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호랑이 보다 무서운 여름손님들~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조회수 : 2,505
작성일 : 2013-08-05 15:10:33

어제 갑자기 여름손님 폭탄(?)을 맞고, 오늘 출근했는데도 아직도 뒤가 영 찜찜하네요 ㅠㅠ

친구 모임있다고 아침도 안먹고 슬며시 나간 남편

전 아이와 집에서 있으면서 각종 쓰레기통도 좀 소주스프레이로 닦고, 죽어가는 화분도 정리하고, 양쪽 화장실도

락스 청소도 하고, 청소기도 한번 밀고, 넘 덥고, 땀이 눈으로 들어가 눈은 따갑고, 턱밑으로 뚝뚝 떨어지고, 입맛도 안당기고 해서 점심은 시원한 열무 냉면으로 때우고, 전실좀 정리하고, 오후 4시쯤 마트에 갔어요

아이가 배추 겉절이가 먹고 싶대서, 배추도 사고, 이래저래 냉장고도 텅비어서 좀 여유롭게 쇼핑하고 와서 아이에게는 저녁으로 삼겹살 볶음밥을 해 줄 계획이었어요.

마트가서 1차적으로 생각난것 메모해간것들을 샀을 즈음 한 5시 정도 된것 같아요

아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아빠가 친구들 데리고 집에 온다고 했다고 엄마한테 준비하고 있으랬데요

이건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혀는 이미 목구멍까지 말려들어가 있어서 횡설수설에 집가까운 계곡이니 친구들이 집에 들렸다 갈거고 아무것도 필요없다. 술이랑 다 사갈테니, 그냥 마른 안주만 있으면 된다. 미안하다 요러고 전화를 끊네요.

이를 어쩌면 좋아요. 저 집에서 마트 나오면서 샤워하고 머리만 말리고 그냥 나왔어요.

얼굴 남상에 까만 피부에 잡티 범벅이에요 ㅠㅠ

마트에서 시장보던 것도 멈추고 바로 계산하고 집으로 출발하면서 아이에게 세수좀 하고 있으라고 하고(주말엔 세수도 안하는 녀석이라서..), 분해되어 있는 쓰레기통들 정리하라고 전화했어요.

집 주차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멀뚱멀뚱 서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

부부동반가족에 미혼인 사람들 총 12인가봐요.

자기들도 좀 무안했던지 집에 안들어가고 밖에서 있었어요

인사하고 같이 집에 들어가긴했는데, 이거 머 대접할게 있어야 말이죠..

제가 원래 사람오는것 좋아하고, 맛이야 있던 없던 집에서 음식 만드는것 좋아하는데. 어제는 정말 아무것도 드릴게 없었어요. 사가지고 오신 포도 드시고, 냉커피 드시고, 컵라면 드시고...

그나마 다행인건 제가 나가기전에 화장실이며 집이며 청소를 다했다는 하나 뿐이고, 기초화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부끄럽고, 죄송해서 제가 제대로 웃지도 말도 못나눴어요

아마도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왔다고 제가 화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한세시간 있다가 다를 가시고 다시 땀방울을 바닥에 흘리면서 손걸레 청소를 하니

아들이 엄마가 불쌍했는지 선풍기를 제가 이동하는데로 옮겨 주네요

저녁들 아들이 좋아하는 걸로 맛나게 해 먹이려고 했는데, 기진 맥진에 너무 늦어지니 속이 꽉찬 아들이

자기 짜장면 먹고 싶다고 자기가 시킨다고 엄마도 같이 먹으래요. 아들아 니가 아빠보다 120배는 낫구나...

분위기 파악 못하고 철 안드는 남편이 사단이네요

이그 웬수가 따로 없어요..

친구들께는 좀 죄송스러운 맘이라서 아직도 좀 찜찜해요

 

IP : 143.248.xxx.10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글 읽으면서
    '13.8.5 3:20 PM (175.125.xxx.192)

    원글님 본받고 싶습니다.
    그 너그러운 마음 배우겠습니다.
    당연히 남편과 그 친구들을 원망하시는 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당황해서 제대로 대접 못한 걸 미안해 하고 계시네요.

