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프고 늙은 강아지
정말 마음이 아픈데
어떻게 하는게 이 아이를 도와주는건지 모르겠어요
이 아이
12살부터
온갖 병 다 겪고
14살부터 완전 실명, 귀도 안 들리고
가끔씩 간질같은 경련도 있었고요
조마조마 한 고비들을 수없이 넘기고
지금 17살까지 왔어요
안보이고 안들리니
거의 자신만의 세상에서
그냥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며 지내오고 있었지요
언제부터인가 가족들과 소통도 거의 없고요
안아주면 좋다고 가랑가랑 표현만 하는 정도
그래도
잘먹고 잘자고 잘 싸는거이 너무나 기특하고
(일이년전부터 무지하게 말라요 거의 미이라 말라가듯이ㅜㅜ
무지 먹는데도 말이지요 수의사도 암인것 같다고 그래도 잘 먹고
잘 싸니 기특허다고 하더라고요)
몰골은 살아 있는것이 신기하다 할 정도로 처참한데
꼬랑지 살랑살랑 흔들면서 집안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는것을 보면
생명의 신비함이 느껴질 정도였답니다
이 아이가
며칠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네요
전에는 안보여도 코로 킁킁 거리면서 집 구서구석을 헤집고 다니던 애가 아무데나 머리를 쿵쿵 박고
자꾸
1. 늙은 강아지
'13.8.1 10:29 PM (175.208.xxx.216)폰으로 작성하려니 수정이 안되네요
죄송
정신줄 놔버린 아이처럼 이상해요
무척 불안하고
변도 안좋고
소변도 자꾸 자기 집 앞에다 싸놓고 뭉개놓고요ㅜㅜ
말이 길었어요
이제는 보내주어야하는건지
힘들어도 자연사하도록까지
지켜줘야 하는건지 답을 모르겠어요
휴
마음이 너무 어렵네요2. 아프지 않으면
'13.8.1 10:36 PM (202.150.xxx.235)심하게 아파서 고통스러운 경우가 아니면 안락사는 안됩니다,
지금 아이가 통증이나 병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자연스럽게 생을 마무리 할 수 있게 잘 살펴주세요.
증상이 얼마전 지인이 떠나보낸 아름다운 늙은 반려견의 마지막이랑 흡사해요...
저도 심장병 있는 만 14세 강쥐 키우고 있어요...
아이를 위해서 마음을 단단히 잡수시고, 아이가 가장 원하는 생을 살수 있게 도와주세요.
잘 지켜보시고, 필요하면 병원에 가시길 바랍니다..3. ocean7
'13.8.1 10:40 PM (50.135.xxx.248)자연사가 나아요
저도 강아지 두마리를 제 손바닥위에서 보냈어요
그래도 자연사후가 마음이 덜아파요
끝까지 지켜주었다 이렇게 위로가 되구요
사실 강아지들도 죽을때되면 오히려 진한 고통을 못느끼는 것 같더라구요
많이 쓰담해 주시고 주인이 너 곁에 항상 있다 하는 안심이 되도록하심 좋을 것 같아요
강아지도 앞이 안보이니 캄캄한 현실속에서 얼마나 두렵겠어요 ㅠㅠ4. Metoo
'13.8.1 10:40 PM (14.36.xxx.83)저 역시 14살 심장병과 암으로 아픈 강아지랑 삽니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하지 않는 한 안락사는 생각하지 않아요.
님이 설명하신 상황으로는 안락사를 생각할 단계같지 않은데요.
더 세심하게 보살펴 주심 어떨까요......5. 늙은강아지
'13.8.1 10:43 PM (175.208.xxx.216)댓글 감사 드려요
지금 제 고민은
아이의 모습이 전혀 아름답지 않은데
누구나 이 아이를 보면 흠짓 놀라는데
누가봐도 아주 많이 아파 보이는데
생명 연장이
사람의 욕심이 아닌가 하는거지요
죄책감 안 가지려고
애를 고생시키는것 아닌가 하는거요 ㅜㅜㅜ6. 맘
'13.8.1 10:44 PM (113.130.xxx.32)맘이 너무 아파요.
