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의 일상성...

갱스브르 조회수 : 1,533
작성일 : 2013-08-13 12:09:32

영화 미포 미드나잇을 보고 있자니 배우들의 세월과 나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누구나 나이 먹고 시간에 스러져 한해 두해 보내면서두 와 닿지 않다가

부지불식간 정돈되지 않은 적나라한 나와 마주할 때 있잖아요.

매무새 다듬으려 거울 보는 건 진짜 자기얼굴이 아니라네요.

거울을 보는 행위 전에 표정을 만든다고...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무방비 상태에서의 나는 그리고 우리는 참 건조하고 무심합니다.

처음 비포 시리즈 봤을 때 유럽 열차 여행에 대한 낭만이 부풀었죠.

하지만 제가 줄리델피가 아닌 이상 에단 호크를 만날리는 만무..ㅋㅋ

그렇게 환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즐거운 맘으로 배회했던 영화였습니다.

어긋난 헤어짐 이후 다시 재회한 그들의 비포 선셋...

전 그 마지막 장면 줄리가 에단 앞에서 떠나야함을 종용하면서도 야릇하게 춤을 추던 그때 알았습니다.

둘이 뭔 일 난다고...ㅋ

그렇게 그림같이 만난 둘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져 그 일상성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비포 미드나잇은

이상적인 연애에서 가장 현실적인 결혼의 이상을 제시합니다.

일상성에 대한 지루함이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상실감에 허덕이는 무기력한 남녀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는 그들의 무심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들...

그들은 정말 "대화"를 하고 있더라구요.

나중엔 저 대사들이 시나리오야..두 배우의 실제 대화야 ..할 정도로...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시간에 반비례해 대화는 줄잖아요.

꼭 말해야 아느냐며...

말해야 알아요, 또 말을 하며 살아야 하구요...

약간의 갈등을 소재로 집어넣긴 했지만 저 두 커플이 이혼하겠구나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을 얘기할 줄 알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더라구요.

그냥 주거니 받거니 한다고 대화는 아님을 이 영화가 깨우쳐 주네요...

두 배우의 자연스런 주름이 주는 위로도 참 좋았습니다.

떳떳하게 흘러가는 거... 그게 용기지 싶네요...

IP : 115.161.xxx.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글을 읽으니
    '13.8.13 12:1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그 영화가 보고싶어지네요.
    담담하게 글을 잘쓰시는듯.....

  • 2. 니니
    '13.8.13 12:24 PM (49.1.xxx.81)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마자요...저역시....

  • 3.
    '13.8.13 1:24 PM (211.234.xxx.72)

    저는 무척 좋았던 영화인데
    남편은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아서인지 비포미드나잇에 흥미 없다하더군요.
    혼자보기가 뭣해서 여태 미뤄뒀었는데
    원글님 글 보니 남편과 함께 봐도 될것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4710 삼성카드에서 전화가 왔는데 1 갈비초보 2013/10/04 913
304709 생리를 틀어막으라??!!! 고 말씀하시는거 17 고1 여자담.. 2013/10/04 3,187
304708 겨울에 제주도 가보신분 계세요? 5 제주여행 2013/10/04 958
304707 역시나 종편은 별로 볼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 없네요 4 ... 2013/10/04 583
304706 40대 중반 남편옷은 어디서 7 rhask.. 2013/10/04 2,199
304705 80년대 초중반에 어린이 명작동화 세트 88권짜리 기억하는 분 .. 2 ... 2013/10/04 1,408
304704 돈을 못써요.. 어려서부터 그렇게 세뇌되어서요.. 15 .. 2013/10/04 4,052
304703 고등학생 실비보험 추천 좀 6 부탁 2013/10/04 1,478
304702 장이 약한 사람 무엇이 좋을까요? 4 .... 2013/10/04 2,106
304701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이 넘 슬퍼요 5 슬픈 2013/10/04 810
304700 126일된딸이 깊은잠윽 못자는데 왜그런가요 ㅜㅜ 5 윤미경 2013/10/04 604
304699 정상회담 회의록 문제, 노통의 진심은. 6 조작 반대 2013/10/04 673
304698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서 외출할 때 어디다 담아서 가지고 가시나요.. 18 카페라떼 2013/10/04 3,525
304697 신혼 집 마련... 16 정말정말 2013/10/04 2,961
304696 세무사 사무실 이용 수수료-조언부탁드려요~ 1 ... 2013/10/04 899
304695 케이블방송 지난 드라마 추천 부탁드려요(예|응답하라 1997) 3 응답하라 1.. 2013/10/04 1,130
304694 유치원 애들 옷 어떻게 입혀서 보내셨어요? 3 ;; 2013/10/04 710
304693 고 노무현 대통령은....800만건 이상의 기록물을 남긴 대통령.. 3 ---- 2013/10/04 857
304692 하루견과 어디 제품 드시나요. 3 . 2013/10/04 2,798
304691 말 실수(?)로 짜증내고 본심 드러내고 말았네요. 사과해야 할까.. 9 순간적으로 2013/10/04 1,845
304690 저만 그런거죠? 나만 그런가.. 2013/10/04 412
304689 애낳고 나면 입덧때 역했던 냄새가 안느껴지나요? 13 만삭입덧 2013/10/04 2,147
304688 조선일보 기자수첩, 거의 '문학상' 수준 1 청와대 안 .. 2013/10/04 902
304687 숙면을 위해 라벤다 향초 피우고 자는거 효과 있나요? 10 .... 2013/10/04 5,228
304686 이케아 다운이불속통과 코스트코 다운중 어떤게 좋을까요? 3 애니 2013/10/04 3,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