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왕복 8차선 사거리에서 좌회전 받으려 신호대기 중
공원이 있는 왼쪽에서 오른족으로 빨간불 상태의 횡단보도로 무단횡단중인 하얀 강아지 발견@@
차들도 놀라 급정거하거나 돌아 가거나 비상등 켜고 웅성웅성
그런데 워낙 차선이 많고 통행량이 딱 중간(아예 많으면 서행하니까 그나마 나은데 뒤에 오는 차들은 못보기 십상인 상태;;;)
신호가 4번 이상 바뀌어야 제가 어떻게 차라도 세우고(저는 왼쪽이고 강아지는 이미 오른쪽으로 건너감;;;;) 어찌해볼텐데
신호도 너무너무 기네요;;;TT 신도시라서
게다가 길을 건넌 강아지놈은 다시 자기가 건너온 길을 또 되돌아 건너려는 듯도 보이고
사거리는 약간 경사진 둔덕이라 우회전 하는 차는 절대 키 작은 강아지를 볼 수가 없어요 TT TT
지옥같은 몇분이 지나 신호받아 차를 대충 세우고(카메라야 찍으려면 찍어라)
다시 강아지 있는 길로 건너가려니
이제는 저의 신호가 네번 바뀌어야 TT
아 진짜 애간장 타더만요
여튼 저도 강아지가 있던 길로 넘어갑니다
그쪽도 작은 공원이 있는데..(아마 주인과 다니던 길인 듯요)
안 보입니다.
또 길에 나오면 위험하기 쉬운데..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는데
저처럼 땀흘리며 돌아다니던 웬 청년이 다가와 "혹시 개 찾으세요?"
그 청년도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이놈 확인하러 내린 청년;;;
그런데 저나 그 청년말고 유모차에 강아지들 실어 산책나온 다른 반려주부가 좀전의 그 개와 함께 있네요
또다른 반려인 한분의 강아지에게 그놈이 아는 척하며 다가오는데 목줄도 없고 주인도 없으니 유기견인가 싶어 그분들이 붙잡아둔 상태;;
각자 목격 장면이 틀린데
제가 본 게 왼쪽 공원에서 내려온 것을 봤다 하니
그럼 그 공원 가서 한바퀴 돌아보고 주인을 못찾으면 공원 옆 동물병원에 맡겨둘테니 누가 찾으면 그리 전달하기로 서로 합의하고 헤어짐
저는 그 공원쪽이 행선지여서
다시 길을 건너 공원으로 가 한바퀴 돌아보는데
할머니 한분이 "에미야~"라고 가족이나 누군가를 부르는 듯 싶네요.
"할머니, 혹시 강아지 찾으세요? 하얀 개?"
"응 말티"
"목줄 없고 이름표도 없던데"
"어, 맞아"
"좀 뚱뚱하고?"
"아니, 뚱뚱하진 않은데 그냥 털을 바짝 깎았지"
뚱뚱하지 않다니..아까 걔는 엄청 뚱뚱하던데@@
여튼 블라블라 좀 있으면 이러저러한 분이 강아지들 데리고 이 공원 한 바퀴 돌 터이니 여기 계시다가 찾으시고 안 보이면 모모병원 가보시라 일러드리는데
아까 그분이 나타나시네요
할머니 엉엉 울다시피하고 에미인지 에이미인지 한테 버선발로 달려가 안고 쓰다듬고 엉덩이 찰싹찰싹 때리고;;;
목에 칩도 있었다니 병원 갔으면 찾을 수는 있었겠지만 길 마구 건너다 사고 났으면 어찌 하려고요
저나 그 청년이나 산책나와 도시던 반려인들 눈에 띄어 쉽게 해결된 상황이었겠죠
목줄 풀어주지 마시라 당부드리는데 잔디밭에 잠깐 같이 앉아있다 눈 깜짝할 새 없어진 거라네요;;;
여튼... 다행으로 끝난 한 시간 여;;;
그런데 그 할머니 강아지 엄청 사랑하시나봐요
솔직히 너무 뚱뚱하던데(전 사실 유기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할머니 눈에는 전혀 안 뚱뚱하고 그냥 털만 빠짝 깎은 걸로 보이시나봐요 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