저희 개도 10살인데...휴..7. 늙은강아지
'13.8.1 10:45 PM (175.208.xxx.216)다니던 동물병원서도
검사해보자는 말도 안해요
하루 하루 살아낸게 기적인걸 아시니까요
걍 잘먹으니 버텨보자 하시다가
얼마전 강아지의 이상행동들 보시더니
다시 해보자 하네요8. 저희
'13.8.1 10:52 PM (220.92.xxx.187)집에서도 18세까지 강아지를 키우다가 마지막에 눈도 멀고 귀도 멀고 먹는 족족 소화를 못 시켜 그대로 나오는 변을 흘리고 다니는 걸 몇 개월 간호하고 제 수명 대로 살게 하다 보냈거든요. 애견 기저귀가 있어서 그거 채워 놓고 그랬었어요. 배변이 제대로 안 되니 기저귀로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여지껏 너무나 잘 키워오셨는데 마지막 길 부디 품어 주세요...9. ..
'13.8.1 10:59 PM (121.141.xxx.32)이제 보내주세요. 안락사를 권한다는게 아닙니다.
붙잡고..마음으로 이제 가도 좋다 힘들면 보내주겠다 설명 해주세요.
저 아시는 분이 오랫동안 아픈 반려 동물에게 어느날...가도좋다 미안하다 내욕심이었다 말한적이 있는데 그리고 나서 가더랍니다.
매발톱님 글에도 고양이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서 이제 가도 된다고 미안하다고 타일렀더니 그날 그리 떠나더랍니다.
안식을 맞을 떄가 된게 아닌가 싶네요.10. 늙은강아지
'13.8.1 11:00 PM (175.208.xxx.216)지금까지
아픈강아지 보낸 글들을 보머
대부분 강아지들이 마지막까지 쥔과 소통을 하는줄 알았어요
우리 강아지처럼
이미 소통을 잃어버린 강아지는 보지를 못해서요
저까지 길을 잃어버릴것 같았답니다11. . .
'13.8.1 11:01 PM (221.138.xxx.133)그아이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네요.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많이 고통스러운데 말로 표현을 못하는건지. 아니면 깜깜해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주인의 체취가 느껴지는 이곳이 감사한지. . 먹어도 그토록 말라가는 거라면 의사도 암같다 했다면 아이는 얼마나 아플까요. 사람이라면 마약성 진통제 패치로 견디기라도 하지요. 저도 암이었던 시간이 있었네요. 저도 밥한드릇씩 잘먹고 화장실 잘보고 했어요. 그러나 아파서 진통제를 수시로 먹었어요. 그리고 항암을 할땐 정말이지 이밤 눈감아서 그걸로 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냥 저절로 들어요. 늙으신 친정엄마도 계시고 사랑하는 남편도 있고 금쪽같은 자식도 있지만 무시무시한 통증앞에서는 다 안보이더군요. 제 통증이 먼저 보이더군요. 일분의 고통이 이리길까 싶고 그저 다 끝났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12. . .
'13.8.1 11:02 PM (221.138.xxx.133)어떤것이 옳은것인지 모르겟으나 아이가 고통스럽지 않길 기도합니다.
13. 늙은 강아지
'13.8.1 11:05 PM (175.208.xxx.216)여러 님들의 댓글 덕에
마음을 다시 추스려봅니다
아가 가고픔 언제든지 편하게 가라고 말해줄게요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말해주며 안아줄게요
똥오줌 뭉개는건 기저궈로 해결해 보렵니다
피부병으로 다 물러진 피부는 마지막 날까지 보살펴 줄게요
감사합니다14. dd
'13.8.2 12:12 AM (183.99.xxx.242)같은 혈육의 강아지6녀석 키우다가 사고로 1놈 먼저 보내고 13살, 14살 먹은 두녀석을
간암으로 떠나보냈네요. 이제 제곁에 3녀석 남아있습니다.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마지막에 가까우면 밥도 못넘기고 잘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놀라서 병원으로 데려가죠.
