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꽃보다 할배보다가 우리 딸이 우네요

나도 딸 조회수 : 9,063
작성일 : 2013-08-09 22:13:05
마테호른.... 너무 좋다고, 딸이랑 호호깔깔 보고 있는데 갑자기 딸이 울더군요.
저희 딸 중3입니다.

왜 갑자기 그러냐고 물었더니....우리 할아버지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우리 할아버지도 저렇게 좋은 곳에 건강하게 다니셔야 하는데....

벌떡 일어나 휴지 들고 제 방으로 갑니다.





저희 친정아버지 치매 투병 중이십니다.

1년 반전에 느닷없이 화내고, 의심하고, 블면증에 시달리고...

그리고는 급격히 진행이 되셔서 엄마와 함께 지내시지만, 지팡이를 잡고도 부축을 받아야 걸으시고, 밤에는 약이 없으면 잠도 못주무시네요.

손이 떨려서 밥알은 후루룩 떨어트리시고, 반찬은 잊고 맨밥만 드십니다.

잠드는 전후로는 헛것이 보여 훠이 쫓아보시기도 하다가, 두려워 떨기도 하시다가...엄마를 소리쳐 부르십니다.

무섭다고...왜 이리 사람들이 많으냐고.

사실 그처럼 경치가 좋은 곳에 가셔도 두려움에 방에서 잘 나오시지도  못할겁니다.

일년 전에 제주도에 가셔서도 호텔방에서 나오는 걸 너무 싫어하셨거든요.

공허한 눈빛으로 텔레비젼을 틀어만 놓으시고, 하루종일 홈쇼핑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시네요.

손자들 다섯 중에 유일하게 이름도 기억하고, 지금도 제 딸아이만 보면 용돈을 쥐어주십니다.

딸아이는 어디를 가든 할아버지의 손을 꼭잡고 한쪽 지팡이가 되어 드리고, 눈이, 귀가 되어 드립니다.

저는...마음으로는 한시도 엄마와 아버지를 떼놓지 못하면서 아버지 때문에 힘든 엄마 때문에 가끔 아버지가 미워집니다.

냉정하게 기관에 모실 수 있는 대책을 미리 세우며 초조해 합니다.

그냥 감상적인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다가올 현실 앞에서 딸인 나는 냉정해지는데, 손녀인 우리 딸은 따습게 할아버지 손을 잡고 좋은 곳 구경이라도 더 시켜드리고 싶어하네요.




IP : 121.131.xxx.11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13.8.9 10:20 PM (110.70.xxx.46)

    너무나 기특하고 예쁜따님이네요 눈물납니다

  • 2.
    '13.8.9 11:01 PM (39.7.xxx.29)

    보기드문 딸이네요.
    아름답고 고운 마음씨에 저두 눈물이 납니다.

  • 3. ㅠㅠ
    '13.8.9 11:03 PM (114.205.xxx.114)

    어쩜 마음이 꽃같은 아이네요.
    저도 눈물이...ㅠㅠ
    어른들이 배워야겠어요.

  • 4. 예쁜 딸
    '13.8.10 12:08 AM (180.70.xxx.20)

    어쩜 저리 예쁜 딸이 있나요? 똑같은 중삼인 제 딸과 너무 비교되네요....

  • 5. ...
    '13.8.10 5:21 PM (114.204.xxx.187)

    기특하고 착하네요.
    어제 그 프로 보는데 거기 정말 그림보다 더 멋지더라구요. 멋지다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그 멋진 광경을 보면서 할아버지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 예뻐요.

  • 6. 아름다운 16살 소녀..
    '13.8.10 6:41 PM (220.87.xxx.55)

    정말 착하고 예쁜 아이네요.
    맨날 험하디 험한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청소년들 주변에서 많이 보다가 가끔 이렇게 선하고 예쁜 아이들 보면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원글님 친정 아버지 얘길 들으니 먼 훗날 내 얘기가 될 수도 있을거다란 생각을 해보니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하네요.
    힘내세요. 곁에 꽃처럼 예쁜 딸이 있잖아요.

  • 7. 산숲
    '13.8.10 7:06 PM (116.37.xxx.149)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ㅠㅠ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645 애 놓는다는 표현 25 말말말 2013/08/12 3,121
284644 공항내에서 식사 3 인천공항 2013/08/12 1,019
284643 카프카 '변신' 결말이 슬프네요 4 ... 2013/08/12 2,700
284642 베이비팡에서 지금 아기들 간식 저렴하게 파네요 dear04.. 2013/08/12 437
284641 법륜스님 법문 들으시는 분 있나요 5 생수 2013/08/12 1,775
284640 시동생과 남편의 생일모임 7 .. 2013/08/12 1,960
284639 중1 아이들이 지금 볼만한 영화 추천 부탁드려요 단체관람 2013/08/12 671
284638 탤런트 윤시윤 청년 보면 엄마 미소로 보게되요 7 잘모르지만 2013/08/12 1,509
284637 새신부 한복은 꼭 녹의홍상으로 색을 맞춰야 하나요? 14 커피앤티비 2013/08/12 2,969
284636 펀칭블라우스 사고 싶은데...... 1 ^^ 2013/08/12 958
284635 [원전]처벌할 것은 방사능 괴담이 아니라 정부 직무유기 참맛 2013/08/12 495
284634 냉장고가 고장난 거 같아요 ㅠㅠ 10 냉장고 2013/08/12 2,816
284633 님들은 회나 갑각류좋아하시나요 6 ... 2013/08/12 877
284632 대구에서 PT할만한 곳 어디가 좋을까요?(수성구) 체력체력 2013/08/12 1,544
284631 스탠드에어컨 20평형 쓰시는분 전기요금 어때요? 4 .. 2013/08/12 2,422
284630 펑했어요 33 .... 2013/08/12 3,245
284629 남편태우고 운전 연습했는데요. 18 초보 2013/08/12 2,911
284628 (급질) 노니 VS 아사이베리 아기님 2013/08/12 932
284627 주니어텝스 교재 2 추천부탁 2013/08/12 726
284626 생리전 증후군은 몇 일 전부터 시작되는건가요? 15 궁금해요 2013/08/12 16,625
284625 날씨가죽어 라 죽어라하내요 3 ㄴㄴ 2013/08/12 1,557
284624 CNN 미주 동포 규탄 시위 기사, 정식 보도 7 칼림 2013/08/12 1,033
284623 역시 아줌마 원피스가 시원하네요. 2 남대문 원피.. 2013/08/12 2,140
284622 투란도트 보신분 2 공주실망 2013/08/12 540
284621 113명 경희대 교수도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에 동참 3 참맛 2013/08/12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