    제 경우라 생각하고 신경 곤두세우고 읽다가
    원글님 같은 너그러운 마음 이입하니 저도 속이 좀 편안해집니다.

    그래도 남편이나 그 분들이나 뻔뻔스럽지는 않고 일말의 미안한 마음들은 있으신 것 같아요.ㅎㅎ

  • 2. 달달
    '13.8.5 3:34 PM (182.212.xxx.3)

    와 아들이 몇살이길래_
    의젓하네요

  • 3. 원글이
    '13.8.5 3:36 PM (143.248.xxx.100)

    에고.. 긍정의 댓글 감사드려요
    그래도 어제 생각하면 자꾸 뒤가 좀 찔려요^^
    저희 아들은 중1이에요..
    성적은 좀 딸려도 요런 맘쓰는 것 보면 아주 예뻐요...

  • 4. ...
    '13.8.5 3:56 PM (59.15.xxx.61)

    그래도 청소라도 하셨네요.
    저는 누가 온다면 제일 힘든게
    갑자기 하는 대청소에요.
    그런데 치워도 별 표시가 안나는...ㅠㅠ

  • 5. ..
    '13.8.5 5:52 PM (118.221.xxx.32)

    술친구들만 두엇 왔나 했더니 헉
    부부 동반에 12 명요?
    도대체 그 아내들은 생각이 있는건지..
    초대도 아닌데 갑자기 쳐들어 가면 주부가 황망한거 모르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1593 그릇을 찾습니다~82님들 도와주세욤 8 반짝 2013/09/27 1,430
301592 네이버에 맘카페 제휴업체들은 어떻게 입점하는거에요? 1 카페 2013/09/27 1,462
301591 미국에서 썬캡, 마스크 이상한가요? 9 ddd 2013/09/27 2,977
301590 백윤식 6년만난 여자있다는 루머 15 2013/09/27 21,824
301589 저스틴 비버 키 안큰것 같아요. 3 어머 어머 2013/09/27 11,945
301588 심근경색 전조 증상 8 인생무상 2013/09/27 9,660
301587 내일 소개팅 나가는데 검정스타킹은 아직 오바인가요? 3 highki.. 2013/09/27 2,394
301586 오븐에다 플라스틱 넣고 예열..ㅠㅠ;; 1 dancin.. 2013/09/27 1,612
301585 신용등급 1등급은 어떤 사람들인건가요? 12 신용조회 2013/09/27 7,446
301584 부지런한 전업주부가 되고 싶어요 다들 하루일과 어떠세요? 7 헬리오트뤼프.. 2013/09/27 4,374
301583 아이허브 멕시헤어 어때요??? 2 ... 2013/09/27 4,014
301582 딸기찹쌀떡은 어디에 보관하나요? 2 ... 2013/09/27 3,660
301581 무일푼 상태에서 대출해서 결혼해도 될까요 6 프라임 2013/09/27 3,210
301580 베개커버가 잘 삭아요. 어떤 제품이 좋을까요? 4 베개 2013/09/27 1,481
301579 진상판매자? 진상손님? 2 ... 2013/09/27 894
301578 학교부적응 고등학생... 대안학교추천 부탁드려요 3 섬아씨 2013/09/27 2,739
301577 제가 여태 팔자 좋게 살았나봐요.. 15 재수땡이 2013/09/27 5,863
301576 최고의 요리비결... 보기엔 참 쉬운거같은데 9 최고 2013/09/27 3,121
301575 루비반지에서 오늘 이소연이 입은 남색자켓 어디껄까요? 궁금 2013/09/27 890
301574 갈비살로 갈비찜해도 되나요? 4 갈비 2013/09/27 2,695
301573 학교에서 주관하는 건강검진.....(치과관련) 원래 이런가요? 3 건강검진 2013/09/27 847
301572 조울증 있는 동생때문에 힘들어요 5 ,,, 2013/09/27 3,832
301571 1975년생 분들 삼재 아홉수 잘 지내고 계시나요? 10 삼재 아홉수.. 2013/09/27 5,717
301570 SK 총수 형제 동시 법정구속 ... 1 막장 sk 2013/09/27 935
301569 부장으로 승진했어요...그런데 기쁘지 않은 건 12 뭘까 2013/09/27 4,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