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진정한 휴가란, 가족들이 어디론가 모두 가고 나 혼자 집에 남아있는 것.
아들은 캠핑가고, 고등학생 딸은 짧은 방학 마치고 다시 학교에..
마침 햇볕도 아침 7시 전부터 쨍쨍 비쳐 주시고,
옷정리하며 옷들 이리저리 햇볕 쬐어주기 작업 시작~
이게 제가 휴가 때 꼭 해야할 일이거든요.
내 옷장, 열고 바닥에 내리고 햇볕에 쬐이고.. 아무리 직장생활 땜에 옷을 산다지만,
그럼에도 엄청 안산다고 생각했음에도 총 갯수는 어쩜 이리도 어마어마 한지요?
매년 하는 일이라 그다지 정리할게 없는 줄 알았는데,
펼쳐놓고 보니, 작년에 못버린 옷, 올해 못입기 시작한 옷, 새로 산 옷, 기존의 옷 등등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거기다 난 왜 이렇게 등산복을 좋아하는지, 직장이 등산 전문 작업장도 아닌데
, 매년 계절별 등산복을 사모으고 있더라구요.
남편 옷 역시, 계절별 양복, 와이셔츠 긴팔, 반팔, 골프 하니 거기에 맞는 티셔츠, 바지, 자켓,모자 등
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옷들이 필요한가? 정말 진심으로 필요한 몇 개만 남기고
다 내다버리고 싶었어요.
난 내가 사치하는 사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친구를 백화점에서 만나 밥먹고, 돌면서 보이면 산 것들, 과하게 비싼 것들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산 옷들,
그리고 그릇들..(그릇도 며칠 전에 정리했어요. 정리하면서 진심으로 반성했답니다. 비싸게 돈주고 사서, 버리고 갖다주느라 또 돈 써, 시간 써.. 그릇 사는 건 이제 멈춘다라고요)
어제 아침8시부터 시작해서 총정리 끝난게 6시에요.
버릴 것은 큰 빨래바구니로 4개쯤 나왔어요.
그래도 옷장은 별로 티도 안나고, 무리한 탓인지 감기 기운까지 있어 어제 잠도 잘 못잤지만
어딘가 모르게 개운함이 피어오르네요.
부부간의 화평이 쇼핑도 잠재우는 것 같아요. 돌아보면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 더 과감하게
옷을 사고 그릇을 사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나마 사이가 원만해진 덕분인지
아님 쇼핑에 시들해져 뭐 갖고 싶은 것도 없고, 치장하고 싶은 것도 없이
그저 단정하고 깨끗하게만 입으면 되지, 먹는 것도 단순하게, 많은 그릇도 필요없고, 내 요리실력
내가 파악하자, 이런 모드로 가고 있답니다.
아직 정리하려면 멀었지만, 물건 살때 심사숙고하고 필요없는 것 잘 버리기만 한다면
몇 년 안으로 깔끔 단정한 집 안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