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간병하면서

blue flower 조회수 : 1,728
작성일 : 2013-08-08 00:08:39

 

제가 존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특히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리고 인간을 알아갈수록 다 거기서 거기고

타고난게 다행히 고상떨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되면 고상하게 때로는 행동도 남들로부터 존경받을만하게

안과 밖이 남이 보던 안보던 사랑과 예가 내면화된 사람이 극히 일부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외는 다 환경의 지배를 받고 거기서 거기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오늘 집으로 오는 간병하는 아주머니 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고 존경스럽다 싶네요.

엄마가 지금 집에서 투병중인데 지금 대소변 받아 내고 있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라 사실 비위가 너무 많이 상합니다.

냄새도 냄새고 의식이 오락가락 하고 자기 몸 가누지 못하는 사람 이리 저리 돌려서 닦고

기저귀 채우고 하는 일이 그 순간만큼은 너무 힘들거든요.

근데 그 아주머니는 변이 묻어도 그걸 하는 거예요. 얼굴도 안 찡그리고 하는데 참

놀랍고 자식인 나도 이리 힘든데 아무리 돈 버는 일이라지만 나보다도 젊은데도 그냥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근데 몸을 이리저리 뒤척일때마다 변이나 오줌이 나오는 말하자면 환자의 의사나

의지와 상관 없이 항문이 열리고 하는 거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되겠죠?

같은 지방에 사는 며느리 둘 있어도 하나는 자기도 달팽이관이 이상이 있어서 링거 맞고

있다고 어머니 병원서 더 할 거 없다고 집으로 가라해서 온지 일주일이 넘도록 한 번 와 본 적도

없고 또 한 며느리 역시 직장 다니는데 내가 왜 큰며느리보다 더 일하랴 싶어서 일주일에

딱 한 번 집 청소 해주러 지난 토요일 왔다 간 게 다라니 왜냐면 동생이 자기 친정에 가서 일해준거 보다

자기가 이 집에 일 한 게 더 많다고 안 간다 했다 하고

도대체 이런 아들들한테 재산 다 물려준 아버지가 야속하네요.

아무리 그래도 한 때 같은 집에서 살았고 철천지 원수가 아닌 다음에야

죽음 앞에서는 아무리 미운 사람한테도 일말의 측은한 마음이 드는게 인간일텐데

남도 어떤지 한 번 들여다 보는 판에 아들들 다 일하러 가고 늙은 아버지 혼자 거동도 못하는

엄마 일으키고 간병하는데 그게 환자를 뒤에서 지탱하면 밥은 못 먹이고 해서 누가

한 사람 더 있어야 되고 그래야 옆에 있는 사람도 잠시라도 쉬고 밥도 먹고 할텐데

노인이 혼자 무슨 밥은 밥솥에 지어도 반찬이며 집안 정리까지 하며 어떻게 간병하라고

저렇게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아들 하나는 일 마치고라도 늦게 와서 거즈로 입안도 닦고

기저귀도 갈고 하는데 하나는 아예 지 마누라에 대해서 무슨 링거를 24시간 맡고 있냐고

했다가 뭐라 한다고 아주 잡아 먹을 듯 하니 어머니 돌아가시면 나한테 친정이란 없고 아마

여기도 발걸음 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 한켠에 싸 해지는 서늘한 감정이 듭니다.

 

옆에 누가 없다 싶으면 계속 신음소리로 부르고 밤새 5분 간격으로 신음소리 내는데 저도 사흘째

옆에서 자니 깊게도 못자고 계속 누가 있다는 거 알려 주면서 자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뼈밖에 안 남은 앙상하게 마른 몸보면 너무 안타깝고 몸 상태가 하루하루가 다르고

이젠 밥도 못 먹고 물도 겨우 겨우 넘겨서 약도 부셔셔 물에 타 넘기게 하니 이런 상태로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멀리서 내려 온 나도 내일은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면 금요일날은 오전은 아버지 혼자서 요양보호사

오는 시간 말고는 간병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생각들이 많아지네요.

