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 중3입니다.
왜 갑자기 그러냐고 물었더니....우리 할아버지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우리 할아버지도 저렇게 좋은 곳에 건강하게 다니셔야 하는데....
벌떡 일어나 휴지 들고 제 방으로 갑니다.
저희 친정아버지 치매 투병 중이십니다.
1년 반전에 느닷없이 화내고, 의심하고, 블면증에 시달리고...
그리고는 급격히 진행이 되셔서 엄마와 함께 지내시지만, 지팡이를 잡고도 부축을 받아야 걸으시고, 밤에는 약이 없으면 잠도 못주무시네요.
손이 떨려서 밥알은 후루룩 떨어트리시고, 반찬은 잊고 맨밥만 드십니다.
잠드는 전후로는 헛것이 보여 훠이 쫓아보시기도 하다가, 두려워 떨기도 하시다가...엄마를 소리쳐 부르십니다.
무섭다고...왜 이리 사람들이 많으냐고.
사실 그처럼 경치가 좋은 곳에 가셔도 두려움에 방에서 잘 나오시지도 못할겁니다.
일년 전에 제주도에 가셔서도 호텔방에서 나오는 걸 너무 싫어하셨거든요.
공허한 눈빛으로 텔레비젼을 틀어만 놓으시고, 하루종일 홈쇼핑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시네요.
손자들 다섯 중에 유일하게 이름도 기억하고, 지금도 제 딸아이만 보면 용돈을 쥐어주십니다.
딸아이는 어디를 가든 할아버지의 손을 꼭잡고 한쪽 지팡이가 되어 드리고, 눈이, 귀가 되어 드립니다.
저는...마음으로는 한시도 엄마와 아버지를 떼놓지 못하면서 아버지 때문에 힘든 엄마 때문에 가끔 아버지가 미워집니다.
냉정하게 기관에 모실 수 있는 대책을 미리 세우며 초조해 합니다.
그냥 감상적인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다가올 현실 앞에서 딸인 나는 냉정해지는데, 손녀인 우리 딸은 따습게 할아버지 손을 잡고 좋은 곳 구경이라도 더 시켜드리고 싶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