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예정된 휴가를 반납하고 노량진 수몰 사고와 방화동 접속도로 상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공사장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오늘부터 다음 주까지 여름휴가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취소했다”며 “오전부터 전문가들과 주요 대형 공사장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건설현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연이어 노량진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접속도로 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예정된 휴가를 반납하고 공사장 점검에 나섰다. ⓒ 서울시박 시장은 오전부터 지하철 9호선 1공구 공사현장, 정수센터, 강남 도시고속도로 공사장 등 대형공사장을 둘러보며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및 시의원, 당직자 50여명이 박 시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서울시청을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6층 시장집무실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청원 경찰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청원경찰인 장아무개(48)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장 씨를 벽으로 밀쳤다. 장씨는 오른손을 다쳐 피를 흘렸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6바늘을 꿰맸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이창학 대변인은 “서울시는 오늘 새누리당 측이 의전을 문제삼아 일으켰던 여러 물리적 충돌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서울시 직원이 폭행당해 상해를 입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넘어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대변인은 “시민의 안전을 우선하는데 있어 서울시와 정치권, 여야의 목소리나 노력이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서로 탓하고 정쟁의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함께 해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도 논평을 내고 “본말이 전도된 청원경찰 폭행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시는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정당한 항의서한을 수령하기는커녕 고의로 시장실 방문과 활동을 저지했다”며 “박 시장은 자리를 비웠고 청원경찰을 시켜 완력으로 봉쇄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억울하고 기가 막힌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청원경찰들이 방문팀에 의해 폭행당한 것처럼 보도되는 본말이 전도된 일부 언론의 기사를 접하고 심각한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의 ‘휴가반납’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파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국조 특위 위원들과 지도부가 해외와 지역구 등으로 휴가를 떠난 상황과 비교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황우여 대표는 지난달 30일 폴란드로 출국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는 29일 이후 지역구인 경북 경산으로 내려갔다. 국조 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지난 30일 지역구 강릉에 내려가 머물다가 서울로 올라왔다. 국조 특위 위원이자 원내대변인인 김태흠(충남 보령시서천군) 의원은 29일 가족들과 일본으로 휴가를 떠났다.
박근혜 대통령도 자신의 선거와 관련된 국정원 국정조사가 파행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8일 경남 거제시 저도로 휴가를 떠났다. 박 대통령은 30일 페이스북에 저도에서 찍은 일상과 사진을 직접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4박 5일 예정과는 달리 저도에서 단 하루만 머물고 29일 청와대 관저로 복귀해 남은 휴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3일 공식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시국에 누군 해변 모래뻘에 ‘안 알랴줌’ 놀이나 하고 있는데 그나마 믿을 분은 이분뿐인가”(둘*), “국민을 속인 대역죄인들인 새누리들은 국조 하다말고 휴가 같다죠”(psk*****), “휴가반납하고 건설현장과 수해현장 안전 점검 나선 박원순 시장 때리려던 새누리당 의원 청원경찰에 분풀이”(seou****), “박원순 시장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Schin*******), “박 대통령과 대비 되네요”(ebbnnam), “박원순 시장은 휴가 반납하고 현장방문 중이다, 썩을놈들아. 국조 팽개치고 휴가간 동료 의원들이나 챙겨라, 어디서 폭력질이냐”(Marti*****) 등의 반응을 보였다.
▲ 김성태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시의원, 당직자 등이 2일 서울시청을 항의 방문해 최근 잇따른 공사현장 안전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의 각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다 모든 인원을 들여보내줄 것을 요구하며 제한된 인원만 출입을 허가한 시측에 항의하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가 입구를 막아 선 청원경찰의 멱살을 잡고 있다. ⓒ 뉴스1 ▲ 새누리당 관계자가 입구를 막아 선 청원경찰의 멱살을 잡고 있다. ⓒ 뉴스1 ▲ 새누리당 관계자가 입구를 막아 선 청원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