 

IP : 203.226.xxx.8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국은
    '13.8.8 12:33 AM (183.109.xxx.239)

    마지막엔 딸이 수고하더라구요. 저희 외할아버지도 저희집에 돌아가시기전에 계셨어요. 엄마랑 저랑 아빠랑 대소변 처리해드리고 다 했어요. 그냥 가엽더라구요. 쫓기듯이 딸집으로 오는게,,,암튼 대변이 조절이 안되신다면 마음의 준비를 서서히 하시는게 맞을거같아요. 글에서 고생스러운게 보여서 안쓰럽네요. 힘내세요 !

  • 2. 정말 빈정 상해도
    '13.8.8 12:44 AM (58.236.xxx.74)

    달래고 꼬셔서 오게 하셔야 해요, 달팽이관이 문제면 굉장히 어지럼증이 심하고요.
    핑계라 해도 버럭하지 마시고, 살살살 달래서 어머니 보러 오게 하세요.
    그런게 바로 리더쉽같아요, 인성 별로인 성원들도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7807 [특보]채총장 사퇴 청와대 개입설 현직 검사 폭탄 증언 4 참맛 2013/09/16 2,378
297806 추석에 담양,여수 여행가면 음식 사먹을때 있을래나 .... 2013/09/16 1,073
297805 막히는거 질색인 사람입니다. 내일도 막힐까요? 6 2013/09/16 1,408
297804 목감기가 심하게 걸리고 난후~ 2 고민 2013/09/16 1,988
297803 저처럼 혼자 명절음식 준비하시는 분 계신가요? 33 외며느리 2013/09/16 5,993
297802 아우.. 삼성전자.. 저 너무 화가 나요.. 저 어째야 할까요?.. 48 마음의평화 2013/09/16 15,091
297801 남자형제만 있는 분들 9 ... 2013/09/16 3,515
297800 대학병원은 과잉진료안하나요? 5 ^^* 2013/09/16 2,509
297799 실례지만 40대 전업맘들께 여쭤봐도 될까요?~ 12 돌직구 2013/09/16 5,313
297798 하이패스차량은 승인처리안되어도 현금내시지 마세요. 3 하이패스 2013/09/16 1,921
297797 채총장님 반전에 반전이 계속 2 .. 2013/09/16 2,763
297796 럭셔리 블로그 구경했는데... 특징이 있더군요. 27 opus 2013/09/16 54,542
297795 대검 대변인 통해 언론 보도 부인…진상 규명은 지시 3 샬랄라 2013/09/16 1,328
297794 전북지역, 국민행복기금 신청자 급증 국민행복기금.. 2013/09/16 870
297793 채총장님 감찰 지시 안했다는데요 .. 6 오보 ㅠㅠ 2013/09/16 2,184
297792 명동성당에 아무시간때나 상관없이 그냥 들어가볼 수 있나요? 1 입장? 2013/09/16 1,523
297791 에스티로더 립제품 컬러 잘 아시는분! 3 .. 2013/09/16 1,673
297790 전기압력밥솥 제일 작은 사이즈는? 4 밥솥 2013/09/16 2,100
297789 치과선택.. 3 고민중 2013/09/16 1,273
297788 회사 생활이 너무 외로워요 5 .. 2013/09/16 3,008
297787 대구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호남비하 대구일베광역시파문 4 일본베스트인.. 2013/09/16 1,710
297786 얼굴의 살이 파르륵 떨려서 5 빛의나라 2013/09/16 1,985
297785 청와대 “끝난줄 알았는데”당혹...“명백한 항명” 4 세우실 2013/09/16 3,326
297784 어제 만난 정말 똘똘한 꼬마 6 대단한 어린.. 2013/09/16 3,690
297783 靑 민정비서관, <조선> 보도 사전 예고”…게이트 확.. 1 한달간사찰했.. 2013/09/16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