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93
작성일 : 2013-08-09 09:05:05

_:*:_:*:_:*:_:*:_:*:_:*:_:*:_:*:_:*:_:*:_:*:_:*:_:*:_:*:_:*:_:*:_:*:_:*:_:*:_:*:_:*:_:*:_:*:_

바람 깊은 밤, 어느 골목 어귀
불 꺼진 반 지층 창문을 본다
외등 아래 앙상한 몸통을 드러낸 플라타너스에게
무성했던 잎새의 기억을 물었지만 그네는 답이 없다
 
저만치 서서 나는 인적 없는 창가에 귀 기울인다
그늘에 젖은 시계도 숨죽여 눈시울 붉히는 시간
그녀는 벌써 들어와서 잠이 들었을 수도, 아니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나의 문은 공전의 속도로 열렸고
그녀의 문은 자전의 속도로 닫혔을 게다
한 쪽이 다 열렸을 때 다른 한 쪽은 끝내 닫히고 마는
푸르던 잎새를 다 떨구고 붉은 꽃을 기다리는 빈 꽃대의 시간
 
내 몸이 기억하는 그녀와
내 머리가 기억하는 그녀가,
더러는 비껴간 것들과 조금씩 늦은 것들이
쓸쓸하고 공허하고 아프게 뒤섞이는 텅 빈 골목
 
어른거리는 축축한 물기를 훔치고 등을 돌리는 순간
나는 세상의 가장 깊은 어둠에 남겨질 것이다
하여 이 골목 끝에서 다시 그녀를 마주쳤으면
아니 이 골목을 다 벗어날 때까지 끝내 마주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막막하고 이렇게 치명적인
내가 정말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 곽효환, ≪조금씩 늦거나 비껴간 골목≫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8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8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8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98923.html

2013년 8월 9일 한국일보
[하루빨리 한국일보가 정상화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 때도 알고 있었잖아.


 

 

 
―――――――――――――――――――――――――――――――――――――――――――――――――――――――――――――――――――――――――――――――――――――

”길게 보면 위험을 피하는 것은 위험에 맞서는 것보다 안전하지 않다.
인생은 대담한 모험이거나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다.”

                        - 헬렌 켈러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403 도서관에서도요 ㄷㅅ 2013/08/11 608
    284402 여수 놀러왔는데요.. 술집 추천좀 해주세요^^ 2 골탱이 2013/08/11 2,009
    284401 자녀가 모평때보다 수능등급이 더 잘나오신 분들 계신가요 5 고삼맘 2013/08/11 1,822
    284400 더위는 참을수 있으나 식욕은 못참겠네요~ 7 다욧어려워 2013/08/11 1,343
    284399 다이어트를 미용 목적 말고 의학적인 필요에 의해서 하시는 분 계.. 6 고민녀 2013/08/11 1,510
    284398 진짜 사나이 장아론 이병!! 14 혜수3 2013/08/11 7,003
    284397 어버이연합 광란의 집회 해산 후 현장 모습이라네요. 17 우리는 2013/08/11 3,664
    284396 땀 안흘리는 여자들은.. 42 나만땀이줄줄.. 2013/08/11 20,069
    284395 다이어트중이에요 체중 저도 물어봐요 3 체중 2013/08/11 1,495
    284394 스위스여행후에 이미지가더나빠졌어요 81 푸른연 2013/08/11 20,265
    284393 가죽자켓에 곰팡이가 피엇네요ㅜㅜ 2 나나30 2013/08/11 1,428
    284392 약 19금)아기 가지려는데 배란이 안되니 애타네요 ;; 6 공중정원 2013/08/11 8,892
    284391 이런 더운날은 뭐해먹나요? 15 소리나 2013/08/11 3,547
    284390 여행지 추천해여 2 yaani 2013/08/11 999
    284389 양파효소 담았는데요질문이요~~ 5 햇살 2013/08/11 1,618
    284388 중국어 신HSK 1~2급노리는 완전초보입니다. 6 아지아지 2013/08/11 1,608
    284387 제사 날짜 계산 법 알려주세요. 6 사랑훼 2013/08/11 50,829
    284386 전기압력밥솥 내솥없이 밥을 부었는데요.. 10 .... 2013/08/11 12,144
    284385 서울시내 석면석재 사용 생태하천 list 5 조경석 2013/08/11 998
    284384 소파수술 전공의(레지던트)가 한 경우 1 가정경영ce.. 2013/08/11 2,361
    284383 먹고살만한 보수 친구들에게<펌글> 11 하고 싶은말.. 2013/08/11 1,404
    284382 나물밥할 때 나물의 상태는? 2 초짜 2013/08/11 567
    284381 교사 있는 분 - 보험 관련 10 가족 중에 .. 2013/08/11 1,685
    284380 무조건 음식 많이 하는 시어머니 12 .... 2013/08/11 3,864
    284379 지금 실내온도 몇도세요? 16 .. 2013/08/11 2,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