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버지와 맛있게 한우를 먹고 소화시킬겸 여의도역에서 63빌딩까지 걸어갔어요
평소 관절이 안좋으신아버지...
약주드시면 잔소리가 많아져서 외식시켜드리고프나 늘 제가 피해야하는 상황이라
자식으로써 이것저것 많이 챙겨드리고싶은데 성격이 너무 안맞는다 여기고 같이 다녀본적이 별로없네요...
그러나.......................
여의도한강공원끝에서 끝을 오후5시부터 새벽1시까지
둘이서 천천히 걷다 앉았다 구경하고
아버지가 이것저것 꽃이름과 식물 나무 이름도 알려주시고
돌아가신 엄마와의 추억 어릴적얘기부터 줄줄줄줄 해주시는거예요
중국관광객도 많고 외국인들도 많고
불꽃놀이, 연인들, 음악분수대, 캠핑장, 악기연주하는분
각양각색 볼거리도 많고
둘이 엔젤리너스 커피숍에서 캬라멜마끼아또 시켜먹고 잡지도 보고
사진도 찍고
또 걷고 걸으며
30분이상 걸으시면 허리아파하시는 아버지인데
8시간을 그렇게 걷고 쉬었다를 반복하는데도 마냥 기분좋아 하시는 아버지
마지막에는 당산철교 위까지 올라가보고 흡족해하시는 아버지를 보니 제마음도 기쁘더라구요.
둘이 사발면이랑 김치시켜서 나눠먹으면서 풀벌레소리, 귀뚜라미 소리 들으면서 보낸 하루가
정말 꿈만같았어요
저는 40대를 코앞에 두고 어버지는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아빠 어디가를 찍고는
아버지랑 사소한 말다툼도 없어지고 지금은 쉬는날 아버지랑 또 어떤 추억을 만들까?
싶어서 매일매일이 기대되기도 하네요
다녀와서는 일기장 앞뒤로 그날의 느낌과 생각들을 한장 빼곡히 적어놨어요~
어릴때도 못해봤던 아빠어디가를 이나이에 찍고 이렇게 기분좋을수가 없네요
퇴근후 집에 가니 아버지가
딸딸딸딸 딸 왔어? 하시고는 너무 반기시는거죠.ㅠ.ㅠ
그동안 살면서 이러저러한 일로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하루를 그렇게 보내고는 많이 늙고 마치 부모와 자식이 뒤바뀐 이상황이
참 마음이 짠하고 눈물나더라구요.
그 오랜세월을 늘 그자리에 있어줄꺼라 여겼던 어머니도 돌아가신지 오래..
홀로 오랜세월을 엄마없이 쓸쓸히 보내셨어야 하는 아빠의 마음..
가족이외에 회사사람들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워했던 제 지난시간. 후회가 되더군요.죄송한마음도 들고
이번주에도 휴가내서 아버지 좋아하시는 곳으로 또 맛있는것도 먹고 좋은 구경 시켜드리고싶은데
차가없어요..
도보로 다니면서 아빠와 추억좀 많이 만들고싶네요...
아빠랑 오래 걸으면서 느낀것들이...
나는 참 아빠랑 참 많이 닮은 구석이 많구나...
싶었네요...
오고가는 대화속에 아빠의 속내도 알수있어서 참 미안하고 짠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아닌 한 사람으로써의 인생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니...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혹시라도 사이가 안좋으시거나,
이런 추억 없으신분들
꼭 강추합니다.
아빠어디가
엄마어디가
꼭 해보시길~~~ 강추드려요
이세상에 나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이 참 감사하다는걸 다시한번 되뇌이게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제나이가 되니 이제 주변에 부모님들이 돌아가고 홀로 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후회하기전에 아빠모습을 핸드폰에 많이 담으려구요.
소중한 추억과 그 장소를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살아가면서 아버지와 제가 삶의 기분좋은 추억이되고
힘든일이 생기거나 할때 아버지와의 소중한 추억이 또 제삶의 버팀목이 될수있을꺼같아요.
아버지가 kenny g를 좋아하는줄도 처음 알았어요.
다음 여행지에서는 이어폰꼽고 음악도 들려드리려구요.
왜 이런걸 평소에 해볼엄두조차 못냈는지. 에휴...
혹시라도 부모님과 도보여행해보시고 괜찮았던곳 있으셨으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주말에 꼭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