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여름손님 폭탄(?)을 맞고, 오늘 출근했는데도 아직도 뒤가 영 찜찜하네요 ㅠㅠ
친구 모임있다고 아침도 안먹고 슬며시 나간 남편
전 아이와 집에서 있으면서 각종 쓰레기통도 좀 소주스프레이로 닦고, 죽어가는 화분도 정리하고, 양쪽 화장실도
락스 청소도 하고, 청소기도 한번 밀고, 넘 덥고, 땀이 눈으로 들어가 눈은 따갑고, 턱밑으로 뚝뚝 떨어지고, 입맛도 안당기고 해서 점심은 시원한 열무 냉면으로 때우고, 전실좀 정리하고, 오후 4시쯤 마트에 갔어요
아이가 배추 겉절이가 먹고 싶대서, 배추도 사고, 이래저래 냉장고도 텅비어서 좀 여유롭게 쇼핑하고 와서 아이에게는 저녁으로 삼겹살 볶음밥을 해 줄 계획이었어요.
마트가서 1차적으로 생각난것 메모해간것들을 샀을 즈음 한 5시 정도 된것 같아요
아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아빠가 친구들 데리고 집에 온다고 했다고 엄마한테 준비하고 있으랬데요
이건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혀는 이미 목구멍까지 말려들어가 있어서 횡설수설에 집가까운 계곡이니 친구들이 집에 들렸다 갈거고 아무것도 필요없다. 술이랑 다 사갈테니, 그냥 마른 안주만 있으면 된다. 미안하다 요러고 전화를 끊네요.
이를 어쩌면 좋아요. 저 집에서 마트 나오면서 샤워하고 머리만 말리고 그냥 나왔어요.
얼굴 남상에 까만 피부에 잡티 범벅이에요 ㅠㅠ
마트에서 시장보던 것도 멈추고 바로 계산하고 집으로 출발하면서 아이에게 세수좀 하고 있으라고 하고(주말엔 세수도 안하는 녀석이라서..), 분해되어 있는 쓰레기통들 정리하라고 전화했어요.
집 주차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멀뚱멀뚱 서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
부부동반가족에 미혼인 사람들 총 12인가봐요.
자기들도 좀 무안했던지 집에 안들어가고 밖에서 있었어요
인사하고 같이 집에 들어가긴했는데, 이거 머 대접할게 있어야 말이죠..
제가 원래 사람오는것 좋아하고, 맛이야 있던 없던 집에서 음식 만드는것 좋아하는데. 어제는 정말 아무것도 드릴게 없었어요. 사가지고 오신 포도 드시고, 냉커피 드시고, 컵라면 드시고...
그나마 다행인건 제가 나가기전에 화장실이며 집이며 청소를 다했다는 하나 뿐이고, 기초화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부끄럽고, 죄송해서 제가 제대로 웃지도 말도 못나눴어요
아마도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왔다고 제가 화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한세시간 있다가 다를 가시고 다시 땀방울을 바닥에 흘리면서 손걸레 청소를 하니
아들이 엄마가 불쌍했는지 선풍기를 제가 이동하는데로 옮겨 주네요
저녁들 아들이 좋아하는 걸로 맛나게 해 먹이려고 했는데, 기진 맥진에 너무 늦어지니 속이 꽉찬 아들이
자기 짜장면 먹고 싶다고 자기가 시킨다고 엄마도 같이 먹으래요. 아들아 니가 아빠보다 120배는 낫구나...
분위기 파악 못하고 철 안드는 남편이 사단이네요
이그 웬수가 따로 없어요..
친구들께는 좀 죄송스러운 맘이라서 아직도 좀 찜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