는 것도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들어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또 한다는 소리가 체크카드나 현금카드는 30% 공제를 유지하니까 염려말라고 합니다. 체크카드와 현금카드는 카드라는 걸 활용할 뿐이지 현금 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통장에 돈이 있어야 쓰는 겁니다. 신용카드는 당장 통장에 돈 없어도 큰 돈을 카드로 낼 수 있습니다. 서민들이 더 많이 씁니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고소득자영업자의 고액매출이 그만큼 더 잡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용카드의 소득공제비율이 줄어들면 이런 기회가 줄어듭니다. 그만큼 고소득 자영업자의 고액매출은 잡히지 않고 지하경제는 커집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얼마나 지하경제를 잡아내는가는 역대 정부에서 혁혁한 효과로 드러났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1999년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실시한 후 세수가 3조 가까이 느는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 제도도 지하경제를 잡는 효과가 적지 않지만 신용카드에 비하면 크게 적어서 그것을 올리는 것이 역대 정부의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도외시하고 탈법과 탈세가 일상인 장관들을 수두룩하게 모아두어서 탈법과 탈세가 공무원의 탈락기준도 아니다시피 도덕기준을 떨어뜨린 정부가 월급쟁이들의 투명지갑 덕분에 지하경제를 밖으로 끌어내준 신용카드 공제기준까지 서서히 없애려는 것은 지하경제를 키우겠다는 뜻 아닙니까? 그러면 세수는 더 줄어들고 그러면 다시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만 짜면 된다고 생각하겠다는 겁니까?

세금이 나와야 할 곳에 과세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십시오. 하루만에 중산층 과세 기준 올렸다고 잘 한 듯이, 골목에서 절반 돌려보냈다고 고마운 줄 알라는 이런 짓은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 2013-8-14 서화숙의 3분칼럼 팟캐스트로 듣기

IP : 115.126.xxx.3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화숙 논평
    '13.8.15 1:19 PM (115.126.xxx.33)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594

  • 2. 봄바람살랑
    '13.8.15 1:37 PM (222.236.xxx.227)

    정말 답답하네요ㅠㅠ 그런데 신문들은 5500만원 구간부터로 올렸다는 것만 얘기하니 누가보면 정말 증세 안되는줄 알겠네요ㅎㅎ 하루아침에 기준 바꾸는 것도 넘 웃기고요 그냥 생각없이 윗분들 단순논리로 내뱉는 대로 정책이 정해지는거 같아요

  • 3. ..
    '13.8.15 1:55 PM (223.62.xxx.32)

    밥그릇 뺐어가니 증말 싫군요.

  • 4. 제리맘
    '13.8.15 2:08 PM (218.48.xxx.120)

    그럼....부자감세 철회...법인세 인상....초고소득자 증과세...등...부자들 위해서 감세한 거 원상복구 시키려면 어떻해야 될까요?

  • 5. 별따라
    '13.8.15 2:11 PM (220.117.xxx.242)

    그런데 말입니다. 왜 많은 택시기사,중년여성들은 윗내용을 이해를 못하죠? 뭐가 문제일까요? 대기업..특히 삼성으로인해 농부,어부,자영업들의 양보가 있어서 이렇게 컸으면 세금이라도 내야지하고 얘길하면 대기업들도 요즘 죽겠다더라...넘 잡지마라..등등...이조왕조시대후손들 떠받히듯이...많은 후배들30대~40대초 결혼을 못하거나 안해요. 진짜로... 다들 괜찮은 기업. 괜찮은 집안이어도... 인연도 있겠지만 무엇인가 이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버린것 같아요...5년? 아니 지난 세월동안...

  • 6. .................
    '13.8.15 2:25 PM (39.121.xxx.99)

    그냥 물건 파는것 마냥 좋은것처럼 광고하고
    물건 사는것 마냥 ,좋다좋다고 주위에서 말하니 아무생각없이 그냥, 따라 사니
    젊은 사람들만 죽어납니다.

  • 7. 제리맘
    '13.8.15 2:27 PM (218.48.xxx.120)

    이또한님 ..연세 어찌되는지요?

  • 8. ..
    '13.8.15 2:41 PM (223.62.xxx.115)

    이또한님..그래서 얻는게 뭡니까?
    진짜 보수가 뭔지 모르고 떠드는 님같은 사람들 때문에
    보수들 싸잡아 다 욕먹는 겁니다..
    할말없으면 빨갱이라고 맡도 끝도없는 없이 달려드는 꼴이라니..

  • 9. 아짐4
    '13.8.15 3:31 PM (210.104.xxx.130)

    저기 글쓴 대의에는 공감하긴 하는데 통계는 잘못썼어요.

    1인당 국내총생산에는 가계 뿐 아니라 기업도 들어가요. 즉 법인인 삼성 엘지 다 들어가기 때문에 거기다가 그냥 사람수를 곱한게 가구소득이 아니랍니다. 가구소득은 GDP 통계에서 가계소득으로 따로 나와요.

    어쨌거나 확실한건 전체 GDP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즉 근로자(노동자)의 몫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일부 재벌총수의 몫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죠.

  • 10. 아 정말
    '13.8.15 4:53 PM (119.67.xxx.55)

    무식한 질문 드려요 그래서 월급쟁이 증세 자체는 결정된 것인가요? 이 건에 대하여 얼마전 82에서 나온 글 중에 하나가..이간질..
    연봉 5,500만원이하는 내 일이 아니라고 다시 본 생활에 전념? 행복? 할 수 있다..뭐 이딴 되도 안한 심리?정책?인가요?
    얼마나 멍청한 대통령인가요? 생각이상이네요
    이런 낯짝 두꺼운 정책을 할 수 있다니..그 주변 측근들이 국민을 위한 정책을 제안할리도 만무고..이런 제안을 내도 분별력이고 뭐고 시키는 대로 하겠지 싶었나..아버지 닮아 저돌적인 건 있나봐요
    제 삶이 바빠 이렇게 남 욕할 시간도 없고 그러기도 싫은데..정말 나라 꼴이..
    이런 글 좀 베스트로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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