온갖 검사로 괴롭히고 먼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수혈도 하고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싶습니다. 어차피 노견이면 고치지 못합니다.
강아지만 힘들게 하고 낯선 병원 데리고 다니며 괴롭힐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익숙한 집에서 안정감 있고 조용하게 가족들 품에서 떠나가도록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한가지, 진통제는 준비해두세요. 마지막에 너무 괴로워하게 되면 강한 진통제를 써야 합니다.
미리 수의사와 의논해두세요. 고통이 너무 강하면 집에서 대처할 수 없고
병원에서 주사로 주입해야 합니다. 잠들듯이 떠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구요.
떠나보낸 녀석들 생각에 이 밤, 다시 가슴이 메어집니다.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잘 보살펴주세요..15. 쭐래쭐래
'13.8.2 2:11 AM (14.63.xxx.122)저도 최근에 17살짜리 친구를 보내 너무 마음이 아파 글 남깁니다.
안락사-자연사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모습, 저도 겪었어요. 결론은 못 내렸었구요.
약을 추가로 쓰면서.... 갑자기 확 나아지는 모습에 좋아하고 다들 안심했는데.
정기 검사 받으러 간 어느 날, 병원에서 갑자기 확 나빠지더니 그냥 심장 마비로 죽어버렸어요.
그날 아침에 밥까지 먹었는데. 왜 병원에 갔을까. 그냥 집에 있을 걸... 별별 자책을 다 했어요.
뭐..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는 것 같구요.
그냥 위로해드리고 싶고, 혼자가 아니라는 말씀 드리고 싶고...
마지막까지 강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주라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너무 아팠던 강아지가 가면.. 전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하늘 나라가서는 안 아플 거라고 믿거든요.16. haengmom
'13.8.2 8:02 AM (175.223.xxx.167)치매인가 봐요. 보고 듣는 능력을 상실하면 빨리 온다고 하더군요.
아픈 마음이 아프네요.17. fntlvj
'13.8.2 10:53 AM (124.56.xxx.187)불교에서는 고통을 끊어 주는 것도
덕을 쌓는다고 합니다
저도 강아지가 아파 괴로워 하는 것을 볼수가 없어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18. 음
'13.8.2 1:51 PM (124.61.xxx.59)아마도 치매가 온거 같아요. 그래도 욕심을 부리자면 원글님이 끝까지 거둬주셨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안락사는 견주의 이기심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판단하는 안락사 기준은 개가 스스로 곡기를 끊었을때라고 생각했는데, 곡기를 끊어도 억지로 주입해서 사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사람도 투병이 길어지면 입맛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요즘 다시 오랜시간 고민해본 결과, 개가 전혀 주인을 못알아보고 물거나 자해를 할때 안락사 고민을 해야된다는 거예요.
평생을 원글님만 믿고 살았는데 부디 끝까지 지켜주세요.19. ...
'13.8.2 4:55 PM (122.32.xxx.150)아마 실명한것 아닐까요... 노견이면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이 오더라구요.
여기 저기 부딪쳐서 알았어요. 우리 강아지...20. 늙은강아지
'13.8.2 10:48 PM (175.208.xxx.216)어제밤 마음이 많이 심난해서 글 올렸는데
여러분들이 정성스러운 댓글들 주셔서
마음을 다시 추스렸답니다
아직 밥은 잘 먹으니 좀더 힘을 내보려구요
얼마 안남은것같으니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하되
끝날까지 정성것 보살펴주기로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지금
울 대견하고 기특한 강아지
황태국물에 말은 사료 먹고
잘자고 있어요
어제는 밥 먹자 마자 바로 응가하고 뭉개놓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은 잘 먹고 잘 자네요21. ㅇㅇ
'13.8.5 1:39 AM (112.153.xxx.76)가는 길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원글님의 사랑이 크시니 가끔 말도 걸어주시고 하면 덜 불안해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원글님 댁에서 있어서 가는 날까지 행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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